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말 없이 바로 시작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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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 여대생 모모] 25.







모모에게 저녁을 사주고 집까지 바래다준 그날 이후...








나는 그녀가 서서히 자리잡아 가고 있는 듯한 기분에 뿌듯한 느낌을 감추지 못했다 ㅋ;;;








그리고 큰 결심이라도 하듯, 그녀에 대한 내 감정을 [사랑]으로 정의내렸다.








....그러나;;; 대체 지금의 나는 뭘 하고 있는 거지;;;








......오늘도 어김없이 밀린 과제에 치여 과방에서 홀로








야작을 때리는 나의 모습에 비참함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야작 - 야간작업）







나 : 이런 우라질;; 아 진짜 이 교수 과제 너무 빡센거 아니냐고오...








혼자 남겨진 외로움과 고독에;;;; 적잖이 투덜거리는 중,








과방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윤희누나가 들어왔다.








윤희 : 작업은 잘 돼가? '-'








나 : 아... 윤희누나, 어쩐 일이에요 이런 시간에...








윤희 : 아아~ 우리 M.T가는 거 때메 학과대표랑 잠깐 의논할게 있어서..







나 : 엇? M.T 언제가는데요? +_+








윤희 : 글쎄... 다음주 주말쯤에 가게 될 거 같은데...

학교 개교기념일이 주말이랑 붙어 있으니까 그때가 좋을 거 같아.








나 : 아싸~ 나이쓰 ㅋ 드디어 M.T의 바람이 부는구나... 1학기때 참석 못한거 거기가서 다 풀어야겠다.








윤희 : ㅋ 그래, 풀 땐 풀더라도 고 과제부터 완성해야할걸? 안그럼 담당교수님이 안보내줄지도 몰라~ ㅎㅎ








나 : ...;;; 제기랄;; 너무 빡세요 누나 이거;








윤희 : 흐음..... 내가 도와줄까 '-'?








나 : 어라? 그래도 돼요? 학과대표랑 의논한다면서요.







윤희 : 대충은 다 마무리 지어놨어.

어차피 오늘 M.T건 의논 끝내놓고 친구네 자취방에서 자다가 오전 수업 들으려고 했어. '-'

자자, 이리 내봐봐.








....나이쓰... ） 윤희 누나는 내가 앉아 있는 작업 테이블의 옆에다 의자를 하나가지고 와 앉았다.







그리고 내가 만지작대던 과제물을 쭈욱 한번 훑어보더니, 딱딱한 말투로 핀잔했다.








윤희 : ....얼씨구; 이거 그러고 보니까 지난주에 내준거잖아; 아직까지 뭐한다고 안하고 있던거?







나 : ...; 그게;;; 거시기 하게도 이렇게 됐어요;








윤희 : 혼나야 돼, 혼나야 돼 라볶이 3인분 정도는 먹여야 정신좀 차리겠는데?








나 : 억;;;;; 누나 그것만은 지발;;; 그거 다 먹음 위장경련으로 죽을지도 몰라요 난








윤희 : 암.튼. 도와주는 대신에 앞으로는 과제좀 밀리지 말아봐;

이게 뭐니, 맨날 혼자 집에도 못가고 야작이나 하고...








그녀는 혀를 몇번 끌끌 차고 선, 익숙한 동작으로 붓 하나를 골라 잡았다.







나랑은 같은 학년, 같은 학과, 같은 반이기 때문에








듣는 수업도 똑같고... ....고로; ....과제도 똑같다는 뜻 ;;








윤희 누나도 재수하고 대학 합격발표가 남과 동시에 자기가 다니던







학원에서 임시 강사를 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굉장한 실력파다 ;;;;








스윽스윽, 몇번의 붓질을 하자;; 난관에 봉착했던








나의 과제가 조금씩 빛을 발하며 재생중이다;









......역시 대단하단 말야;;








윤희 : 이 교수님은 이런 패턴을 되게 좋아하셔. '-' 다양한 시도도 좋지만,

기본 틀은 교수님이 원하는 방법으로 잡아야지.

그래야 점수도 좋게 받고 말야. 알겠니'-'?








...어느새;;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처럼 변해있는 윤희누나;








나는 그 모습에 미소가 피어나왔다. 피식, 웃는 내 얼굴을 보더니 윤희누나가 말했다.








윤희 : 왜 웃어? 거짓말같아?








나 : 아니요; 그런거 아니에요. 꼭 입시미술 하던 생각이 나서...








윤희 : ..아~ ㅎㅎㅎ 그래? 너 석고상은 좀 그릴줄 알았니?








