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베드에 함께 누워 다른 곳을 바라보며, 익세

너와 나는 싱글베드에 함께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면 팔이 흘러내리는 좁디좁은 이상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눕는다.
하루는 너의 눈이 내 눈꺼풀을 보고
다음 날은 네 눈꺼풀이 보이겠지.

눈을 뜨면 물을 끓였다.
네가 먹을 수 있는 계란 한 알이 있어 행복했다.
계란 한 알이 특별한 한 상,
그게 널 행복하게하진 못 했나보다.

우리는 다시 싱글베드에 함께 누웠다.
같은 곳을 바라보면 서로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상이었다.
그래서 너는 나에게 그 아담한 등을 내어주었다.
쓰다듬은 머리칼이 코를 희롱하고,
네 두 손과 내 두 손은 꽃봉오리처럼 보이겠지.

눈을 뜨면 글을 썼다.
네 미래에 글을 쓰는 내가 있어주고 싶었다.
오늘 글을 썼기에 물을 끓여야 하는 내일,
그게 너의 오늘을 무겁게 했나보다.

어제 넌 먼저 싱글베드에 누웠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줄 알았던 나의 착각이었다.
그렇게 너는 나에게 등뿐이 내어주지 않았다.
너의 눈은 흘러내리는 팔을 바라보고,
나의 눈은 차가운 벽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