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탯줄이 붙어있던 곳의 흔적기관
아이와 어머니의 연결점


그곳 주위를 꾸욱 누르면 마치 여드름처럼, 쓸데없는 뱃살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다 뱃살과 함께 장기나 근육도 쓸려나오지 않을까 두려워 포기한 적이 있다.

참 바보같은 생각이고 어리석은 행동이다.

문득, 어쩌면 우리는 굳이 배꼽이 아니더라도 어딘가 구멍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라오며 한 개, 두 개씩 마음에 작은 구멍을 뚫었고

시간이 지나며 마음은 점차 너덜너덜해졌고,

그렇게 헐어버린 구멍은 어느덧 커져서

그 사이로 내 슬픔과 한숨과 눈물이

수도꼭지를 틀어버린 것 마냥

흘러내려, 비어버렸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게 아니라면 이토록 허무할 리가 없으니.

차마 슬프지도 못하여, 그냥 웃어버렸다.

참 바보같은 생각이고 어리석은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