나 : 그럼요; 석고 하나는 자신 있었는데...








윤희 : ...그으래애~? ' -'）+







나 : .....;; 또 불안하게 눈동자에서 레이져가 나오네...

또 무슨 호기심이 불어서 그렇게 눈을 빛내요;;; 아 겁나;








윤희 : 킥킥킥;; 넌 내가 이런 표정만 지어도 경기하더라? 내가 무서워'-'?








나 : 예; 무서워요. 그것도 엄청;;








윤희 : 어머~ 너 그거 굉장한 실례의 말씀인데'-' 나도 알고보면 얼마나 부드러운 여잔데 ㅎㅎㅎ








나 : .....흠흠. ...과제나 해보실까









윤희 : 킥;; 말돌리기는. .....그래~ 다시 시작하자'-'







누나와 나는 서로 붓을 들고 머리를 맞댄 채, 과제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호흡이 굉장히 잘 맞는걸?









ㅎㅎ 몇시간씩이나 걸려서 완성해야 했던 나의 밀린과제가;;;








윤희 누나의 손길을 조금 빌렸더니, 금새 끝이 보이고 있었다. 한시간 반 가량을 집중한 우리 둘은,








잠시 쉬기로 한 다음 과방 뒤에 놓여있는 쇼파로 몸을 던졌다.








나 : 후아~ 정말 오래간만에 집중해서 뭔가를 해봤네. 기분 꽤 괜찮은데요 이거? ）









윤희 : ....그래? 그 말은 여지껏 니가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증거같은걸~ '-'ㅋ








나 : ; 누나... 자꾸 나한테 그렇게 태클걸면;; 나도 반격기를 쓸 수밖에 없다구요.








윤희 : 반격기? 그게 뭐길래;; 난 너한테 약점잡힌 거 없는데;








나 : .......씨익-_,-









윤희 : 야; 뭐야!; 뭔데?! ...빨리 말해! 안말해? 너 나 궁금해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ㅋ








나 : ....;; 사실 없어요 그런거; 거 농담 한마디 한건데 민감하시긴;;








윤희 : ...너 내일 점심식사는 나와 함께 라볶이로 확정








나 : ...;;; 어째서!!;;;








....크윽;;; 결국 또다시 라볶이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가...









내가 고개를 떨구고 진심어린 침통한 표정을 보이자 그제서야









윤희 누나가 키득거리며 내 어깨를 툭툭 친다.









윤희 : 농담이야 농담, 거 농담 한마디 한건데 민감하긴'-^）r








나 : ...; 나의 그 멘트에 맘이 상하셨던 게군;;; 누나 속보여요;









윤희 : 헷'-' 뭐 어때~ ....그건 그렇고, 민우 너... 우리 모모동생이랑은 잘 되가?








나 : ...;; 언제부터 [우리 모모동생]인거에요 대체;;; ;; 잘 안되가고 있는건 아니지만...

잘 되가고 있지도 않아요;








윤희 : 모모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애교있고 귀엽길래 내 동생삼았지 그건 그렇고...

둘이 별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왜 그렇게 진도가 더딜까?








나 : ....내가 아직 고백 안했거든요








윤희 : 에엑?; 진짜야? ....맙소사;; 그렇게 좋아한다면서 왜 고백을 안해?

그러다 진짜 다른 사람이 채간다 너? ....우리

학과에도 노리는 사람들이 꽤 있던데- _-）+









나 : 컥;; 노리긴 뭘 노려요; 이싸람들이 모모를 언제봤다고 노려! 안되겠다;;

학교엔 자주 데리고 오지 말아야지 ...









윤희 : 풋; 그게 해결책이 되겠니 바보야'-' 아무튼 빨리 진행시켜봐~

이 누나가 너희 둘의 진행과정이 매우매우 궁금하시단다. ㅎ_ㅎ








나 : ...역시;; 한낱 호기심거리로 전락했던 거군요; 우리 관계는;








누나는 깔깔 웃으며 내 머리를 거칠게 헝끌어뜨렸다.








나의 머리카락이 헝클어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걸 알아챈 그녀가 오른쪽 엄지와 검지로 내 입술을 쭉 잡아당기며 말했다.








윤희 : 한가지 팁을 가르쳐줄까? '-'








나 : ....팁? 그게 뭔데요?







윤희 : 여자는 말야... [자기 옆에 항상 머물러주는 착한 남자]에게는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않아. '-'

그냥 언제나 '좋은 친구'일뿐이니까.








