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렇게 괴로운 날이 아니었다.
참으로 다행이다.
처음으로 괴롭지 않은 날이었다.
나는 오늘 피자 대신 엄마 아빠랑 갈비탕 두개를 시켜 노나 먹고는
미스터 션샤인을 보고
시험 공부를 마저 했다.
약은 다 먹지 못 했지만 운동도 다녀왔다.
방청소도 조금 했다.
그러다가 예전에 미처 다 쓰지 못하고 잃어버린 핸드크림을 발견했다.
장미향

나는 장미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어린왕자에서처럼 지구의 장미들은 의미없는 장미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난 장미를 좋아한다.
그것은 나만의 장미가 생겼기 때문이다.
너가 나에게 사다준 하얀 장미
너무나 희고 고와서 눈부셨던 장미

그 핸드크림을 바를 때면
그때의 그 장미 향이 떠올라서
나는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

너가 내 눈 앞에 있는 것처럼.

흔하디 흔한 장미가 아닌
나만의 장미를 선사해준 너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