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잘 보내셨나요?

잘 보내셨겠죠......- _ -;;

라고 생각하고 시작할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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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 여대생 모모] 43.









윤지 : 휘익~♪ 것봐것봐, 쟤들은 진짜 영화라니까? 멘트 죽이지 않니? ㅋ









민수 : 그러게~ .....민우 다시 봐야되겠는데? 모모가 저 정도로 의지하고 있다니..










상철 : 둘이 아주 소설을 쓰는구만









나 : （ __）;;;;; 쪼, 쪽팔리게 왜들그래;;;









우근 : ㅋ 아~ 진짜 민우 저놈... 대단하단 말야..









하은 : ...









규호 : 야! 안되겠다;;; 얘들은 질문을 하면 할수록 솔로들의 가슴을 후벼팔 속성이 짙은 부류들이야!

이쪽지역은 질문엄금지역이다!!

제길;;;









모모의 대답이 끝나자,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저마다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귓볼이 발갛게 달아오른 나는, 그저 다정하게 내 팔에 기대어있는 모모의 손을 꼬옥 잡아줄 뿐이었다.










규호 : 자자, 그럼 제 2게임 시작해야지. 모모부터 스타트해.










모모 : 응; 이번엔 실수안해 ......1.










태석 : 2. ）









하은 : （짝）










상철 : 4.









서정 : 5. ㅇㅁㅇ









동석 : （짝） ;









윤희 : 7. '-'）









우근 : 8. = _=）









윤지 : （짝） >ㅁ<









민수 : 10.









연아 : 11.









규호 : 12. ）/









가연 : （짝）









나 : 14.









모모 : （짝）... .....에에에엣;;;;










.....;;;; 박수를 친 자세 그대로 굳어버린 모모;;









규호 : ...와~!! 구멍이다 구멍 ㅎㅎㅎㅎ 모모 굿샷~ 또 걸렸네ㅠ_-）










모모 : ...ㅠ_ㅠ;;; 게임에 소질이 없는걸까 나...










나 : ...;;;; 술... 마실 수 있겠어?









모모 : 으응;;;









그녀는 누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벌주 한잔을 또 들이킨다.










미간을 찌푸리며 역한 소주의 내음을 간신히 참아내는 게 눈에 보인다.









...그렇지만 '흑기사 개념'도 없애버리고 시작한 게임이라;;;









도와줄 수가 없는게 안타깝기 그지없음이었다. ㅠ_ㅠ









모모 : ....호와;;; 세, 세다 이술;;;










윤지 : 모모, 볼따구니가 빨갛게 익었어~ 킥킥;;; 되게 귀엽다.

얼굴 하얀애가 달아오르니까 꼭 복숭아같아 'ㅁ'









모모 : 그래? =ㅁ=;;









규호 : 자아... 그럼 이번엔 무슨 질문을 해볼까... 슬슬 하드코어를 시작할 때가 된거 같은데....









하은 : ...내가 할래.










그 때, 조용히 안주를 집어먹던 하은이가 말했다.









모두의 시선이 하은이에게 쏠리자, 그녀는 약간 민망한 듯 얼굴을 붉힌 다음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하은 : 모모. 질문할게.










모모 : 응.




하은 : .....민우랑 행복해질 자신 있어?










모모 : ...아..










너무나 진지하면서도 차분한 하은이의 목소리에 모모가 순간적으로 기가 눌린듯, 몸을 경직시켰다.









약간은 붉어진, 그렇지만 왠지 차가워보이는 얼굴을 한 하은이가 그 와중에 다시 한번 질문을 던졌다.










하은 : 너를 사랑해줘서 선택했다는 거... ...그거 왠지 동질감이 느껴져서 그러는데,

...너는 그럼 민우를 얼마만큼이나 생각하고 신뢰하니?

너희는 솔직히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그치?









모모 : .....









규호 : 얼라려;; 이거 갑자기 분위기에다가 찬물 끼얹는 멘트가 튀어나오는데?;;

....야 유하은; 그런건 왜묻냐? 너 언제는 민우랑 모모랑 잘되라고 막 뒤에서 밀어주더니만...