나 : ...헉;;; 그거 굉장히 비관적인 뉴슨데;;;








윤희 :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도 필요한 순간에 꼭 나타나주는 남자]라면,

알 수 없는 신비감 같은 걸 느낌과 동시에 마음이 꽤 열리게 돼. '-'









나 : ;;;; 어렵네;;









윤희 : ...그러니까아~ 맨날 모모 주변에만 맴돌지 말고! ...

조금쯤은 신비감을 가져보는 게 어때? '오빠'의 이미지에서 '남자'의 이미지로.








나 : ...흐음;;;









윤희 : ....너무 어렵나? ㅋ 아무튼 자신감을 가져~ 넌 충분히 괜찮은 애니깐.








나 : 오! 누나 사실은 제게 흑심이라도 품고 있던거? ㅎㅎㅎ 누나 어쩌죠? 전 모모가 있는데... ㅠ_-








윤희 : 킥킥킥.. 그래? 그럼 모모 버려버려~ 내가 들어서줄테니까








나 : ....;;;;; 됐어요;









윤희누나는 내게 찡긋 윙크해보이곤 어깨를 두세번 토닥여 주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뒷머리를 감싸쥐고 한숨을 뱉어냈다.









누나와 나 사이에 잠시간에 정적이 흐르자 과방안에 켜둔 형광등에서 전기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 툭... 투투툭... 투툭..... ......쏴아아아아아아아....








창문틀 사이로 빗방울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굵은 빗방울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윤희 : 헤에~ 늦가을 새벽에 가을비라... 운치있네








나 : 그러게요. 조금 심란한 마음이 이젠 궁상으로 바뀌겠어;;;

누나, 분위기도 딱인데 커피 한잔 할래요?

내가 살게요.








윤희 : 그래. 좋지









나는 쇼파에서 몸을 일으켜 지갑을 챙긴 다음 과방 출입구를 열어젖혔다.







윤희 누나도 어느새 쇼파에서 일어나 창문이 붙어있는 벽쪽에 의자를 가지고 와선 양손으로 턱을 괴고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항상 활발한 모습만 봤었는데;; 저렇게 분위기에 젖은 모습을 보니 왠지 누나가 낯설어 보이는걸.. ;







과방을 나와 복도로 들어서자 불이 다 꺼진 어두움이 나를 덮쳐왔다.








낮에 봐오던 익숙한 건물의 복도가 아닌, 을씨년스러운 어색한 복도가








시야에 잡히자 나는 왠지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데 설정한번 죽이는 구만...








나는 무서움을 떨쳐버리기 위해 자판기가 있는 복도 끝 까지 일부러 발소리를 크게 내며 빠르게 걸어갔다.








자판기에 다다른 나는 슬그머니 가슴을 한번 쓸어내린 후;;;








커피 두잔을 뽑았다. ....누나는 밀크를 좋아하니까 이걸로 하고..








음... 간만에 블랙으로 분위기에 심취해볼까나....








커피 두잔을 손에 들고 과방으로 돌아와보니








윤희 누나가 아까 창 밖을 쳐다보던 자세 그대로 눈을 감고 잠이 들어 있었다.








이따금씩 몇방울의 비가 창문 안으로 튕겨 들어와,








그녀의 콧잔등이나 이마를 적셨으나 누나는 가만히 있었다.








나 : 풋... 피곤했나 보네;; 누나 감기걸려요...









나는 내가 겨우 들을 수 있을만한 목소리로 중얼거린 후 테이블 위에 커피를 내려놓고,









입고 있던 얇은 잠바를 벗었다.







왠지 일부러 그 분위기를 즐기려 하는 것 같은 누나를 방해하긴 싫어서








나는 조용히 누나의 상체에 내 잠바를 걸쳐주었다.








타인의 손길이 닿자 그녀는 잠깐 몸을 움츠려 작게 신음하더니









결국 두 팔을 테이블 위에 포개고 그 안에 얼굴을 파묻고는... .....








본격적으로 잠자기 시작했다;;;








나는 비가 쏟아지고 있는 창밖의 새벽풍경을 바라보며 커피 한모금을 삼켰다.








나 : ...졸라 쓰네;;; 역시 나같은 서민이 마실만한 커피가 아냐;;








....문득, 모모와 함께 이 곳에 앉아... 함께 비오는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내 머리속을 간지럽혔다.








[혼혈 여대생 모모] 26.








비가 계속 내린다.








어제 새벽부터 쏟아지던 비가 오전 5시가 다되도록 그칠줄을 모르고 있다.








몇시간 전, 창문 앞 테이블에서 엎드려 자던 윤희누나의 머리쪽으로 빗방울들이 거세게 들어왔기 때문에








나는 누나를 안아서 쇼파 위에 눕혀 주었다.








