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 안녕하세요,는 대대로 웃대에 어울리지 않았지

반말은 웃유의 미덕ㅋㅋ

형들, 동생들 안녕. 제목을 보았듯이 알 수도 있겠지만

난 Lovepool（본명 이동훈）님의 '본드걸은 죽었다.'를 읽었어.

아~주 오래 전에 읽었지.

영화로 제작된다는 얘기를 듣고 설레기도 했고, 럽풀님의 암투병에 같이 안타까워했던 사람이야.

그리고 난 앞으로 글을 쓰면서 살 예정이고 단편과 장편을 쓰는 것도 좋아해.

난 인터넷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지 않았어. 오히려 싫어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

하지만 럽풀님의 '본드걸은 죽었다' 웃대 눈팅유저 및 여러 독자들에게 많은 여운을 남겼지.

난 웃대 눈팅유저였고, 이제 '본드걸은 죽었다'의 뒷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 먹었어.

털모자를 쓴 양아치 소녀를 사랑한 본드걸, 최 준

그리고 꿈을 향해 달려가며 본드걸을 만난 소녀, 박 진미

본드걸의 등에 서주던 주먹, 장 형식

본드걸을 행님이라 부르며 따르던 개념찬 동생, 박 기철

큰 세력으로 본드걸에게 갈등을 제공하고 진미를 사랑한 또 다른 남자, 이 혜성

그리고 본드걸은 죽었어.

이제 새로운 이야기를 하려고 ㅋㅋㅋ

누군가는 럽풀님이 쓰지 않아 혹평을 남길 지라도 난 그의 팬으로써 쓸 거야.

고마워 형들.ㅎㅎ





*본드걸은 아직 죽지 않았다 -1











-오르골 가락은 결국 당신 손에-











무대가 끝나고 화장 위로 맺힌 땀방울이 진미의 볼을 타고 흘렀다.

하얀 통로 양 옆으로 후배 가수들과 관계자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웃어준다.

"진미! 이번에도 아쉬울 거 하나 없는 무대였어!"

"선배님 정말 완벽하셨어요!"

"좋았어! 정말 괜찮았어!"

진미는 그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손을 흔들어준다.

자신의 전용 방까지 가는 길이 이토록 지치고 힘든 날에는 성가실 뿐이다.

도대체 며칠 째 온갖 무대를 다녔던 건지 셀 기운조차 없을 만큼 피곤했다.

방에 들어와 의자 하나를 당겨앉고 다리를 꼰 진미는 길게 내려온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잘 했어 진미."

실실 웃으며 입 바른 칭찬을 혀 끝에 말아 얘기하며 물을 건내는 매니저를 향해 손을 가로젖는 진미.

"필요 없어. 나 좀 내버려둬. 어차피 조금 있으면 혜성이 만나러 가야되잖아."

"맞아. 그리고 혜성이가 아니라 사장님이야."

말하기도 귀찮다.

"담배 줘."

매니저가 허둥지둥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담배 한 개를 진미의 입에 물려준다.

"아이씨... 장난해? 불도 줘야될 거 아냐!!"

움츠러든 매니저는 서둘러 라이터의 방아쇠를 당겨 불을 붙였다.

머금어진 연기는 이내 빠르게 진미 입술을 스쳐 흩어졌다.

나른해질 대로 나른해진 몸에 더해진 니코틴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쓰으으읍, 후우...

"이번에 부른 게 해외진출 건 때문이지? 미친, 요즘 피곤해죽겠는데 쉬지도 않아?"

"사장님 뜻대로니까... 그래도 진미가 바랐던 거잖아?"

해외 진출이다.

영어에 서툴었던, 좋아하는 팝송 몇 개만 간신히 외워 부른, 박 진미가 이제 해외로 나간다.

한국에서 사랑 받은 만큼, 한국인들이 자신의 스캔들에 괜시리 감정 변화가 일었듯

이젠 세계를 무대로 사랑받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자 미소가 지어졌고 그 사이로 연기가 빠져나갔다.

최근 며칠간 연이은 스케쥴로 제대로 쉬지 못했지만 이 순간 만큼은 몸이 가벼웠다.












"어, 왔구나 진미야."

차갑게 올라간 입꼬리에 반가움은 섞여있지 않았다.

돈 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자신을 진미는 알고 있었다.

이 혜성, 그렇게 정다운 척 웃는 모습이 역겹기만했다.

"응. 무슨 일이지?"

혜성의 사무실에 싸늘한 진미의 대사가 뱉어졌다.

검은 가죽 의자에 몸을 한껏 누인 혜성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뒷통수를 긁적였다.

"그렇게 사납게 말하지마 진미야. 다 널 위해서 부른 건데 매번 그러면 어떡하지?"