하은 : 그냥, 궁금해져서 진실게임이잖아.....

...그리고. 난 모모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내 마음에 꼭 들게 해줄거라고 믿고있어.

.....내가 민우한테 말해줬던 내 결심을 확실하게 굳힐 수 있도록 말야.










태석 : ...하은아...









이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하은이에서 모모에게로 쏠리고 있었다.










일순간 부담스러운 시선이 자신에게 모조리 꽂히자 당황하는 그녀였다.









...잠시후, 한번의 짧은 심호흡을 한 모모가 손으로 과자를 하나 집어올렸다.










그러더니 과자를 쥔 손을 내 입 앞으로 바싹 가져다대며 말했다.










모모 : ...오빠, 아~해.










나 : ...응?;;;;; 갑자기 무슨...;;;










모모 : 모모가 주고 싶어서 그래. .....아~ 해.









나 : ....;; ....아~;;;










내가 입을 크게 벌리자 모모가 그 안으로 과자를 털어 넣어준다.









상냥한 미소를 한번 지어보인 그녀가, 다시 아이들을 둘러보며 말을 시작했다.









모모 : ...다른 말은 필요없을거같애. 행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가정에서 태어나서....

이제껏 나는 세상이 모모를 버려왔다고 생각해왔어.

그 비참한 과거속에서 언제나 헤맸고, 또 언제나 괴로워했어...

....난 그 모든게 모모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랐어.

다 내가 모자라서, 내가 멍청해서, 내가 못나서...

그래서 그런 불행스러운 일들이 닥치는 거라고 자책하면서 살았거든.

난 억지로 강해져야했고, 또 억지로 완벽해져야했어...

파파에게 조금이라도 인정받아야 했으니까...

술과 마약에 찌들어사는 그 사람이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이유는...

...다 딸이었던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러는 건줄 알았으니까...

언제나 열심히하고, 언제나 자신을 가꾸는 것에 게을리하지 않았어.

...파파에게 단 한번만이라도 부성애를 느껴보고 싶어서...

정말로 경멸하고, 정말로 싫어했던 파파지만... ...그래도 단 한번....

그 따뜻한 파파의 손길이 그리워서...

...근데 그러면 그럴수록 더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었는걸.

가족은 가족대로 뿔뿔이 흩어져버렸고...

또 난 친구들에게도 버림받는 처지가 되버렸고...

....내가 노력하면 노력할 수록 오히려 더 역효과만 나버리더라?

.....그렇다고 그만둬버릴 수도 없는거잖아... 아까도 말했듯이, 신은 모모를 버렸었어.

....돌보기 귀찮은 병든 강아지를 내다 버리듯이 그렇게말야.

근데, 그 신이 자기 대신 강아지를 돌봐줄 다른 사람을 맺어줬지..

간호해주고, 돌봐주고, 잠자리도 봐주고... 그래서 자기를 쓸모없는 쓰레기라고 생각하던 강아지를,

가치있는 명견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준거야.

....모모는 민우오빠를 좋아하게 됐어.

지금도 좋아하고, 신뢰하고.... 뭐든지 믿고 따르게 됐어.

처음엔 친오빠삼고 싶었지만, 이젠 욕심나는 사람으로.... ....그렇게 됐어.

......이제... 질문에 답변이 됐어 하은언니?










....모모가 말을 마치면서 쑥쓰러운 듯 손가락으로 뺨 근처를 긁적였다.










아이들은 멍해진 얼굴로 모모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나 역시도 멋적은 웃음을 지으며 （사실은 썩은 미소에 가까웠지만;;） 그네들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려










노력했다.










그 때, 모모가 뭔가가 생각난 듯, 손뼉을 딱! 치면서 말했다.










모모 : 아!! 맞다!! [잘하고싶다] 라는 느낌!!

....내조를 잘하고 싶다라는 게 이런거구나!!

....민우오빠, 이제 모모 그 말을 알 것같애. ㅇㅁㅇ











...결국 굳어있던 방의 분위기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완화되기 시작했다.