그녀는 내 잠바와, 과방 안에 있던 곰돌이 푸;;; 이불을 끌어안고서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누나에게 주기 위해 뽑았던 커피까지 다 마셔가며 잠을 쫓았던 나는








어느새 완성된 과제를 손에 쥐고 기쁨에 눈물을 흘릴 수가 있었다 ㅠ_ㅠ;;;








아... 누나가 안도와줬음 오늘 내로 못 끝낼뻔 했어..;;나중에 깨어나면 라볶이나 한사발;; 사줘야 겠다.ㅋ








나 : 비 진짜 많이 오네... 아예 퍼붓는구만;; 장마 끝난지가 언젠데...








나는 담배를 한대 피우기 위해 과방 바로 옆에 달린 테라스에 나와 있는 중이었다.







유리로 된 출입문 바로 위로 천장이 달려있어








비는 맞지 않으면서도, 비 오는 것을 실감나게 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에








윤희누나가 굉장히 사랑하는 장소기도 했다.








나는 입술을 열어 담배 한가치를 입에 문 뒤 불을 붙였다.








싸리한 연기가 입과 코를 훑고 지나가자 순식간에 졸음이 쏟아져내렸다;;








나 : 어우;; 큰일났네;;; 오늘 오전수업도 있는데...









눈 두덩이 주변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잠을 쫓아봤지만








새벽내내 잠 한숨 안자가며 쌓아둔 피로가 한번에 강타하니;;








도저히 몰아낼 길이 없었다.








나 : ...제기랄;; 태석이놈한테 전화해서 대리출석좀 부탁해야겠다; 너무 졸려.... ;;;








담배를 채 피우는 둥 마는 둥하고 꽁초를 털어버린 나는








다시 과방 안으로 들어가 테이블에 엎드려 앉았다.








온 몸이 나른나른한 것이 금방이라도 잠들 것 같구만;;









....역시나 나는 채 2분을 넘기지 못한채 잠에 곯아떨어졌다. ....음.... 여기가 어디지..








어째 주변이 어두컴컴... 하네;;;








여자 목소리 : ....민우야. ....어라?








어디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고개를 두리번 거려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여자 목소리 : ....민우야...








...;; 모습은 안보이고 목소리만 들리니까 무섭잖아;;; 대체 어디지...?









.....가만... 이 목소리... 익숙한 목소린데... ......아!








하은이 목소리다..








하은 : 민우야... 민우야.. 나 좀 봐봐...








나 : 하은이야? ...하은이 맞지?; 야;; 모습이 보여야 널 보지;;;








하은 : ...나 여기있잖아.








그 목소리가 끝남과 동시에 내 등뒤에서 양팔로 내 목을 껴안으며








다가오는 존재가 느껴졌다. 따뜻한 온기... .....사람이었다.








직감적으로 나는 그 사람이 하은이라는 것을 알았다. .....음...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잠실 지하철 역에서 하은이한테서 났었던 그 향기가 다시 진동하는 것 같다..








나 : 뭐하는거야, 등 뒤에서;;








하은 : ......








나 : ...야; 무서워;; 귀신놀이라도 하냐?; 불은 다 꺼두고서...








하은 : ......








나 : ;; 아무말 안하기 놀이로 바뀐거야?








하은 : ......사랑해 줘..








나 : ....응? 뭐라그랬어 ?








하은 : ....사랑해달라구...








나 : ...??;;;;;;;;;;; 뭐;; 뭔소리야 그게;;








순간 내 목에 두르고 있던 양팔이 풀리더니 내 몸을 거칠게 획 돌린다.








순식간에 나는 하은이와 마주보게 되었고, 그 자세에서 그녀가 다시 내 목에 팔을 걸치며 접근해왔다.








나 : 야야;; 너 미쳤어?;; 왜 이래 갑자기;;








하은 : 모모처럼.... 나도 사랑해줘.....









나 : ...;;;; 너 술마셨냐?;; 안하던 짓을 하고 난... 읍;;;









갑자기 들이닥친 그녀의 입맞춤. 채 저지할 겨를도 없이,








나는 저돌적으로 달려든 하은이의 입술에 내 입술을 빼앗겨버렸다.








몸을 움직여 그녀를 떼내려 했지만 왠일인지 꼼짝달짝 할 수가 없었다.








입술과 입술이 얽히며 요란한 소리가 나고 있었지만








하은이는 자신의 움직임을 전혀 멈추지 않은채,








오히려 더더욱 얼굴과 몸을 밀착시키며 내게 달려들었다.








