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학생들과 함께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며 담소를 나눈 후 자리에 나섰다.

"자, 여러분 힙합은 '라임'과 '플로우'가 생명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해 라임은 '운율'이며 플로우는 '박자 혹은 흐름'으로 꼭 기억하세요.

그리고 힙합은 곡을 만드는데 있어 '진정성'이 느껴져야 더욱 아름답다는 것 잊지마시고요.

자, 그럼 제가 제시하는 오늘의 주제는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입니다.

무궁화를 가지고 여러분만의 색깔이 담긴 랩을 만들어오시는게 이번 과제입니다.

모두 최선을 다해주세요, 건투를 빕니다."


학생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모두들 기대에 부푼듯 자리를 일어섰고 빈 강의실에는 나를 비롯한
한명의 학생만이 남아있었다. 그는 무엇인가를 미친듯이 적더니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으로 강의실을 나갔다.
그리고 다음주 발표날이 되었다. 나는 그 학생이 엄청난 작사 실력을 가진 학생이라 생각했고 유심히 지켜보기로 하였다. 그 학생의 랩이 시작되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다른말 잠시 하겠습니다~

강사님 담배 피웠습니다/ 그분도 같이 피웠습니다~

말보로 담배 처음핍니다/ 독해서 뒤져 죽겠습니다~

양치질 하러 가겠습니다/ 무궁화 향기 그립습니다~"


이날 이후 그 학생은 영웅이 되었다. 복도에서 마주칠때마다 '랩통령'이라는 소리를 듣는 그 학생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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