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벌써 30화까지 왔는군요!!

좋습니다..

허허

바로 시작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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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 여대생 모모] 28.








- 드르르르르륵... 드르르르르르륵...








나 : ...여보세요오..








모모 : 오하이오~ 민우 오니짱.








나 : ...앗! 모모!!♡ ㅎㅎㅎ 왠일이야 이런 아침부터?







모모 : 할 말이 있어서.








나 : 오.. 뭔데?








모모 : 오빠, 오늘 시간 좀 있어?








나 : ...많지








모모 : 그럼 오후에 우리 학원, 놀러올래?








나 : 학원에? ...미술학원? 거긴 왜?








모모 : 오늘 내가 가르친 학생들 작품 전시회 있거든. 와서 구경하라구 ㅎㅎ







나 : 호오~ 그래? 몇시에 하는데?









모모 : 아마 오후 4시쯤? 그 때쯤부터 시작할거야. ...아! 그리고 내가 그린 그림도 있으니까 기대하세뇽~









나 : ...오오~ 좋아, 좋아. 꼭 갈게.








모모 : 응! 꼭 와야돼~ >ㅁ<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걸려온 것은, 활기찬 목소리의 모모 전화였다.








흠... 작품 전시회라... 재밌겠는데ㅋ 예전, 내가 입시생이었을 때 나도 몇번 가져본 적이 있었다.








모모가 가르친 학생들의 작품회... 뭔가 기대가 되는 느낌이었다.








입시가 막바지로 다가오는 시즌인 요즈음, 모모는 일요일에도 학원에서 애들을 가르치는 중이다.








항상 석고상을 노려보며 그림을 그려야 한다면서 눈이 나빠지기 전에 대비한다고









안경까지 맞춰 끼고 다니는 그녀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








정말 열심이라니까... ㅋ최근에는 어머니와 헤어진 아픔도 어느정도 잊고 사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한국에 온 초반기만 해도 밤에 자주 전화를 걸어 흐느끼곤 했었는데...








나는 세수를 하고 옷을 주워입기 시작했다.








모모와약속한 시간 전에 태석이를 만나보기 위해서였다.








...이놈 오늘 제대로 만나서 이야기를 한번 나눠봐야지...








하은이와 그 지경까지 되도록 나한텐 말 한마디 안하다니.







그게 제일 섭섭했다. 그래도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 나에게!








그 놈과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는 근처의 PC방;;








이른 아침부터 술을 빨 수도 없는 노릇이라;; 역시 만만한 데가 거기였다.








...일요일 아침인데도 PC방 내부엔 손님들이 개미집마냥 바글바글했다.








저 만치 구석자리에서 담배연기에 휩싸여있는 놈을 발견했다;








나 : ...자리도 꼭 지같이 우중충한데만 골라 잡아요...








태석 : ...왔냐.








나 : ......임마, 섭섭하다.








태석 : ㅋ... 일단 앉아라.









태석이는 모니터를 향해 길게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왠지 모르게 초라해진 듯한 그 녀석의 눈동자가 마음에 걸렸다.








나는 컴퓨터 앞에 있는 의자를 빼내 자리에 앉은 후 컴퓨터를 켜며 말했다.








나 : 하은이랑 그 지경까지 갔음 이야기를 해야지 짜식아.








태석 : ...하면? 해결해주냐?








나 : ;; 그런건 아니지만...








태석 : 일부러 말 안한거야 임마.. 너를 위해서








나 : 뭐가 나를 위해서냐..;;;








태석 : ...킥.. 짜식. 모르는 것이 약이라 사료된다. ....스타 한판?








나 : ....이놈도 하은이랑 비슷한 말을 하네.. ;;; ....오냐, 한판하자.









곧바로 배틀넷으로 들어가 방을 만드는 태석이...








오늘, 이녀석의 행동패턴을 보아하니 하은이와 많이 안좋다는 것이 절로 느껴졌다. ;;;








그 까불까불하던 녀석의 움직임;은 온데간데 없고,








햇볕에 말리려 내놓은 오징어마냥 추욱 처져있는게 딱하기 그지없다. 1:1로








스타를 하면서도 이놈은 한마디도 안하고 있었다.








예전의 녀석이었을 때, 나한테 이겼다면....








태석 : 크하하하하하~~~ 이런 허접을 보았나 그래!!

내가 임마 발가락으로 마우스질 해도 네놈정도는 이기겠다. ㅋ








.....이런 반응을 보였을테고.. ;;; 나한테 졌다면...









태석 : 이, 이, 이;;; 이자식;;; 너 임마 맵핵이지! 어! 맞지!!

임마 어디서 얍삽한 플레이만 골라서 배웠어 자식아! 다시해! !!







....이런 반응을 보였을텐데... ;;; 수십판을 넘게 게임에 임하고 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저 방을 만들었다가, 게임하고, 다시 방만들고... .......이 작업의 연속이다. ;








어느정도 게임을 즐겼다 싶었을 때 나는 녀석에게 말을 건넸다.








나 : 심각하냐?








태석 : .....








나 : 니가 이럴 정도면 엄청 심각하겠지... ....해결방법은 안보여?








태석 : .....








나 : ....아, 이자식 답답하게... 야;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 임마!;







태석 : ....후우~ ...야, 형님 힘들다 임마. ㅋ








나 : ;;;








태석 : ....하은이 한테 다 들었냐? 걔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는거?








나 : 어;








태석 : 그래... 거기서 부터가 이미 잘못된거라서... 별다른 해결방법이 없을 거 같다








나 : ....엥? 그정도야? ....하은이가 좋아한다는 그 사람이 그 정도로 대단하냐?