몇 개월 전에 놀이공원에 갔을 때, 내가 모모에게 말해줬던 그 말... 그녀가 그걸 기억해낸 것이다.









하은 : ....푸풋;;; 푸푸푸풋;;; ...하아~ 완벽하게 졌네...

역시 모모한테는 못당하겠어. ......좋겠다. 민우는...









나 : ...（**）










....처음으로 그녀의 입에서 나를 '좋아한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 나, 모모에게 잘하고 있는거구나.. 솔직히 많이 불안했었어 그 동안...












....내가 너의 곁을 지켜주겠다고 한 이후, 너에게 정말로 든든한 힘이 되고있는지..










......내심 불안했었는데...









.....나, 잘하고 있던 거였구나.... ㅠ_ㅠ 제길;;; 눈에서 뭐가 자꾸 흘러내리려 한다.









...쪽팔리게;;; 참아야지;; 참아야지;;









윤희 : 휘유~ 대단한데 정말? '-'）;; 이거 알고 봤더니 예전에 민우가 노심초사 하던거...

그거 쓸데없는 걱정이었잖아? 이렇게 둘이 잘 맞는데...










나 : ....;;; 그래도 그 땐 나름대로 진지한 고민이었다구요 누나;;










태석 : 어찌됐거나,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한번 축하한다.

이제 눈꼴 시러워서 니들 닭살플레이를 어떻게 옆에서 보냐 나는









나 : 임마;;; 너 하은이랑 둘이 짝짝꿍할 때는 더 심했어










아이들은 저마다 술렁이면서 술잔을 기울였다.










기분이 들뜰대로 들뜬 나는, 컨트롤이고 뭐고 필요없이 무작정 애들이 주는 술을 다 받아마셨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아무리 마셔도 취하질 않는다...










.....나 잘하고 있는 거였어. 나, 모모 남자친구가 될 자격이 있는 놈이었어..









....조금 더 잘하자 이제... 지금보다 조금 더...







[혼혈 여대생 모모] 44.









규호 : 야야; 빨리 질문해애... 뭣들 하냐아...









가연 : 이제 할 질문도 없어;; 거의 다 해먹었잖아;;;










몇 시간 동안을 내리 진실게임만 한 우리는, 드디어 질문거리의 고갈이라는 문제에 도달했다.









;;; 약간의 짖궂은 질문으로 시작해, 초현실 하드코어까지;;










짜낼 수 있는 모든 질문은 다 한듯 싶었다.










.....이 진실게임으로 나는, 이녀석들의 몰랐던 사실을 모두 알아버렸다;;










물론 이 녀석들도, 다 마찬가지일테지만; '술'이라는 악마적 액체덕에;;










부끄러움과 터부를 모두 벗어던진 채;;











그렇게 원초적 본능에 충실해져버렸다.










만약 내일 아침 술이 깨고 난 뒤, 필름이 끊기지 않은 채 모든 것들이 기억나는 사람은










아마도... 쪽팔림때문에 한동안은 다른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못할거다.










이미 취할대로 취해 보이는 윤지가 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비웃는다.










윤지 : 킥킥킥;;; 어이~ 19살에 고래잡은 사나이~ ...키키키킥;;;;










............ 제기랄.... 저 선머슴이;;; ......내가 질소냐...










나 : ....어마나~? 실리콘 브래지어는 어디서 파는거였더라아~?










윤지 : ......











옆에서 지켜보던 규호와 가연이가 땅바닥을 치며 배를 잡고 웃었다.










그 반응에 탄력받은 나는, 우리 선머슴 윤지에게 추가타를 먹여주기로 했다.










나 : 아~ 그러고보니... 요즘엔 남자 한번도 안 사겨본 여자들이 인기라지?










윤지 : ...이익;;; 그, 그러는 지는!

콧털 뽑다가 코피 터져서 혼수상태 직전까지 갔던 남자도 요즘 인기 만점이야.

너 몰랐니?










나 : ...;;;;;;; ....제; 제기랄;; 그렇다면...;;;










나와 윤지가 티격태격하면서 집중 인신공격을 시작하자, 윤희누나가 우릴 뜯어말렸다.










