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심심해서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항상 어렸을 때 부터 남달리 울음이 많았다.



그런 나를 항상 아빠는 코찔찔이라고 놀리며 자꾸 울면

곧 잘 바보온달같은 놈한테 시집을 보내겠다고 겁을 주시고는 하셨다.



어린 나는 무슨 소리냐며 물었고 언제나 친절하게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리고 지금 난 18살이 되었다.



그동안 사춘기며 반항기며 말 같지도 않은 핑계에 될대로 되란식으로


공부는 집어치우고 가꾸기에만 정신이 빠져있던 터라


슬슬 내 앞날이 걱정되오기 시작했다.




"야이 년아 -_-"


"왜 또.."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를 하고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다.



"그 집게발 같은 것 좀 치우고 이야기 좀 들어봐"


"싫어 -_-"


"이제 너도 내년이면 고3이야 어쩌려고 그래"


"좋은 남자 만나서 시집 잘가면 되지 뭐?"


"좋은 남자가 너 만나 준대?"


"난 이쁘니까"


"에라이 미친년"




항상 아침같이 와서 초치기라도 하듯이 딴지를 걸고가곤 한다.




어떤 날엔 그로인해 재수가 없기도 하지만


또 어떤 날엔 오히려 잘 풀릴 때도 있다.



"갔다 올게"




책이라곤 없는 가방을 메고선 집 밖으로 나왔다.



슬슬 겨울이 다가오는지 서늘해지기 시작했다.



"으.. 너무 줄였나.. 춥네.."



팍 줄인 치마는 없는 각선미를 쥐어짜내기라도 하듯이 있는 힘을 다해 펄럭거렸고


결국 머리 손질한 보람도 없이 무작정 뛰기시작했다.



"아씨 이게 뭐야.."



그렇게 뛰어서 학교에 들어갔는데 벌써부터 입구에서는 한바탕 하고있었다.



"또 저러내.."



우리학교에서도 질 나쁜 놈들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많다.


만약 우리학교가 내세울게 있다면


위로는 공부잘하는 놈이 있다하면 밑으로는 미래의 암흑계 꿈나무들이 서식하고 있다.


말그대로 환상 조합인데


다른학교에서 손도 못 댈 만큼 세지만 또 그만큼 아이들이 많이 괴롭힘 당한다.



지금도 죄 없는 어린양을 구타하는 저 새끼도 특출나게 병신들중 3명에 하나로 꼽히는 새끼다.



괜히 힐끔 대거나 웅성대면 이쪽으로 시비가 붙어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 손부터 가는 새끼여서


1학년 학기 초부터 미친개로 통하던 놈이었다.




하지만 그런 놈이지만 서도 그 아무도 선생님을 불러서 말리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다 들키기라도 하면 되려 자신에게 비수가 꼿힐 테니까..




"신동혁 저거 너무 심한거 아냐?.."



아니나 다를까 이제 서서히 목소리가 하나 둘 씩 세어나오기 시작했고


낌새를 눈치챈 미친개는 먹이를 향해 눈 빛을 쏟아부었다.



"뭘 봐 씨x년 들아"



걸레짝 같은 주둥이에서는 걸쭉하게 욕부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 한마디에 팍 쫄은 몇 몇은 바로 올라가면 되는 길 임에도


한대 처맞을까봐 빙빙 돌아서 자기 반으로 가기 시작했다.



"우.. 우.."



맞는 놈은 한계에 다다랐는지 점점 신음하기 시작했고


오히려 시끄럽다며 동혁은 녀석을 더 구타했다.




"덩치가 아깝다.. 등신같이.."



맞는 놈도 꽤 덩치는 있어보였다.


175~182정도의 체격에 마르지도 찌지도 않았지만 뭐가 후달리는지



매일같이 먼저 쫄곤 한다.



쥐새끼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어뜯는 다는데


쥐새끼만도 못한건지 아니면 진짜 병신인건지 모르겠다.



나도 여기있으면 시비가 붙겠다 싶어 반으로 향했다.



우리반은 2층으로 교무실과 섞여있었는데 아무래도 녀석이 너무걸려서


그냥 말씀드리기로 했다.



교무실 문을 두드리고는 선생님께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


"음?!"



다른 일을 하시다가 갑작스런 등장에 놀라셨는지 흠칫하시 더니 안경을 고쳐쓰시고는


물으셨다.



"무슨 일이니?"



노땅치고는 동안의 얼굴에 지나치게 섬세한 면이 있으셔서 왠만해서는 말을 걸기가 쉽질 않다.



뭐만하면 꼬투리가 잡히기 때문이다.



"지금 1층 후문에 가보셔야 될 것 같은데.."



그 말을 하고는 잽싸게 돌아서 나갔다.



뒤에서 선생님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냥 못들은 채 하기로 하였다.



"아무리 늙어서 뇌가 쭈글쭈글해 졌다고 해도 그 정도면 이해는 했겠지"



그렇게 반으로 돌아가 가방을 놓고는 자리에 앉았다.




어느새인가 시간이 빨리 흘렀는지 벌써 종이 울렸고


풀린 머리를 다듬을 시간조차 없어 그냥 손거울을 보며 손으로 빗는데 갑자기


거울 너머로 거대한 떡대가 보였다.



"으음?"



뒤를 돌아보자 담임선생님께서 위에서 한참 아래를 훑어보고 계셨다.


"아...하하... 안녕하세요.."



막상 할 말이 없어 우선 인사부터했다.


"너 일어나.."



갑작스레 일어나라기에 자동으로 몸이 일어섰는데 또


"한바퀴 돌아봐"


하더니 내 몸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나도 뭔 짓거리인가 싶어 잠자코 시키는 대로 했는데 그때



"너 치마가 이게 뭐야"


"네?"


"머리는 왜 이렇게 길어"


"아.."


"화장은 왜 했어"













시발


뭐라고 해야되는 질 모르겠다.



틀린 소리가 없다.


근데 왜 나한테만 이러지?


다른애들도 다똑같은데





뭐라고 하려다가 한대 처맞을까봐 무서워서 그냥 화장실로 가서


화장을 지우기 시작했다.



"아 짜증나.."


크림이 짙게 스며들어서 겉화장만 지운채 손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나오는데



누군가와 마주쳤다.



다름아닌 아까 그 찌질이였다.



"아.."



날 보더니 무언가 하려는 말이 있던 것 같은데 그냥 무시하고 가려다가


갑자기 그녀석이 한 말 때문에 멈춰섰다.



"아.. 고마워!!"



"응?"



갑자기 고맙다는 말에 무슨 소린가 하고 돌아봤다.



"선생님 한테 말해줘서.. 아마 그때 안오셨으면 진짜 죽었을 꺼야.."


하고 말하고는 잽싸게 지네반으로 도망쳤다.


"아.. 으응.."



나도 얼떨결에 일어난 일이라 뭔 지도 모른채 반으로 들어갔는데.



"끼아악!!"



순간적으로 소리를 질러버렸다.


"뭐야!"


선생님이 나를 쳐다보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갑자기 머릿속이 팽팽 돌기 시작했다.




어떻게 그녀석이 내가 이른 걸 알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