태석 : 적어도 나한테는... ...내가 들어설 틈조차 없다고 본다. ;;;








나 : .... 말도안돼... 너 임마 괜찮은 놈이야! ...또라이 기질만 빼면;








태석 : ㅋ 나보다 더 괜찮은 놈이니까 그렇지. ...게다가, 중학교때부터 좋아했던 남자래;;;

상대가 안되는 게임이야 이미...








나 : ...허어...;; .....근데 진짜 하은이도 하은이네...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으면서도 니가 고백했을 때 승락하다니 말야.








내 말에 태석이는 묵묵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그 놈답지 않은 과묵한 진지함...;; 나는 순간 녀석에게 위축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자 그 녀석이 다시 말했다.








태석 : ....큭큭... -_,-;; 우리 하은베이비... 나 진짜 걔 허벌나게 좋아했었는데...

이렇게 쫑이 날줄은 몰랐다. 이 싸나이 김태석에게 패배라는 것이 올줄이야...








나 : ...;;; 임마....








태석 : ....됐다~ 난 내 선택에 만족해 이제.

나중에 다시 생각해도 내 선택이 옳다고 믿게 될거야 아마. ....너랑 쭈욱 친구로

남아있는다면..







나 : ...임마 당연하지. 대학교 때 만나서 우리처럼 친한놈들이 어딨냐 ㅋ









태석 : ...그래... 그러니까 더이상 하은이 이야긴 하지말어 짜샤!

이 형님을 더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나 : .....









나는 더이상 하은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녀석은 지금 굉장히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아버지와 어머니 두사람이 물에 빠졌는데,








한사람만을 구할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상황에 처한 채 누굴 구해야할지 갈등하는 모습이었다.









태석이가 힘이 들 때, 내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내게 있어서 꽤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그 녀석에게 받아온 도움이 굉장히 많았으니까..








...그에 비해, 나는 너무나 무력한 친구였다. 녀석이 힘들어 하는 이유조차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으니....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멍하니 내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을 때,








태석이가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중얼거렸다.








태석 : 얌마.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자식아 ㅋ_ㅋ 괜한 신경쓰지말고 넌 모모한테나 충실해. ....

모모 뺏길거냐 다른사람한테?








나 : ...이것들이;;; 왕년에 커플 아니었다고 둘이 아주 똑같은 말을 하는구만;;; ....내가 미쳤냐;

모모를 뺏기게.








태석 : ...그래. 그거면 됐다. 게임이나 즐기자. 언제까지 할래?








나 : 이따가 오후 4시쯤에 모모네 학원 가봐야돼. ;;








태석 : ....학원? 왜? 또 출근도장 찍으러 다니냐? ;;;;









나 : 출근도장은 또 무슨;;; ...그런게 아니라,

오늘 모모네 학원에서 걔가 가르친 학생들 작품 전시회 한대네? 그래서 나보고 오래.







태석 : 작품 전시회? ...호오~ 재미있겠는데?








나 : ..그치? 같이 갈래?








태석 : 흠.... 열렙해야할 게임이 남았는데.... ;;








나 : .... 너 그러다가 머리통에 곰팡이 슨다. ...발효되버릴걸?








태석 : ...;;;; 알았다; 같이 가자.








모모네 학원에서 전시회 구경도 하고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그녀와 함께 식사하고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태석이 기분도 좀 풀릴 것 같았다.








때문에 꼭 녀석을 데리고 가고 싶었다.








게다가 모모의 활발함과 은근한 곳에서 발휘되는 엉뚱함은 풀죽어있는 사람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마술같은 힘이 있었기에 더더욱 데려가기로 마음먹었던 거다;;;








PC방에서 대충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오후 2시가 조금 넘었을 때,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서 모모가 일하는 학원은 어느정도 거리가 있었기에 일찍 출발하기 위해서 였다.








한 3시 반쯤이면 도착하겠지.... 전시회 시작하기 전에 모모랑 조금 이야기 정도는 할 수 있겠다. ㅋ









내 예상대로, 버스를 타고 학원에 도착하자 3시 반 이었다.








학원으로 들어가는 현관에는 [중학입시반 작품 전시회]라는 푯말과








화환으로 장식된 표지판 여러개가 놓여있었다.









나와 태석이는 예전 입시 시절을 떠올리며 씨익 웃어보였다.








앞에서 전시회 팜플렛을 나눠주던 학원 강사 한사람이 우리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강사 : 어머~ 모모 선생님 친구분이시죠? 전시회 보러 오셨나봐요.








나 : ...아, 네^ㅡ^ 안녕하세요.








강사 : 옆에 분은 친구분?








나 : 네. 학교 친구에요.








강사 : 네에~ 친구분도 어서 오시구요, 여기 팜플렛 받으시구... 2층으로 올라가세요.

거기에서 전시회 할거거든요.








나 : 네. 수고하세요~








각자 팜플렛 하나씩을 받아든 나와 태석이는 현관으로 들어가 2층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갔다.








휘황찬란한 실내의 조명등을 지나가자 이윽고 전시회장이 눈에 들어왔다.








태석 : 와우... 역시, 메이커 학원 체인점이라 틀리긴 틀리네;

난 동네 미술학원서 입시 공부했어도 대학 합격했는데 ㅋ








나 : ....니가 우리학과 제일 꼴찌로 입학한 놈이잖아

그것도 예비합격이었다가 어떤놈이 입학포기해서 들어왔음서 ㅎㅎㅎ








태석 : 합격했다는 사실이 중요한거다 이눔자식아








나 : ㅋ .....근데 모모는 어디있지?








나는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모모를 찾았다. 전시회 준비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몇몇 강사가 보였지만,








모모는 어디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태석이가 바로 옆에서 화환과 팜플렛을 정리하던 한 강사를 붙잡아 질문했다.








태석 : 여기 중등부 입시반 담당하는 '모모'라는 선생님 없어요?








강사 : 모모...라면... ....아! 그 선생님 말하는 거구나~ 그 선생님이라면...

저쪽 전시회장 안쪽에 있을거에요.