윤희 : 푸하핫;; 얘들이, 얘들이! 그만해;; 보는 사람들도 생각좀 해야지;;;

개그하는 것도 아니고ㅠㅂㅠ ...그만들 하고, 이제

다른게임 해보는거 어때?










그녀의 말이 끝나자, 태석이가 주변을 둘러보고는 말했다.










태석 : 음;;; 다른 게임도 좋긴 좋은데... 애들 지금 많이 뻗었는데요?

게임 자체가 가능하려나? ;;;










윤희 : 어디? ...........;;; 진짜네;;; 언제 이렇게들 뻗었지;;










방 안을 둘러보니, 정말로 대부분의 애들이 나자빠져 있었다.










....깨어있는 애들은 나와 모모, 윤희누나, 윤지, 태석이가 전부.










질문 없다고 난리치던 규호와 가연이까지 어느샌가 방 한쪽구석에서 잠에 빠져있다









나 : 으아 이것들;;; 밤새서 놀자고 할 땐 언제고;;; 에잉;;; 진실게임만 하다가 끝내는게 어디있어;









모모 : 웅 오빠 근데 '고래 잡았다'는 소리가 무슨 소리야? ...오빠 어부였어?










나 : ...;;;;; 아;;; 아냐 그런거;;;; 그냥 친한 사람들끼리 하는 농담이야;;;









모모 : 아~ 그래? ㅇㅁㅇ










윤지 : 킥킥킥;;; 나와 민우는 아~주 친하거든. ....푸하하하~~ 이건 100년 놀림감이다.










나 : .... 나를 적으로 돌리면 너의 신변도 안전하진 못할텐데...










윤지 : 괜찮아~ 내가 널 놀리면 애교지만, 니가 날 놀리면 넌 변태되거든.









나 : ....이이이익!!! 치사하게 페미니즘으로 밀고 나가려고...










윤지 : -ㅠ- 베에~










그 때, 우리들이 떠드는 소리에 자고 있던 규호가 부시시 일어났다.










규호 : ...어라; 언제 잠들었었지?










모모 : 앗, 규호오빠 일어났네~ ....오빠, 오빤 언제 고래잡았어?










규호 : ........?!;;;;










모모 : 오빠도 19살 때?










규호 : ...;; 모;; 모모;;; 무슨 소리야 갑자기;;;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멘트를;;

....야!; 김민우!! 모모 취했다;; 재워라;;











모모 : 에? 모모 안취했는데.... ;;; 음... 모모는 아직 규호오빠랑은 안 친한거구나..

더 노력해야겠네.










규호 : ...;;;; 아무리 친해도 그런걸 묻는게 아냐!!;;;










모모 : ? 민우오빠는 친한 사람들끼리 쓰는 말이랬는데...










나 : ........;;;;;;;;;;










윤지와 윤희누나, 태석이는 아예 방바닥을 온몸으로 구르고 다니면서 웃기 시작했다.










아직 한국어의 은어를 다 배우지 못한 모모는 왕성한 호기심으로










여러가지 은어에 대해 궁금함을 폭발시키고 있었다. ...제길;;;










이거 힘들구만;; 앞으로 모모 앞에선 비속어를 쓰면 안되겠어... ;










그 후로 한시간 반 가량, 남은 인원끼리 조금의 술자리를 더 가진 후,











자고있는 여자애들을 깨워 자기들 방으로 돌려보냈다.










윤지는 취하기는 했지만, 워낙 술이 센 아이라;;; 끝까지 남아서 여자애들을 챙겼고,










윤희누나 역시도 책임감있게 정리정돈에 열중했다.










모모는 먹고 남은 음식물과 식기들을 정리했고, 나와 태석이는 그 밖의 지저분한 일을 모두 해결했다.










하은 : 설겆이는 내일 해야겠다.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이제 자자.