"해외 진출 건으로 부른 건 알고 있어. 어쩔 생각인데?"

혜성이 앉은 의자가 신경질적으로 삐걱인다.

"아닌데? 같이 침대가서 좀 쉬어볼까 해서 부른 건데?"

꿈틀거리는 진미의 눈썹을 간파한 혜성은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하, 농담이야. 그렇게 표정 썩지마, 나도 오늘은 피곤해서 영 아니라고.

그래, 이번에 미국에서 데뷔하게 됐어. 한국에서의 주가는 오를 만큼 올랐지.

너도 많이 컸다, 나이트에서 입는둥 마는둥 노래부르던 게 몇 시간 전 같은데 벌써 해외라니."

원치 않았던, 꾸었던 꿈과는 거리가 먼 생활의 연속을 되새김질 하게 된 진미가 고개를 떨궜다.

"그냥 용건이나 말해줘."

"아 별 건 아니고, 저번에 만든 여권 가져와, 내일 모레 출국이니까.

그리고 너에게 수행요원 하나가 따라붙은 거야, 이번 매니저는 그만두겠다더라고.

경호원이라고 하면 딱이겠네. 매니저 겸 경호원인데 키도 훤칠하고 괜찮게 생겼더라

크큭... 그 아저씨 생각나?"

진미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저씨...

오른 뺨에 난 흉터를 어루만지며 혜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분위기가 꽤 비슷해서 난 기분이 괜히 더러웠어. 그러니까 딴 맘 품지말고 일이나 열심히해.

경호원은 오늘 네 숙소로 찾아갈 거야. 그리고 선곡은 네가 해서 현지 프로듀서랑 얘기하고."

피라냐를 키우는 거대한 수조에서 기포 보글대는 소리가 혜성와 진미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가슴아픈 그 단어.

아저씨.

그 세 글자 때문에 진미는 정확히 무엇인지 짐작은 가지 않지만

비애로 이루어진 감정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생각을 헤집는 그 단어 때문에 이 혜성의 전달사항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알겠냐고 박 진미! 내 말 안 들려?"

아...

"알았어. 영어 노래면 아무 거나 되지? 오늘은 일찍 집에 가볼게."

혜성은 손을 깍지끼며 의자를 젖혀 누웠다.

"그래."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는 진미의 등 뒤로 혜성의 징그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넌 여전히 내 거야."









숙소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깨끗한 환경이라기보단 아무 것도 없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숙소는

진미 혼자 쓰는 외로운 공간이다.

인터넷을 켜고 자신의 이름을 넣어 검색하면 수 많은, 수 만의 사람들의 응원글이 보인다.

'진미, 해외진출! 과연 세계 무대는?'

뉴스기사 하나를 클릭하면 그 기사에 달린 댓글은 온통 응원, 찬양 글이다.

악플을 찾아볼 수 없는 뉴스가 대부분이고, 혹여 악플이 보이더라도 진미는 신경쓰지 않는다.

더러운 꼴 한 두 번 본 게 아니다. 그깟 몇 글자에 아파할 마음이 아깝다는 생각 뿐이다.

"하..."

하얗고 푹신한 베개를 집어던지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진미는 화장대 앞에 앉는다.

가까이 가기도 전부터 온갖 화장품 냄새가 진동하고 그 향기에 인기 가수는 숨을 깊게 마신다.

진미는 예전에 쓰던 핸드백을 열어 그곳에 넣어둔 단 한 개의 소중한 물건을 꺼내 화장대에 올려놓았다.

조그만 나무상자, 뮤직박스.

닫았다 열었다는 반복한 끝에 결국 쉽게 열리게된 뮤직박스 뚜껑을 열자

가락이 나뭇결을 지나 흘러나왔다.

아저씨... 이 오르골 소리 들었지? 내가 생각났지? 날 사랑했지?

오르골 소리가 진미의 눈을 시리게 했다.

그래서 시린 눈가에 물이 맺히고 맺혀 무거워졌고 결국 떨어졌다.

띵-동-!

"아!"

진미는 재빨리 눈물을 훔쳐닦고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문을 사이에 두고 진미는 울음 섞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시죠?"

"아, 경호원하러 온 사람인데, 누굴 지켜야하는지 얼굴이나 볼 겸 해서."

진미가 묵직한 현관 철문을 열었고 그곳엔...

"티비에서 본 사람이네. 별똥별 좋아하는 가수지?"

아... 아저씨...!?













댓글과 추천은 신나게 받을게

본드걸을 죽었다.를 읽은 많은 독자들이 읽어줬으면 좋겠어.

형들 뽀송뽀송한 하루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