태석 : 예. 감사합니다.








나와 태석이는 그 강사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서는 전시회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역시나 럭셔리해 보이는;;; 실내 장식과 조명등이 가득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나는 넓은 전시장을 둘러보며, 태석이에게 말했다.








나 : 음;;; 야 태석아; 금발을 찾아라;; 그게 더 쉽겠다.








태석 : 아까부터 그러고 있는 중이다 근데 여자 강사들이;; 노란머리가 많아서 졸라 헷갈린다 야;;








나 : ...그러게... ........아! 저 사람 아닌가?








전시장 귀퉁이에서 작품을 걸어두는 액자를 꺼내고 있는 한 금발의 여자 강사를 발견한 내가








태석이 어깨를 툭툭치며 말했다.








태석이도 내가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다가 헷갈린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태석 : 아;;; 젠장;; 여기 조명이 너무 밝아서 금발인지 노랑머린지;;

분간이 안간다 직접 가서 보면 되겠네.








그 때, 중학생으로 보이는 몇몇 학생들이 전시회장 안으로 몰려들었다.








중학교 3학년쯤 되보이는 교복을 입은 남자애 하나가 주변을 두리번대다








이윽고 우리가 가리킨 그 여자 강사를 발견하더니, 이내 소리쳤다.









남자 중딩 : 아! 모모 선생님이다! 모모 선생니~임~









[혼혈 여대생 모모] 29.









그 남자 중딩은 쪼르르 뛰어가더니 이내 모모에게 뛰어들었다.








남자 중딩 : 선생님~ 졸라 한참 찾았잖아요. 여기서 뭐해요?








모모 : 아야야;;; 석현아 아파; 놓고 말해 놓고=ㅁ=;;; 액자 정리좀 하고 있었어.

다른애들은? 아직 너 혼자온거야?








남자 중딩 : 아니요. 다 왔어요. 3층에서 모모선생님 다 기다리고 있어요. 빨리 올라가요 빨리~








.....;;;;








16살이나 먹은놈에 자식이;;; 어디서 귀여움을 어필할려는 거야 맞을라고;;;;;









나는 모모에게 추근대는 그 교복 중딩을 쳐다보며 눈을 부라리는 중이었다;;








보다 못한 태석이가 내 옆구릴 쿡쿡 찌르며 말했다.








태석 : 라이벌 졸라 많다 너? ...이번엔 중딩이네ㅋ








나 : 시꺼 임마; 중딩이 나랑 상대가 되냐.








태석 : 안될건 또 뭐냐. 저놈 훤칠하니 잘생겼구만. 요즘 연하남자랑 사귀는건 놀라운 일도 아니다 너?








나 : .....








나와 태석이는 모모와, 그녀에게 매달려있는 중딩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중딩을 매달고 낑낑대던 모모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모모 : 앗! 민우오빠! 태석오빠! ㅇㅁㅇ








나 : 모모 안녕ㅋ









태석 : 모모 안녕ㅋ








나 : ...; 너 왜 내 말투랑 똑같이 말하냐.








태석 : 별걸 다 신경쓰는군; （ ㅡ_-）








모모 : 헤에~ 언제온거야? 왔음 바로 나 찾지 그랬어








나 : 아아~ 하도 학원이 넓고 으리으리해가꼬;;; 찾는 중이었어.








모모가 나와 태석일 반기며 환하게 웃자,








그녀에게 매달려있던.......아니 근데 저놈이 아직까지 매달려있네....;; 어찌됐든








그녀에게 매달려있던 중딩의 눈빛이 갑자기 변했다.









마치 자신의 먹이를 뺏으려는 하이에나를 경계하는 사자의 눈빛...;;; ...;;








나이도 어린놈이 눈빛하나는 끝내주는군; 나는 그 녀석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나 : 얘도 모모 니가 가르치는 학생이야? 훤칠하니 꼭 고등학생같네^ㅡ^









모모 : 응. 내가 담당한 반 중에서 제일 잘 그리는 애.









나 : 오~ 그래?









중딩 : ）+ ☜ 계속 눈 부라리는 중;;








나 : 하~ 고놈 눈빛 한번 야무지네... 근데 모모 선생님이 힘들어하니까 이제 그만 떨어져라 야~ ^ㅡ^








중딩 : ...남이사. ）








나 : ....응? ?;;; 뭐라고 했니?








중딩 : （쌩까며） 모모 선생님, 빨리 3층으로 가요~ 네?









나 : .....








태석 : .......








....;;;








아니 이런 싹수 노란 중딩을 봤나 그래!!!









그 중딩 녀석은 노골적으로 내 말을 무시한채 다시 모모를 치근거렸다.









모모는 어쩔줄 몰라하며... ;; 그 중딩의 손에 이끌려 3층 계단쪽으로 끌려가다 시피 하고 있었다.








멀뚱히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와 태석이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말했다.








나 : .....봤냐? 노골적인 쌩~ ....








태석 : 어린놈이 벌써부터 싹수가 파릇파릇하게 곪아가고 있는걸?








나 : 질풍노도의 시기라 이거군;;; 모모네 반은 죄다 저런 애들 아닐까?








태석 : ...그럴지도..;;; 이 학원 원장이 악덕사업가라면

그런 떨거지들을 신출내기 강사인 모모에게 떠맡겼을지도 모르지.








나 : ....안되겠다. 3층으로 따라가보자.









나와 태석이는 곧장 모모가 올라간 계단을 통해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은 학생들이 그림을 그리는 교실이 쭈욱 이어져 있는 곳이었다.








건물 자체도 굉장히 큰데다가 그 안의 교실도 층당 4개정도 였다.









3층과 4층, 5층까지... ;;; 굉장한 학원이로군;;; ....








잠시 학원의 규모에 감탄한 나와 태석이는 모모로 보이는 여자와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학생 무리들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향했다.