태석 : 어, 그래야될 거 같어. 애들도 다 취했고.... ;;;









윤희 : 그럼, 남자애들~ 잘자고 내일 봐'-'）/ 오늘 재미있었어~










나 : 누나 잘자요. ㅎㅎㅎㅎ










윤지 : 잘자, 19세 포경선원~










나 : ...;; 저게 끝까지... 너도 잘자라. 발육부진 꼬맹이










윤지 : 변태










나 : ...그러는 너는=△=!!!!










하은이를 비롯한 여자애들을 우리의 그 모습에 키득거리면서










자기네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방문을 나가기 시작했다.









태석이는 잠깐, 하은이와 따로 할 이야기가 있다면서 동행했고,










모모는 아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발그스름해진 얼굴을 내 얼굴 가까이대고 말했다.











모모 : 오빠, 잘자구.... ...내일봐











나 : ....응^ㅡ^ 모모도 잘자... 혹시라도 밤에 잠 안오면, 우리 방 들어와서 나 깨워.

같이 바람이라도 쐬자.









모모 : 응. 그럴게.










나는 모모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녀는 한쪽 눈을 살며시 감으며 반 간지러움, 반 행복함의 표정을 지어보였다.










.....물론 순수하게 내 객관적인 눈으로 해석한 표정이긴 하지만ㅋ;;;;











여자애들을 돌려보낸 후, 한창 잠에 빠진 녀석들이 분위기가 변한 방의 어수선함 때문에









하나둘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눈을 뜬 규호가 눈을 거칠게 비비면서 몸을 일으켰다.










규호 : 흐아암~ .....뭐야, 여자애들 다 어디갔어... ...2차 해야지 2차아...











나 : ....;;; 여자애들 간지가 언젠데;; 그리고 제일 잘놀 것 같은 놈이 뻗어가지고는..










규호 : ...으어... 가연이도 가버린거야? ...;;; 제길... 아직 아무것도 못했는데..










나 : 뭘 해본다는 거야, 너;;











규호는 아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맛을 다셨고,










나는 방 한구석에 처박힌 이불들을 패대기치며 아이들을 하나하나 일으켜세웠다.










나 : 야야, 제대로 담요 깔고 자자;; 이것들이 아주 떡이 됐네..;; 야!; 정신차려~











.....어느덧 새벽이 깊어졌다. 창문 밖으로 들려오는 야행성 동물들의 각종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눈동자를 깜빡이고 있었다.










이상하게 평소 때보다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은데.... 눈이 말똥말똥한게 잠이 영 안온단말야...










-_ㅇ;;; 손목시계를 보자 벌써 4시 20분이 지나고 있었다.










...물론 내일은 오후까지 모두들 퍼질러 잘테니 걱정은 없지만...










벌써 뻗어버렸어야 할 내 몸이 너무나 홀가분하니 꽤 이상한 느낌이다.











나 : ....거, 희안하네;; 자양강장제 섞인 소주 아냐?;;










나는 이불에 뉘었던 몸을 반쯤 일으키며 머리카락을 한차례 쓸어올렸다.










조용히 방안을 둘러보자 모두들 깊은 잠에 곯아떨어져있는 것이 어둠과 섞여 희끗희끗 시야에 잡힌다.










.....이놈들은 잘만 자는데 왜 난 잠이 안오지;;;










.....아! ...그러고보니까 아직 태석이가 안들어왔다.










그 녀석의 이부자리가 처음 이불을 깔아논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눈치챌 수 있었다.











....아직까지 안들어온건가 이녀석... ...이시간까지 하은이랑?










내가 그렇게 잠시 녀석의 안부를 걱정하는 사이,











어둠의 적막을 깨고 둔탁한 나무문이 두드려지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 똑똑똑....











고요하기만 했던 방안을 나무소리가 메아리치며 청각의 여운을 남긴 후,










노크소리에 뒤이은... 가녀리고 숨죽인듯한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새어들어왔다.











모모 : ....민우오빠아아... ...자아?










[혼혈 여대생 모모] 45.










나 : 이 시간까지 안 잔거야 모모? ...안 피곤해? ^ㅡ^;;;









모모 : ...사실 자다가 일어났어. 이상한 꿈을 꾸고 나서 좀 무서워졌거든..;;;











나 : 이상한 꿈? ....어떤?










