이젠 제법 공기가 차가워지지 않았나요?
곧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이 다가와요.
이미 일주일 전 첫눈이 내렸지만 얼추 비슷한 때 절기가 있다는게 참 신기해요.
입동이 지나고부터는 난로를 꺼냈어요.
붉은 빛이 어두워진 내 방을 포근하게 감싸고, 곁에 잠든 강아지와 틀어둔 음악을 듣다보면
저도 모르게 깊은 생각 속으로 빠져들고는 합니다.
제가 둔해서 그런가 계절의 변화는 피부로 느끼기가 힘든 것 같아요.
특별한 사건이 하나씩 생길때면 '아 이제 겨울이 왔구나' 하며 계절을 느끼곤 해요.
때로는 타투를 보며, 글과 그림을 보며 '이걸 나에게 새겼을때는 이런 날씨였지' 하기도 하구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을 오랜만에 느껴서, 심장이 터질듯 했던 날이 어제처럼 느껴지는데
그때는 무더위에 에어컨 없이는 숨도 쉬기 힘든 날이었죠.
여전히 그 날을 생각하면, 당신을 떠올리면 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다시 오지 않을 날을 쉽게 흘려버렸던 지난 시간의 나를 반성하게 됩니다.
저는 제가 참 많이 모자라고, 바보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나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기도 하고,
그걸 후회하는 순간은 이미 너무 늦은 때라서
그 순간에 충실하지 못했던 내 탓을 하곤 합니다.
살아보니 대부분 나의 모자람으로 후회가, 아픔이 찾아오더라구요.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었다면, 긍정적이고 밝았다면
아마 조금은 달랐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나답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신의 감정에 오지랖도 부리고
조금 더 힘이 되는 응원을 하며 당신의 내일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지금처럼 딱딱하고 푸석한 사람이 아니면 좋겠다고 참 많이 바랐어요.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게 아니지만
아침에 당신이 먹고 갈 따뜻한 밥 한끼 차릴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나로인해 당신의 힘듦을 이겨낼 수 있으면, 그보다 큰 행복이 있을까요.
작은 꿈은 아니죠. 굉장히 큰 꿈이라는걸 알아요.
그래서 매일을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어보자는 마음으로 살아가려 노력해요.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아도, 내가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도
언젠가는 바뀔 수 있다고 믿고 있으니까요.
내일은 더 춥다고 하네요. 따뜻하게 입고 아프지 않길 바라요.
오늘도 고생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