학생 1 : 선생님~ 고등반 입시도 가르치실거죠?









학생 2 : 제발요 선생님~ ㅠ_ㅠ 선생님한테 배우고 싶어요~








학생 3 : 선생님~ 고등부도 맡아 주세요 ㅠ0ㅠ








모모 : ;;; 얘들아;; 내가 아직 고등입시반까지 맡을 실력이 안되잖니;








학생 2 : 안되긴요! 선생님이 얼마나 잘 그리는데...








아까 그 싹수중딩 : 그것보세요 선생님, 제가 원장선생님한테 말해볼게요.








모모 : 안돼 그건!;;; 괜히 그러면 원장선생님만 난처해지셔.








싹수중딩 : 선생님이 고등부 안가르치시면 학원 그만둔다고 하죠 뭐








모모 : ;;;;








학생 3 : 아 맞다. 그럼 되겠다! 나도 때려친다고 해야겠다.








학생 1 : 나도나도!








학생 2 : 우리 단체 농성 들어가자! !!








..... 저, 저놈들이 중등부냐...;;;








완전 하는 짓이 공갈자해협박단이랑 맞먹잖아!;;;








나는 모모의 인기를 절실히 실감하면서, 한편으로 밀려오는 압박감을 감추지 못했다. ;;;








옆에서 내 표정을 살피던 태석이가 갑자기 그네들에게 소리쳤다.








태석 : 임마들아! 이것들이 어디서 경찰청 사람들 매니아같은 소리나 지껄이고 있는거야!

싹수들이 훤하네 그냥; 모모 선생님 짤리기를 바라는 거냐 니들?








싹수중딩 : ...아... 저 꼰대들 또 왔네...









태석 : ...꼬, 꼰대?!;;; 저... 저런 싸;가;지 제로같은 놈을 그냥!








나 : 야;; 참어;; 여기 학원이여;;; 건들어봤자 우리만 손해다;;









태석 : 어후~ 저것들을 그냥... 나 중학생때는 안저랬다고!









나 : ....넌 저거보다 더 심했을거같어;








태석 : 임마;; 그게 지금 여기서 나올 멘트냐?









나 : ...어쨌거나...;;








우리 둘이 티격태격 하고 있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모모가 학생들을 진정시키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모모 : 미안해 오빠;; 애들이 좀 심하게 짖궂어서;;









나 : 아냐;; 저 나이땐 다 저렇지. 반항심을 멋으로 생각하고...

그나저나 저것들 가르치려면 애 꽤나 먹겠어 모모ㅠ_ㅠ








모모 : 나한텐 착하게 굴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








나 : 으...;; 전시회 시작하기 전에 이야기나 좀 하려고 했는데 벌써 시간 거의 다 되가네... ;;;








모모 : 휴게실로 잠깐 올래? 거기 커피랑 차 있어.








나 : 아.. 그래? 그럼 가자.








모모는 나를 이끌고 빠른걸음으로 학생들을 뒤로한 채 휴게실로 뛰다시피 들어갔다.








태석이는 그 때까지도 그 싹수노란 중딩과 눈싸움을 벌이는 중이었다;








보다못한 내가 태석이의 어깨를 잡아끌자, 그제야 녀석도 못이기는 척 휴게실로 끌려들어왔다.








학생들이 자기네들끼리 웅성웅성 거리며 휴게실쪽을 쳐다보고 있었지만









여기는 강사들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인지, 따라 들어오거나 하진 않았다.








유리로 된 출입구 너머로 보이는 중딩들의 살벌한 눈빛을 바라보고 있자니, 태석이놈이 나에게 말한다.








태석 : ...야; 굿타이밍에 잘 건져줬다. ...사실 쫄았었거던;








나 : ...;; 이런 쪽팔린;; 중딩한테 쪼냐!









태석 : ...쪽수가 안되잖아;; 요즘 중딩 무섭다 너?









모모 : ;;;








나 : 그나저나 모모; 너 이런 환경에서 잘도 버티면서 일했어;








모모 : 그래도 착한 애들이야. 모모 중학생 때는 쟤들보다 훨씬 더 심한애들이 천지였는데 뭘. ;;;








나 : ....일본이란 나라가 무섭다...;;;








태석 : 감탄할 때냐 이놈아! 이거 잘하면 전시회 관람하러 왔다가 모포말이 당하게 생겼다;;;;;








나 : 임마; 고작해야 중학생이야 중학생. ;;








모모:일단, 차부터 마시면서 좀 기다리고 있어. 녹차랑 자스민차 있는데.뭐마실래 ?








나 : 자스민차 마실게.








태석 : ....난 네스퀵 섞은 우유로.








모모 : ...없어 그런거;;;;








태석 : ...쳇; 커피 마실게.








모모는 커피포트가 올려져 있는 티 테이블로 총총 걸어갔고,








나와 태석이는 앞쪽에 있는 접대용 테이블의 의자에 걸터앉았다.








음.... 차를 끓이기 위해 테이블 앞에 서 있는 모모의 뒷모습...








그 풍성한 머리카락을 한갈래로 쭈욱 따내려 리본으로 고정시켜 놓은 금발 머리가







그녀의 어깨움직임에 맞춰 찰랑거린다.








폭신폭신해보이는 얇은 흰색 머플러와 소매가 두툼한 셔링 블라우스가








까만 정장 치마랑 잘 어울리는 걸..... **








회색 면스타킹에 검정 정장구두... .....아무래도 전시회 때문인지 나름대로 격식을 갖춘 차림새 같았다.








이윽고, 차를 다 끓여낸 모모가 머그잔 두잔을 양손에 들고 돌아섰다.








모모 : 자, 마셔봐. 이래뵈도 '다도의 왕국'에서 배운 차 솜씨야.