모모 : ...에이;; 말 안할래=ㅁ=;; 생각하기 싫은 꿈이야.










나와 모모는 숙소건물의 1층 중앙복도 계단에 걸터앉아서 조용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모모가 우리방을 노크하고 빼꼼히 문을 여는 모습까지 포착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데리고 여기까지 왔던 것이다. ....










방안에서 그녀와 이야기하는 것 보다는 이게 훨씬 더 나을거란 생각에서였다.










나 : 밖으로 나갈래? ...바깥 공기 좀 쐬면 괜찮아질텐데... 좀 추우려나;;










모모 : 밖에? ....음... 그럼 잠시만, 나 옷 좀 따뜻하게 입고 올게.











나 : 어, 그래. 나도 옷 두툼하게 껴입고 다시 올게. ....여기로 나와있어.










때는 초겨울의 중반의 날씨였다. ;;; 나뭇가지가 제법 흔들릴 정도의 바람까지 부는 듯 했기에,











나와 그녀는 옷을 좀 두껍게 입고나올 필요가 있었다.










내가 옷을 대충 껴입고 나오자, 그녀는 이미 복도에 나와 난간에 기댄채로 바깥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 : 오우;; 이 어둠속에서 동작한번 엄청빠르네-ㅁ-;;










모모 : 헤헤;; 빨리 오빠랑 나가고 싶어서...










나 : ....헤에~ 요즘 모모, 니가 하는 말 하나하나가 내 마음을 너무 감동시켜... ㅠ_ㅠ










모모 : 그래? ...그거 좋은거지? 그게 '내조를 잘한다'라는 뜻이랑 비슷한거 아니야?










나 : ..으응;; ;; 마, 맞는거 같애;;; 근데 너무 그 '내조'라는 거에 얽매이지마;;

그런거 생각 안해도 모모, 충분히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니까.











모모 : 응









나는 자연스럽게 내 왼손으로 모모의 오른손을 더듬어 찾기 시작했다.










복도는 꽤 어두웠기 때문에, 바로 곁에 있는 모모의 손 위치조차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솔직히, 이 어둠때문에 적잖이 무섭다;;;










마침내 '손'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만한 말캉거리는 물체가 잡히자,









나는 손가락들을 벌려 그녀의 손가락과 깍지를 꼈다.










이 모든 도킹;;이 완료되고, 마지막으로 따뜻한 모모의 온기가 손바닥으로 전해지면서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나 : 나가자. ^ㅡ^










....현관문을 열고, 숙소건물로 나오자마자.... 초겨울의 새벽바람이 매섭게 우리들을....










맞이한다;;;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할만큼, 쌀쌀맞은 대접이었다...;












주변의 나뭇가지가 바람과 공명하면서 웅웅거렸고, 스산하게 울어젖히는 야행성 동물들....









...게다가 음울한 주변공기.... ...전혀 데이트할만한 분위기가 아니다, 이건;;;










모모 : ....우... 운치있는 야경이네?;;










나 : ...그;;; 그러게...;;; 하... 하하하;;;









어색한 웃음을 교환한 뒤 잠잠해진 우리. ;; 일단은 주변을 걸어보기로 하고 서서히 발걸음을 옮겼다.










...음...;; 새벽바람을 맞으면서 연인과 거리를 거니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좀 무린걸;;; .....자갈길을 걷다가 커다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뻔 하면서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었다.










괜찮냐며 부축해주는 그녀가 있음으로 해서... ......230%는 더 쪽팔림을 느낀다...











나 : ....좀 앉아야 되겠다;;; ;;











모모 : ....나도 방금 그 말하려고 했어;;










때마침 길 가장자리에 약간 낡아보이는 벤치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그쪽을 향해 걸었다. ....으;;;










왠지 모모를 괜히 데리고 나온 것 같은 기분이다;;; 속으로 불평하고 있지나 않을지;;;










겨우겨우 벤치 앞까지 도착한 뒤, 역시나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벤치에 몸을 맡겼다.










