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25일에 학교 졸업식이 끝나고 신촌 세브란스에 아버지 병문안 가는 길에 그녀를 봤습니다.

친구와 함께 모듬한판이라는 고기집에 들어가서 식사를 하더군요.

머뭇머뭇 말 못걸고 그리 됐는데 고기집에 들어가 말 걸 용기는 차마 나지 않더군요.

그녀는 친구와 수다를 떨면서 9시경 부터 식사를 시작했고 저는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밤 10시 반이 되도록 안나오더라구요. T T

근데 밖은 2월인지라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도 많이 추웠습니다.

고기집 연탄난로라도 쬐자는 생각에 일단 무작정 들어갔습니다.

종업원이 "어서오세요 이쪽으로~" 하고 절 안내 하는데..저는 이미 밥 먹은지라..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되나 고민하다가. --;

"아 저 일행 있어요" 라고하고 그녀가 있는 테이블로 갔습니다.

앉으란 소린 안했으니 앉을 수도 없고 종업원 이 저 계속 째려 보고..

엉덩이를 살짝 걸칠 듯 말 듯..엉거주춤하게 그녀와 그녀의 친구에게 종업원에게는 안들릴 정도로

말을 걸었습니다,

" 저기요~ 제가 길에서 보고 말을 꼭 걸어봐야 겠다고 생각해서 들어왔는데 저 앉게 해주심 안되요?"

그녀와 그 친구 표정이 오잉? 잠깐 놀라고 ㅋㅋㅋㅋ 웃기 시작합니다..

'저 아직 서있다구요 T T'

앉으란 소리가 없어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제발 앉게 해달라고 너무 쪽팔리다고...

종업원은 합석을 거절하면 저에게 한방 날릴 듯한 기세였습니다.

어찌어찌 겨우 허락을 받아서 앉았는데

앉고 났는데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헌팅은 처음 해봤거든요. 게다가 이상형 그녀는

감히 얼굴을 처다보지도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불쌍하게도 그녀의 친구분 얼굴만 보고 계속 말을 걸었어요..

"저한테 20분만 시간 내 주세요 고기도 다 드시고 커피 한잔 드시고 가시면 되겠네요"

속으로는 고기를 먹은 다음에 커피집을 가는 것은 좀 아니지 않은가 싶기도 했는데

쌍팔년도 "저랑 커피 한잔" 멘트만 머리속에 있던 저는 다른 문구는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녀와 친구는 계속 ㅋㅋㅋ 웃기는 했는데 계속 안된다고 하는 거에요.

제 기억에는 이런 말들을 했던 거 같습니다.

"제가 재미가 없으면 포크로 제 손등을 찍고 나가요 진짜 20분만 얘기해봐요"

"맨날 똑같은 일상에 오늘 저같은 사람 있어서 기억에 남는 날 될꺼에요. 20분만 시간 좀;;"

그러다가 그녀가 한마디 했습니다. "쟤는 남자친구 있어요".

여기서 또 다시 저의 개드립이 시작됩니다.

"아 남자친구 있으시구나. 남자 친구한테 헌팅 당했다고 자랑하시면 되겠네요.
사귀자고 안 할테니까 제발 20분만 시간 내 주세요.."

그 친구분은 계속 고개를 절레 절레 저으면서 ㅋㅋㅋㅋ..연발 중이셨어요..

저는 속으로

'제발 님하! 님 친구분하고 얘기하고 싶은 거란 말이에요.. 그녀한테는 떨려서 얘기 못하겠으니까
님이 좀 도와주 T T"

이런 마음으로 계속 그 친구분을 설득했습니다. 그런데...그분 지조가 있으시더라구요, 쓸데 없이..

물론 제가 훈남이 아닌 것도 있었겠지만 결국 NO 를 받을 듯한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불쌍해 보이는 작전으로 나가자. 밖에서 2시간 째 기다리는 사람 20분 시간 안내주겠나

싶어 "밖에서 발 동동 구르면서 더 기다릴테니까, 나오면서 꼭 시간내주세요"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그녀와 친구가 나왔는데 바로 갈길 가시더라구요. --;

저는 얼릉 따라갔습니다.

"제가 그렇게 매력이 없나요? 제 발이라도 밟고 가세요"

그녀가 대답했습니다.

"충분히 매력 있으신데요 다른 분 찾아보세요".. 타짜에서 말이 비수가 되어 꽂힌 다는 말을

그 때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헌팅은 처음이었고 게다가 헌팅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처럼

절 취급한다는데 갑자기 모든 그녀를 보고 즐거웠던 마음들은 사라지고 어두운 생각만 나더군요.

제가 그 때 했던 말이..

"혹시 우연히라도 나중에 다시 길에서 만나서 그 때 다시 말을 걸어도 그 때도 안 될까요?"

그녀는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 라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나중에 이 얘기를 친구들한테 했더니 전화번호라도 물어보지 그랬냐.. 이름이라도 아냐..

듣고 보니 전 그녀한테 정작 물어본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바보 같이 계속 "20분만요" 라는 말만 하고 있었죠.

물론 제가 전화번호를 그날 물어봤다고 받았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다시 또 만난다고 저에게 호감을 가지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다만 저는 제 장점을 보여줄

20분의 시간이라도 얻지 못했다는게 제 스스로 너무 초라해 보였고

계속 미련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고민하다가 다시 한번 그녀와 대화할 기회가 한번만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녀를 찾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http://twitter.com/#!/Amagdyla 트위터도 원래 쓰지 않았었는데 새로 시작하려니 팔로워가 하나도

없더군요.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100만원을 걸고 리트윗을 부탁드리게 되었습니다.

다음 아고라,네이트 판,디씨, 요즘,미투데이..다 올려봤지만.. 아무도 리트윗을 해주지 않았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2000년도 초반에 놀던 웃대가 생각나서.. 들어와서 마지막 희망을 걸어봅니다.

제발! 그녀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