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 전 오늘 다시 태어났습니다. 흔히들 환생이라고 하죠. 하지만 제 환생은 그런 종류가 아닙니다. 정확하게 얘기하죠. 전 오늘 소생을 한겁니다. 한 명의 예수가 되어서 부활을 했다고요!
그래요 기적! 저는 기적을 보았습니다. 한 구의 시체가 강을 건너 이 세상에 다시 돌아오는 기적 말입니다.

때는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와 다름 없는 삶을 살고 있었죠. 선생님, 평범하지 않은 삶이 얼마나 비참한 삶인지 알고 계십니까? 저는 보았습니다. 세면대에 기침과 가래가 섞인 검붉은 핏자국을ㅡ

아 누가 이 찬란한 20세의 청년을 눈물로 보낼소냐! 하지만 저는 별 방법이 없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저는 그저 평범한 20세 대학생이고 운명 앞에 선 한 마리 어린 양이기 때문에...

저는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목에 염증에서 흘러나온 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권위 높은 의사선생님께선 저를 큰 병원으로 인도해주시더군요. 저는 두려웠습니다. 네. 전 죽음이 두렵습니다. 사람은 10살에도, 20살에도 죽는다지만 전 죽기가 싫었습니다. 이 외로운 청년의 삶에는 아직 하지 못 한 것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다른 병원으로 가면서ㅡ저는 등이 흥건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땀이 아닙니다. 그것은 피 입니다! 아침에 본 그 붉은 선혈이 입을 넘어 등 뒤까지 흥건하게 적시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저의 사형 집행일입니다. 저는 더이상 살아갈 의지가 없었습니다. 단지 고향땅의 어머니와 아버지께 이 사실을 어떻게 전해야할지 그것만이 걱정이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오늘 아침 세계와 맞선 마지막 청년으로 장렬하게 전사하고만 것입니다.

저는 병원 앞에 섰습니다. 그곳이 집행장이죠. 저는 이제 사형집행을 당하고 집행자들은 다시 자리로 돌아가서 점심을 먹겠죠. 그들의 일상은 이어질 겁니다. 전 아니지만...집행자가 나왔습니다. 저 뻔뻔하게도 하얀 가운을 보십시요. 저들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숭고한 죽음을 내려왔던가! 이것이 그들의 의무임에도 전 그들이 밉습니다. 죽음을 맞대고 그들에게 사형 당하는 한 명의 사형수ㅡ제가 집행자를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죠.

결과는 저의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정상? 정상이라니! 저는 마치 제 병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연신 기침을 해댔지만 사형집행인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뭔가 잘못 되었습니다. 전 오늘 죽어야 했습니다. 근데 살아있다고? 사실 전 이미 한 번 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죽음의 문턱을 이미 넘고! 그 아름다운 너머로 건너간 후였음을 알지 못 했습니다! 이 사람은 사형집행인이 아닌 나를 데리러온 마중꾼.

병원을 나온 뒤의 공기는 마스크를 넘어서도 향기로웠습니다. 그렇습니다. 전 죽었습니다. 아침부터 이 곳을 향해 걸어온 그 걸음들은 삼도천을 넘는 걸음이었고, 제가 넘은 병원의 문은 베드로의 열쇠가 허락한 문이요, 제가 만난 건 삼신할매인 것입니다.

아! 저는 오늘부로 3년간 놓았던 펜을 다시 잡습니다. 비록 아직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할 것을 전 믿습니다. 이제 작가와 시인을 꿈꾸던 문학소년은 멀리 떠나가고 이곳에 없지만 그 자리를 부활의 기적을 맞이한 한 문학청년이 이어받겠습니다.

그럼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