나 : 호오~ 기대된다. 잘 마실게 ^ㅡ^









태석 : 한사발 해보실까. ㅋ








나와 태석이는 그녀가 건넨 머그잔을 받아쥐고 입으로 가져갔다.








약간 뜨거웠기 때문에 입김을 후후 불어가며 조금씩 홀짝여보았다.








...호오~ 이 쟈스민차... 꽤 괜찮은데?








은은하게 입안에 퍼지는 향기가 티백으로 된 인스턴트와는 확실히 틀리게 느껴졌다.








나는 입안 그득히 퍼지는 좋은 향기를 느끼며 태석이 쪽을 돌아봤다.








...그놈 역시도 커피의 맛에 놀란 듯한 표정을 해보이며 나를 쳐다보던 중이었다.








팔짱을 끼고서 우리 둘의 표정을 감상하던 모모도 만족했다는 듯, 살며시 미소지어 보였다.








태석 : 그나저나 모모, 인기좋네 여기서도? ㅋ 저 중딩들, 다 네 추종자들 아니야?

설마 벌써 팬클럽까지 생겼다거나... ㅋ








모모 : ;;; 그런거 아냐;








태석 : 아니긴 뭐가 아냐 질풍노도의 시기가 닥친 저 중딩들이 떼거지로 몰리는 것좀 봐.

우리 모모가 또 좀 뷰리풀하냐? 위험해~








모모 : ;;; 놀리지 말아 자꾸;;








- 삐걱..









휴게실 문이 열리더니 여자 강사 한명이 들어왔다.









그녀는 모모에게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강사 : 모모 선생님, 전시회 시작시간이에요. 준비하고 나오세요








모모 : 아, 예예. ...오빠들, 그럼 작품들 구경하고 있어~ 나 다녀올게.








나 : ....저것들이 그린 작품이라니 왠지 구경할 맛이 딱 떨어져;;








태석 : 이하동문이다;;








모모 : 그러지말구! 쟤들이 얼마나 열심히 작품 만들었는데~!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밀도 있게 감상하구 와. 알았지 ?








나 : ...응;; 알았어. .....완전히 선생님 다됐구나 너. ^ㅡ^;;








태석 : 휘익~♪ 누군 좋겠네... 장차 학원 강사 마누라도 얻고...








나 : ..이, 임마! 야! 형님! 아버지!! 제발 닥쳐;;;;;;








태석 : ....~（ ）~룰루...









다행히 모모는 급하게 나가느라 태석이의 마지막 멘트는 듣지 못했다.








나는 그녀가 휴게실을 나가는 것을 확인한 뒤, 태석이놈에게 달려들었다.









나 : 이놈아아~!! 어쩌자고 그딴 소릴 하는거야~! ;;;








태석 : 답답한 네놈에게 이런 멘트 나오길 기다리면 이미 난 죽어서

관속에 묻힌 뒤에도 100년은 더 걸릴거다.








나 : 나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초치지좀 마라;;








태석 : 이런걸 원하고 있는 줄 알았더니 ㅋ









나 : 즐이야








나는 태석이에게 걸고 있던 헤드락;; 을 풀고,









테이블에 기댄 채 모모가 끓여준 자스민차가 담긴 머그잔을 들었다.








입안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그 향... 일본식 다도에 익숙한, 한국인이길 원하는 그녀가 끓인 차였다.








입술께로 머그잔을 가져가 한모금 마셨다.









그리고, 슬슬 내 마음의 엔진에 시동을 걸 준비를 했다.








굳게 입술을 다물고 눈을 빛내는 나를 바라보던 태석이가 뼈를 찌르는 멘트를 던지기 시작했다.








태석 : 모모 앞에서 떳떳해지고 싶으면, 지금보다 더 나은 너를 만들려고 쑈하는 것 보다...

모모가 이 한국땅에서 너란 남자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될 정도로,

네 입지를 굳히는 게 더 중요해이자식아.. ...

행복하게 해줄 자신... 그거 하나로 밀어붙이라고.

그거 하나면, 충분히 모든 장애물을 스스로 넘을 수 있을거야.

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언제나 모모편에 서고... 언제나 모모에게

힘이 되어줄 자신... 그거면 '현실적인 사랑'이 갖춰야 될 자질구레한 것들 다 필요없어. ....

난 애초에 그게 부족했거덩. .......

하은이를 행복하게 해줄 자신감도 하나 없었으면서... 그냥 무턱대고 좋아해버리기만 했지....

내 맘대로 말야.. ...내 곁에 두고 싶어서..

그저, 내 소유가 되기를 원해서... .....그래서 난 너랑은 상황 자체가 틀리다는 거야.

넌 그 자신감 하나로도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알아 듣겠냐, 이 멍청아... ㅋ









[혼혈 여대생 모모] 30.








전시장에는 중등부 학생들이 그린 작품들이 즐비하게 액자에 전시되어 있었다.








석고상을 그린 뎃셍... 인체 소묘... 풍경 수채화...








정물 유화 등등... 나와 태석이는 옛 입시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머금고








작품 감상에 몰입해있었다 ;;;









태석 : ....야, 이노무새리들;; 그림은 꽤 그린다?









나 : ....그러게;;; 골빈 중딩들인줄 알았는데...









태석 : ...그나저나, 너 아까 그놈 그림 찾았냐?









나 : 어떤 놈?








태석 : 그 싹수 노란 녀석 있잖아; 모모한테 매달리던....

이름이... 석... 석... 아! 석현이라고 했었나?









나 : ....아아~! 그 놈! !! ......그림 아직 못찾았는데.








태석 : 액자 밑에 이름 붙어있잖아. 잘 찾아봐! 어디 얼마나 잘그리는지 좀 보자.