......이번엔 엉덩이가 시렵다;;;










매서운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버린 이 불쌍한 낡은 벤치녀석은 '온기'라는 것이 남아있지 않은 불쌍한










무생물이었다. ㅠ_ㅠ .....그나저나 모모도 많이 시렵겠는데... 나는 약간 두툼한 잠바를 벗은 후,










한겹 더 껴입고 있던 후드티를 벗기 시작했다.










모모가 내 행동을 보더니 적잖이 놀라며 쳐다봤지만, 나는 꿋꿋했다.











이윽고 후드티를 벗은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나 : 미숙한 야밤 데이트진행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야;;;;

상체랑 하체중에... ...어디가 더 추워?;;;;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잠시 갸웃거리던 모모는 잠시 후 풋, 하고 웃음을 뱉어냈다.










모모 : 풋;;; ....말하는거 웃겨;;; .....솔직히 엉덩이가 더 시려워;










나 : 응;










후드티를 4등분하여 곱게 접은 나는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톡톡 쳐주었다.










그러자 모모는 알았다는 듯이 살짝 몸을 일으켜 벤치와 엉덩이 사이에 공간을 만들었고,











나는 그 공간에 조심스럽게 후드티를 집어넣었다.











모모 : 아리가토.










나 : ....응;











그녀가 살포시 주저앉으면서 감사의 표시를 했다.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았다.. **











모모 : 이제 겉옷 입어. 되게 추워 보이니까 미안해지잖아 ;ㅅ;











나 : 훗... 이래뵈도 별로 추위 안타. ） 젊디 젊은 나이에 이정도쯤이야...










모모 : ...입술이 덜덜덜 떨리는데?











나 : .....-_,- （뜨끔;;










......이런 민감한 영역에서만 눈치가 빠르단 말야.... ;










모모 : 왠지 오늘, 평소보다 훨씬 많이 술을 마신거 같은데... 묘하게 안취하는 거 같아.











나 : 그치? ...나도 그래. 실은 나... 잠도 안오더라









모모 : 에? 정말?









나 : 응.. 근데 이상해. 하나도 안피곤해;;; 갑자기 회춘이라도 했나...










모모 : 회춘? 그건 뭐야? ;;










나 : 젊어지는 거.









모모 : ...흐음... 가능한거야 그런게?










나 : ....;; 농담이었어요;










모모 : ....;; 미안;









나 : ....킥;;










모모 : ...왜?










나 : ...아냐. 그냥...










모모 : 또 그냥이래... 한국어는 '그냥'이라는 단어가 문장에 엄청 많이 들어가는데,

막상 아무런 의미가 없어. 문장에 별다르게 영향을 미치지도 않구...











나 : ...;; 나 국문학도 아니래도;;;










모모 : 그러니까 싱겁게 끝맺지 말고 확실하게 말해봐









나 : ...그냥... 그냥 귀여워서... ...그 뿐이야.










모모 : .....










나 : 보고 있자니... 그냥... 귀여워.









모모 : .....이상해....;;










나 : 뭐가?










모모 : 다른사람한테서는 안그런데... 오빠한테 내 외모에 대한 칭찬들으면...

막 가슴쪽이 두근거리면서.... 얼굴이 뜨거워지는 거 같애. ㅇㅅㅇ;;;










나 : ....그래?; 부끄러워서 그런거 아냐?










모모 : 그런가아?; 왜 부끄러울까;; 연인한테서 듣는 말인데...










나 : 연인이라서 부끄러운거야.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예쁘게 보인다는 건 누구에게나 행복한 일이니까.










모모 : ...헤에~ 그런건가? .......진짜...? 그런거같애. ....부끄러워..











나 : 근데 너무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사실이니까...

모모, 굉장히 예쁘고 귀여워. '여성'이라는 존재에 최고의 축복을 부여한 작품같이.











모모 : .....흐에;; 그, 그런 소리가 부끄러운거야;;; *ㅠ_ㅠ*










나 : 킥킥킥;;;










그 어둠속에서도 그녀의 새하얀 볼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왠지 자꾸 안아주고 싶다... 나는 사심 （**） 을 비울겸, 잠시 그녀를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려보았다.










