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그녀, 아직도 사랑하는 그녀....

그녀와의 추억을 정리해보고 합니다. 이제는 가까이 갈 수 없는 그녀지만요




난 앞만 바라보고 온 편이다.. 그래서 나름 잘나가는 편이었다.

누가 내 앞에 있는 것은 못볼 정도로 시기심이 많은 아이였다.

그래서 나름 해둔것도 많아. 학교도 괜찮지 과도 괜찮지.

여자들도 몇 명 사겨봤고 말야,

떠나도 어떤 감정도 별로 없는 쿨한 남자였단 말인지.

근데 말야 너무 앞만 바라보고 온 나................

갑자기 아팠지....

응급실을 거쳐서 중환자실로 가야 할 때

무지 울었어. 죽는줄 알고 말야.

아직 나이도 창창한데 말야. 죽는건 너무 억울하잖아

중환자실에 갔어. 살아야겠단 생각을 했지

그런데 다행히 살았지...........

근데 말야............. 너무나 살고 싶어서 그런지....

지쳤어.. 사는거에 말야.............

살고 싶지 않았어.

우울증에 걸린거야...

우울증 무섭더라. 한번도 웃지 않았어.. 단 한번도 ....

ㅎㅎㅎ 어떻게 한번도 안 웃을수 있냐고?

너희도 한번 우울증 걸려봐 그럼 알게 될거야.

어떤거 봐도 안 웃겨. 살기 싫고 말야.

그런 심정 보면 걸려보면 알거야.



그래서 시간은 안가고 난 우연히 랜덤채팅이라는걸 알게됐지..

몇시간 헛소리 하고 나니까 왜 하는지 모르겠더라.

이제 나가야지 하는 새벽 1시에 낯선상대하고 접속됐어

낯선상대 : 와 진짜 여기 변태 천국이다. 나이말하니까 나가고 성별말하면 나가고 ㅋㅋㅋ

당신 : 너 몇 살인데 ?

낯선상대 : 고3이다 ㅅㅂ 친구들이랑 할때는 재미있었는데 혼자하니까 병신 같애

당신 : ㅋㅋㅋ 여기 원래 다 그래 형이라고 불러 얌마. 고3이면 어리네

낯선상대 : 아 어리다고 아저씨임? ㅋㅋ 근데 형이 아닐건데

당신 : 아 당연히 남자인줄 알았지

낯선상대 : 왜 또 나갈거져?

당신 : 나 힘없어 새로 누르기 눌르기 귀찮아서 안 나가

낯선 상대 : ㅋㅋㅋ

이런 쓸데 없는 대화를 이어 갔다.

근데 참 나랑 다른 아이였어..

자기는 멋진 애가 될거라고

나는 천하를 다 가지고 그럴거라고

전형적인 고3이었다. 학교로 모든걸 판단하다니 ㅎㅎㅎ

그러면서 자기랑 사귀자고 내조를 잘한다나..

참 나랑 다른 애였다.

난 알바라곤 한번도 한적이 없는 그런

걔는 알바는 다 해본 그런 애

너무나 다른 애 였어..

쫑알쫑알 거리면서 재미있는 아이였지.

그때 처음으로 미소 웃음은 아니고 말야 지어본거 같아.

도대체 얼마만인가? 미소라도 한번 지어본게. 1년??? 더 된거 같다.

신기한 아이였다. 나랑은 너무 다르게

살아온 환경이나, 명랑한정도 처음보는 사람한테 보이는

그 친근감. 나랑은 너무나도 달랐다...............






그 다음날.


아침에 문자가 왔다..

누군가 싶었다.


아저씨잉 ~~~~~~~~~~

어제 꼬맹이였다.

고3꼬맹이..

문자까지 할줄 몰랐다. 나는 그냥

번호 가르쳐준거 일뿐데 말야.

문자답장을 했다.....

나 : 왜 문자 안할줄 알았는데

꼬맹이 : 왜 안해요. 당연히 해야죠

나 : 학교 안가

꼬맹이 : 나 지금 링겔 맞고 있는 중 ㅜㅜ

나 : 왜?

꼬맹이 : 아파서

휴........ 어디가 그리 아픈지 걱정이 되네

나 : 몸 챙겨 문자하지 말고

꼬맹이 : 다른손으로 문자함

나 : 대단하네 ㅎㅎㅎ
그렇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난 나대로의 할 일이 있었고 꼬맹이는 꼬맹이대로의 할 일이 있었고

며칠간 밤에 문자를 했다. 그런데 말야

이상하게 걔가 관심이 있어지더라고

뭐 그냥 관심정도 더 이상은 아니고 ㅎㅎ

꼬맹이는 수능을 앞 둔 수험생이자 알바생

난 그냥 잉여

정이 조금씩 들더라고.

근데 말이지........................................................................

갑자기 밤에 전화가 오는거야

놀라서 안 받았어

꼬맹이 : 왜 안 받아

나 : 놀래서

꼬맹이 : 뭐가 놀래

나 : 전화 갑자기 하니까 말야

꼬맹이 : 치 남자가

나 : 다시 전화해 받을게

꼬맹이 : 좀전에 집에 가면서 무서워서 전화한거야

그렇구나 무서워서 전화한거구나. 자정에 집에 가면서 무서우니까

내가 전화를 했다.

참으로 명랑한 목소리 였다. 나랑은 다르게.
나 : 와 너 목소리 진짜 명랑하다. 진짜 좋아

꼬맹이 : '안 그런데요. 남자같다는데요.'

나 : '아냐 좋아 （사실 별로지만） ㅎㅎㅎ'

그녀가 맘에는 들었다. 너무 어린 꼬맹이지만

그렇게 밤마다 통화했다.

애인도 아니면서....

그냥 채팅에서 우연히 만난 꼬맹이인데 말야

이런 저런 이야기 오늘 뭐한 이야기까지 말야.

나 : '우리 애기랑 커플할까?'

애기 : '음 모르겠어 그냥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아. 괜찮지만'

나 : '우리 그럼 오늘부터 사귀는거다..............................'

애기 : '.............................'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근데 말야..

내가 죄를 짓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꼬맹이랑 이야기 하는게 말야

왠지 죄를 짓고 있다는 느낌

그런거 알지 모르겠어.


그래서 긴 장문 문자를 보냈어.


꼬맹아 내가 여태까지 많이 장난쳤지?

너한테 심심하면 연락하고 수업시간에도 막 연락하고 싶을때 하고

그래서 너가 곤란했던 경우도 있었을거야.

애인이니 커플이니 사랑하니 그러면서 부담되는 말도 많이 하고

이제는 그러지 않을께..

부담스럽게 하지 않을께..

내가 나이에 맞지 않게 철이 없었던것 같아.

꼬맹아 너랑 연락하는 보름동안 행복했다.

앞으로 어떤 고비도 잘 통과하길 바란다.

아니 잘 통과할거야 강한 아이 꼬맹이니까

그동안 괴롭혀서 미안해...............




내가 그러는게 낫다고 생각했어.

근데 말야 보내고 나니까 바로 후회가 되는거야.

있지 그런거 알지?

그래서 그 담날 전화를 했지.

바로 끊어버리더라.


친구랑 술을 마시면서 문자 보냈어

꼬맹이 : 앞으로 문자 보내지마

나 : ㅜㅜ

몇일동안 괴로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