순식간에 전시회 관람에서, 질투 섞인 수색작전으로 목적이 바뀐 우리는;;;








회장을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 '석현'이라는 이름이









써진 액자를 찾기 시작했다. 워낙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나와 태석이는








서로 흩어져서 그림을 찾기로 정했다. ...그렇게 얼마간을 찾아 헤멨을까... ;;;








전시회장 한 귀퉁이 쪽에서 태석이가 나에게 손짓하는 것이 보였다.








나는 주변을 좀 살펴본 다음, 그 놈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내가 다가오자 태석이가 손가락으로 한 그림을 가리키며 말했다.








태석 : 어이 찾았다. [중등부 입시 반 - 윤석현] ....이라는 구만. 모모가 맡는 그룹이 반 맞지?








나 : 어디어디. ....호오 맞어. 확실히 반이라고 그랬었어.








나와 태석이는 액자 밑에 써져있는 이름을 확인한 후,








고개를 서서히 들어올려 그림이 그려진 부분에 시선을 고정했다. ....얼라려?!









이... 이건...









태석 : ......허어... 이거 심각한데;;








나 : ...이, 이놈;;; 설마 진심인거야?









태석 : ...글쎄;;; 근데 좀 위험하긴 하다.








......그 중딩 녀석이 그린 그림에는,








활짝 웃으면서 연필을 쥐고 있는 모모가 수채화로 그려져 있었고









...그 밑에는 조그맣게 작품에 대한 작품명이 새겨져 있었다.








[작품 제목 - 내게 강림한 천사]









.......;;; 맙시사... 천사래...








태석 : .... 중증이군. 진짜 모모 좋아하나보다 이 중딩...








나 : 말도 안돼.... 어떻게 자기를 가르치는 선생님한테 흑심을 품을 수가...








태석 : ... 얼씨구. 임마 그게 왜 말이 안돼. 니가 옛날에 술마시면서 나한테 해준 이야기 벌써 잊었냐?

너 입시미술 다닐 때 니네 반 수채화 선생 졸라 좋아했다며?









나 : 새, 새꺄!!;;; 그, 그거랑 이거랑은 틀리자너! ;;;;








태석 : 틀리긴 개뿔... ㅋ ....와~ 그나저나 이제 확정된거네. 너의 새로운 라이벌로 말야. ...

도대체 라이벌이 몇명이야 그래?








나 : .....








태석 : 근데 이 새리... 그림 쫌 그리는데? ...이정도면 고등부 수준이래도 믿겠다

야... 이거 채색감도좀 봐봐. 이게 중딩이 그린거라니...









나 : ..... 몰라, 졸라 못그렸구만. 실제 모모가 훨씬 이뻐.








태석 : ;; 질투심에 불타오르기 시작했군. .....그것도... .............중.딩.한테 말이야~!

....푸~~하하하하하하하하~~~








태석이는 나를 향해 노골적으로 비아냥 섞인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놈은 배꼽이 빠질새라 자신의 배를 양손으로 부여잡고는 상체를 뒤로 젖혀 과장되게 웃어 제꼈다.









전시회장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우리쪽을 일제히 쳐다보자,








그제서야 태석이는 웃음을 멈췄다. ....아;;; 이런 쪽팔리는;;; ........








나는, 태석이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녀석의 말대로 중학생에게 질투를 느끼는 나 자신에 부끄러움을 느끼는지 헷갈리기 시작하며









뒷머리를 거칠게 긁적거렸다.









나 : 윤석현이라....









오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 되어서야 전시회가 끝이 났다.








학생들의 부모님들도 강사들과 상담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고,








학생들 역시도 자축파티 형식의 다과회를 끝내고 각자 귀가했다.








강사들도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끝난 것에 대해 축하하며 원장 선생님에게








회식을 하자고 건의했다. 결국 강사 대부분과 원장 선생님은 회식을 추진하기에 이르렀고,








나와 태석이는 그 모임에 모모를 빼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때려야 했다;;;









원장 선생님 : 이번 전시회가 무사히 끝난 건 모모 선생님의 도움이 컸어요.

주인공격인 모모 선생님을 빼고 회식할 수는 없겠는데요?

^ㅡ^








나 : ...아;;; 원장 선생님;;; 우리 모모가 술이 좀 약해서리...;;









강사 1 : 술이 약하건 강하건 중요한 회식인데 빠지면 안돼죠）+








태석 : 아하하;; 그야 그렇지만... 사실 모모와 저희 둘이 선약이 되있걸랑요.

내일까지 저희 학교에 제출할 중~요한 과제를 돕기로 했어요.








강사 2 : 아~ 안돼요. 절대 못보내요 모모 선생님은.








나 : ...;;;








태석 : 안되겠다;;; 당사자한테 직접 의견을 물어보는게 낫겠네요. ...모모... 어떻게 할거야? ㅠ_ㅠ 응?








나 : ...모모오~ ㅠ_ㅠ








모모 : ......;;;;;;;;;;;;









모모는 양 패거리의 사이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나와 태석이는 호소력에 젖은 눈물작전을 구사하고 있었고









원장 선생님을 비롯한 강사진들은 [직장내의 위계질서 확립]을 모토로









내걸고 은근한 눈빛공격으로 모모를 위협중이었다;;








우리쪽과 강사진쪽을 번갈아 처다보며 땀을 흘리던 모모가








결국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길게 한번 내뱉더니, 원장 선생님께 말했다.








모모 : 선생님 죄송해요;;; 이 오빠들이랑 선약이 되 있어서... 다음 회식 때는 꼭 참석할게요 ㅠ_ㅠ









.....나이쓰~! 모모 멋져!! 사랑해!! +ㅁ+♡








결국 원장 선생님과 강사들은 쓴 입맛을 다시며 물러섰고 나와 태석이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그들을 향해 썩은 미소를 날려주었다.








-_,- 학원 앞에서 버스를 탄 우리는 모모의 집 근처에서 내렸다.