할머니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길을 잃은 채 주유소를 찾아 헤매다...










그녀와 우연히 만나게됐고... 이런저런 일을 겪다보니 그녀를 좋아하게 되고...











....한국으로 온 그녀와의 재회... ....그리고 학교친구들과도 금새 친해지고...










.....결국 그녀와 연인사이가 되고...










.....그러고보니 짧은 기간동안 꽤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태어나서 특정 한사람만을 생각하면서 이정도의 기간을 보낸 적도 없었다.










설레고, 두근거리고, 하루를 그 사람 생각으로 가득 채우고... ....정말 신기한걸...










'우연'이라는 계기가 이런 깊은관계까지 올 수 있게하는 원동력이라니...










그 순간 난처한 기색을 한 모모가, 고개숙인 내 얼굴아래로 자신의 얼굴을 들이댔다.











모모 : 오빠, 또 딴생각해?










나 : ....응?;; 아;; 아니;;;;










모모 : ....오빠 그런 표정으로 말 안하고 있는거, 딴 생각하고 있다는 신호야.









나 : ....;;; 언제 그렇게 연구한거야;










모모 : ...그 신호 다음에는 언제나 모모한테 심각한 이야기 했는걸.









나 : ....?;;;










모모 : 심각한 표정으로 모모 얼굴을 쳐다보면서...

'아버지'처럼 근엄하면서도 자상하게.. ...그렇게 내 걱정을 해줬어, 언제나 그런 표정 다음엔.










나 : .....










모모 : 처음엔 그 상냥한 배려가 좋았는데, 이제 싫어...










나 : ...왜?










모모 : 그렇다는건 모모가 '걱정거리'라는 거잖아. ;ㅅ;









나 : ....엥? ;;









모모 : 그래서 싫어... ;ㅅ;










나 : ...그래;;; 알았어. 이런 표정 안지을게. ...그리고 바보야;

너도 이제 어른인데 왜 내가 니 걱정만 하겠어...

방금전에 아무말도 안한건 행복해서 그랬던거야.

너랑 처음 만났던 날부터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을 잠깐 되돌이켜본 거 뿐이야 ;











모모 : ....









나 : ...그런거야.










모모 : 오빠. ....그 시간들... 말야.










나 : ...응. 그 시간들이 왜?










모모 : ......행복했어?









나 : ....?;;









모모 : 모모랑 지낸 시간들.... .....행복했어?










나 : ....;;; 새삼스럽게...










모모 : 대답해줘









나 : ....;;;










모모 : 행복했어?










나 : ....응;;; 그것도 엄청. ....지금은 더 행복해.










모모 : ...










그녀가 웃었다. 호오... ....언제였더라? ......저 미소...










......모모의 저 미소만 보고싶어했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모모가 그 미소를 짓고 있었다.









덧니가 살짝 드러나는, 보조개가 패이는, 초생달모양을 한 눈동자가 매력적인...










바로 그 때 그 미소였다.










....윽;;;










마음은 행복감에 젖어있는데... ....몸이 너무 정직하군;;;










차가운 새벽바람에 후드티 하나가 이렇게 아쉬울 줄이야... ㅠ_ㅠ;;











...그녀의 엉덩이를 보호하고 있는 후드티의 희생덕분에,










나의 입술이 파리하게 질려 내 치아들이 딱딱딱 부딪히고 있었다.










그 때, 모모가 고개를 돌려 내 입술을 주시했다. ...그리고 왠지...










묘하게 다른 느낌으로 젖어있는 눈동자를 빛내며... .......작게 중얼거렸다.










모모 : ....입술... 아직도 떨리네.... .....모모가 멈추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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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입니다.!

조금..재미있으신가요?

그런데 말이죠..갈수록 이 애정행각이 찐해지는데...

이걸..성유로 돌려야할까요?흠...

수정중에 한번 날아가서 재 수정한다고 죽을뻔했네요 ㅜㅜ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