그리곤 인근 공원에 들어가 적당한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어느새 하늘은 어둠이 짙게 깔려 월광을 토해내는 중이었다.








벤치에 앉자, 모모는 하루종일 서 있었던 탓에 다리가 아팠던지 신고있던 구두를 벗고는 양 다리를








번갈아가며 위아래로 까딱였다.








모모 : 휴우... 하루종일 서 있었더니 다리가 너무 아파-_ㅠ









나 : 오늘 수고 많았어 모모. ^ㅡ^;;;








태석 : 고생많네 진짜. ...어떻게 보면 우리들보다 더 보람되게 사는 것 같아 모모는. ㅋ








모모 : 이럴 수 있는 것도 다 오빠들 덕분이지 뭐. 혼토니 아리가토~








나 : 뭘 또 새삼스레 그런 멘트를~








모모는 나와 태석이를 번갈아 쳐다보며 헤헤, 하고 귀엽게 웃었다.








그 때, 태석이가 엉덩이를 털며 벤치에서 일어났다.








나와 모모는 갑자기 눈높이가 높아져버린 그 녀석을 바라보느라 고개를 위로 쳐들어야 했다.









태석 : 그럼 잘들 놀다 일찍 들어가라. 방해꾼은 이만 사라져주지








모모 : 아... 태석오빠, 가게?









나 : 야, 왜;; 더 있다 가지.









태석 : 맘에도 없는 소리 하네ㅋ 오늘 전시회 덕분에 어느정도 재미있는 구경도 하고...

나름대로 기분도 많이 나아졌다. ㅎㅎㅎ








모모 : 웅.. ;;








나 : ...그래. 나아졌다니 다행이다.









태석 : 자, 그럼 나는 이만 가보실까나... 오늘 재미있었어. ...

그리고 모모, 제자의 넘치는 사랑을 잘 감당하도록 해. ㅋ

그 석현인가 하는 놈... 진심인거 같던데 말야ㅋ








모모 : ;;;








태석 : 그럼 안녀엉~








나 : 짜식...;; .....조심해서 들어가~! 내일 학교에서 보자!








등 뒤로 손을 들어 두어번 흔들며 걸어가는 그 놈의 뒷모습이 왜그리도 쓸쓸해보이던지...








태석이의 뒷모습이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그놈을 알게된 이후로 처음이었다. ...








휴우;; 불쌍한 녀석... 태석이가 가버리고 난 후, 모모와 나는 잠시 침묵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렴풋이 모모도 태석이와 하은이의 관계가 매우 나빠져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








모모 : ...그렇게 사이 좋았었는데... 한순간이네...








이윽고 모모가 구두를 벗은 자신의 두 발을 벤치 위에 올리더니








양팔을 이용해 자기 가슴쪽으로 끌어당겼다.








나 : ...추워서 그런거야?









모모 : 아니. 버릇이야.. 몸이 나른하면 자주 이렇게 해








나 : ...그래도 치마 입었는데 괜찮겠어?








모모 : 응. 짧은 치마도 아니니깐...









나 : 그래... 오늘, 너 되게 멋있어 보이더라.

학생들 부모님한테도 하나 밀리는 거 없이 똑 부러지게 설명해주고. ㅎ_ㅎ 프로 같았어.

나보다 훨씬 더 경험 많은 누나라고 해도 믿겠던데?








모모 : 헤헤;; 그랬어? ;;








나 : 응. ....되게 멋있었어.








모모 : 헤~








모모가 얼굴을 살짝 붉히며 혀를 쏙 내보이고는 수줍게 웃었다.








그녀는 공중에 떠 있는 자신의 발바닥을 까딱까딱 흔들면서 말했다.









모모 : ....알게 해주고 싶었어. 자기들 자녀들이.... 얼마나 재능이 있고 얼마나 능력이 다양한지...

얼마나 부모에게 자랑스러운 자녀인지... 그걸 알게 해주고 싶었어. ......이상한가? ;;;









나 : .....아직 앙금이 남아있구나, 모모..








모모 : 앙금이라기 보다는... 대리만족...일거야. 지금의 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대리만족을 얻고 있어.

내가 유년시절 가지지 못했던 행복함을.... 내 학생들에게는 알게 해주고 싶어.








나 : ....모모....








....북받쳐 올랐다. ...제길... 또 다시 더러운 이 기분이 느껴진다.








...콧등이 시큰해지면서 뜨거운 것이 넘어오려 하고있다.








....모모...








......역시 아파하고 있었구나... 웃는 그 얼굴 사이로...








역시 넌 변함없이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었어... ...미안.. 요즈음 네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잠시 내가 착각했던 것 같아..









너의 그 웃는 얼굴이... 너무 행복하고 예뻐보여서...









니가 가지고 있는 상처는 아예 거들떠 보지도 못했어... ....미안해...









미안해 모모야....









나는 눈물기 젖은 눈으로 모모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역시... 견딜 수 없도록 처량한,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며 내게 보였던...









그 시리도록 슬픈 눈동자로 돌아와있었다.








더 지체할 것도 없이 나는 모모의 머리를 조용히 감싸쥐어, 내 가슴쪽으로 끌어당겼다.









모모 : ...아앗?!;;;









자신의 다리를 양팔로 붙잡고 있던 그녀는, 내 행동에 중심을 잃고 파묻히듯 내 가슴에 얼굴을 내 맡겼다.









모모 : 오, 오빠;;; 숨막혀어;;; 왜이래애=ㅁ=;;;








나 : ...그런 눈 하지말아! 제발.. 제발 그런 눈동자 따윈 하지마...

말이 안되도, 쓸데없는 내 고집이라고 해도... 그래도 좋아.

...제발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지마... 모모 니가 얼마나... 얼마나 좋은 앤데...

얼마나 착하고 순수한 앤데.... ...왜 니가 아파해야되니... 왜...! 왜 너를 아프게 한 사람들이 아닌...

니가 아파해야 하는 거야!! 한국에 온 다음부터 네가 할 일은 행복해지는 것 뿐이야... ...

단지 그 뿐인데... 왜 그것조차도 힘이 드니...









작게 도리질치던 그녀의 움직임이 멎었다.








이윽고 작은 어깨가 조용히 떨리더니 내 가슴팍이 촉촉해짐을 느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있던 팔을 풀고, 천천히 그녀의 고개를 들었다.








....울고 있었다. 서글서글한 그 눈망울에서는 어느새 뚝뚝,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나 : ...모모...








모모 : ...행복해지고 싶어 오빠... ....정말 뼈저리게... 행복해지고 싶어...

밤마다 잠을 설치면.... 온몸이 시리도록 허전하고 외로워... 엄마가 그리워서... .....

받아보지 못한 아버지의 사랑이... 그리워서... ...나, 그냥 아주 조금만... ....

그냥 아주 조금만 내 가족의 사랑을 바라는 거 뿐인데... 왜 그게 이렇게 힘든거야 오빠...? ...

겨우 그것도 나 따위한텐.... 허용이 안되는 거야..?

엄마가 너무 그리워... 너무 보고싶어... 미칠 것만 같아... ...죽을 것 같다구-!!!








악에 받친 듯한 그녀의 앙칼진 외침. ....모모가 악에 받쳐 소리치는 모습은 처음봤다.








한적한 늦은 밤의 공원은, 쩌렁쩌렁한 그녀의 소리침에 일순간 울렁였다.








소리없이 흐느끼던 모모는... 이제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주먹을 쥔 양손으로 내 어깨 언저리를 때리면서 그녀는 울었다.








...가슴을 칼로 후비는 듯이 아파왔다.








힘없는 그녀의 주먹질이 내게는 송곳으로 찌르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렇게 내 가슴안에서








허물어져가는... ......내가 사랑하는 모모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








이건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고통이었다.








....꼭 껴안아줄 수 밖에 없었다. 있는 힘을 다해, 그녀 곁에 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것 따위는 아무 것도 없었다. 한손으로는 그녀의 뒷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다른 한손으로는 등을 천천히 토닥여주고.....








그녀의 서러운 울부짖음이 잦아들기만을 마음속으로 바라며 그렇게 한참을 달래주었다.








나는 미쳐있었다.









...그녀의 울부짖음에... 그녀의 절망스런 눈동자에...








그녀의 온몸을 미칠듯이 휘감고 있는 그 외로움에...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모모를 달래주던 양 팔을 풀었다.









녀는 내 가슴에 얼굴을 깊게 파묻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울음은 어느정도 그쳐 있었고, 진을 다 뺐는지 어깨로 숨을 몰아쉬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양 팔을 그녀의 허리로 집어넣었다.








...순간 내 손길을 알아챈 모모가 몸을 약간 움츠렸다.








아랑곳 하지 않고 팔에 힘을 주어 그녀의 몸을 들어올려 벤치에 똑바로 앉혔다.








힘없이 축 늘어진 모모는 나의 가슴에서 자신의 얼굴이 떨어지자 고개를 숙여버렸다.








나는 오른손으로 모모의 등을 감싸쥐고, 왼손으로 그녀의 턱을 가볍게 잡았다.








그와 동시에 내 얼굴을 그녀의 얼굴에 가까이 가져갔다.








모모 : ....오빠?









내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해하며 나지막히 나를 부르는 모모. 그러나 내 귀에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한없이 슬퍼하는 모습에 자극받은, 내 본능만이 있을 뿐이었다.









모모 : ...흡...








숨을 삼키며 두눈을 동그랗게 뜬 그녀의 눈동자를 마주보며, 나는 모모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었다.








양 팔이 접힌 상태로 내 가슴팍에서 꼼지락 거리는 그녀의 움직임을 모르는 체하며,









나는 그렇게 무례한 행위를 계속해 나갔다.









모모 : ....으읍...








숨이 차오르는 지, 모모가 낮게 신음하면서 고개를 도리질쳤다.








그제서야 나는 그녀의 입술을 덮고 있던 내 입술을 떼어내었다.








모모 : ...하아... 하아...









나 : ......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또 그런 용기가 어디에서 솟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멍청히 앉아서 그녀의 숨고르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그럴 여유도 없었다. 나는 그 동안 참고 참고, 또 참았던...








그녀를 향했던 내 마음을 절규와 함께 내뱉기 시작했다.








나 : ........무례하게 군 거 사과할게 모모... 하지만,

이젠 더이상 내 마음을 숨겨가면서 네 주변에서 맴돌고 싶지 않아졌어.

....지금 이렇게 아파하는 널 보면서, 그저 친한 오빠로... 그렇게 배회하면서 널 지켜보는 거,

이젠 관두기로 했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니,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난 그냥 네가 생각하는, 그 좋은 오빠중의 한 사람으로서 널 지켜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

근데... 그건 용기없는 내 자만일 뿐이었어.

이렇게 아파하는 널 보면서... ....내 마음도 이렇게 아픈걸 느끼면서...

그저 옆에서 방관하고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내 바보같은 마음가짐이 정말로 싫어졌으니까... ...

이제 떳떳하게 너한테 내 마음을 고백하고, 당당하게 네 바로 옆에 서서 널 행복하게 해줄게. ....

이렇게 너 혼자... 외로움에 지쳐서 아파하지 않도록...혼자 있는 네 방에서 너 혼자 울지 않도록...

내 모든 힘을 다해, 네 행복을 지켜줄게. ....정말로 사랑하고 있어.

모모야... 나한테 기회를 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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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머니나... 오늘도 딱 적당한 부분에서 짤리고 말았네요...크크크

댓글 하나에 큰 힘을 얻습니다!ㅎㅎ

하루하루 행복이 깃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