나 : 으브븝;; 읍;;;








하은 : ......








나 : ......푸하~~








간신히 하은이의 입술에서 벗어난 나는 참았던 숨을 내뱉은 다음, 재빨리 그녀에게 소리쳤다.








나 : 야야야!! 유하은! 정신차려 임마!;;; 너 뭐하는거야 지금!!








하은 : ...하아. .....왜 난 안되니..?








나 : ...뭐가 안된다는거야!! 이거 놓고 좀 말해라 야;;;








하은 : 그 애가 나타나기 훨씬... 훨씬 이전부터 널 알았는데...

왜 그 애는 되고.. 난... 안된다는 건데....








나 : ....하은아;;;








하은 : .....나도... 나도 그 애 만큼이나..... 그 애 못지 않게..... 너를...







나 : .....나를?








하은 : .......너를....








나 : .....나를 뭐?;;









하은 : 패고싶어.








.....?;;;; 뭐... 뭐라고?;








내가 잠시 의아해하는 사이, 하은이의 손이 갑자기 야구방망이로 변하더니








이내 내 몸을 사정없이 구타하기 시작했다.









나 : 아악;;; 악악악악!!;;; 야;; 야 뭐하는 거야 지금!! 아아악.... 사람살려~~~!!!!;;








멈추지 않는 하은이의 변신방망이 구타질에;; 나는 혼비백산을 하고 있었다;;;








.......









............아아아아아아아악!!!!








나 : ...허억;; 허억;;; 허억;;;; ;;;;








....여긴... .......과방이잖아;;; 뭐, 뭐지? ?;;;; ....꿈을 꾼건가;;;







등줄기에 식은땀이 가득 고여 끈적거리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날이 밝아있는 환한 과방 안이었다.








나 : 뭐, 뭐야..;; 꿈인거야? ....미친;;; 꿈한번 진짜 거지같네;;;







나는 식은땀으로 끈적이는 팔을 테이블에서 걷어냈다.









그러자 '찌익'하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에 눌린 팔이 발갛게 되며 떨어져 나왔다.








나 : .....벌써 11시가 넘었군... 첫 수업은 완전 제껴버렸네...;;;








머리를 거칠게 헝클며 나는 씹어뱉듯이 말했다.








하여튼 밖에 나와서 잠을 자면 꼭 꿈자리가 뒤숭숭하단 말야...;; 갑자기 하은이가 나와서는...;;;....








흐음... 하은이의 기습키스...








;;; 꿈이긴 했지만... 정말 리얼했다.








따뜻하고 촉촉한 입술의 감촉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기분이다.









....하지만 결말이 구리잖아 결말이;;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생생했던 그 영상을 떠올리며 정신을 못차리던 그 때,








내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진동했다.








- 드르르르르르...








나 : ....여보세요... =ㅁ=








태석 : ...살아있냐









나 : ...어;; 태석이구만. 대출은 잘 됐냐?








태석 : 미친늠아; 대출이 될 거 같냐? 전공필수 과목인디;;; 교수가 니 얼굴을 알잖어 바보놈아;








나 : 아 맞다... 그랬지 참








태석 : 왠일로 니놈이 수업을 다 제끼셨어 그래ㅋ 어제 뭐 했어?








나 : 과방에서 밀린 과제좀 끝내놓고 잠들어버려서리;








태석 : ....밀린 과제? .....커헉...밀린 과제라 함은 설마-0-








나 : ...니가 예상하는 바와 같다. '디자인 개론' 과제지. ㅋ_ㅋ








태석 : 아아아아아악!!! 이 썩을놈아~! 그거 같이 안하기로 한거잖아!








나 : 누구 맘대로 안하기로 해 자식아;; 같이 하자니까 쌩깠자나;;;








태석 : ..아, 그랬었나.








나 : ;;;; 어제 밤새워서 다 끝냈다. 윤희 누나가 도와줬지롱~








태석 : 아! 맞다. 그거 물어볼라 그랬지 참.

윤희 누나도 결석했길래 혹시나 해서 너한테 전화해본거였는데.. 그랬었군.








나 : ...;; 이놈; 내 결석이 걱정되서가 아니었군








태석 : 과제나 혼자 해처먹는 네놈따위야..








나 : ...;; 윤희누나 지금 과방에서 자고있어.








태석 : 헉?! 뭐야 그럼. 둘이 같이 잤단 소리잖아!! ....와아~ 모모한테 다 일러줘야지 ㅋ








나 : ....;;; 또 무슨 혼자만의 불순한 생각인지 원... 끊는다.








태석 : 야야야!!;; 끊지마; 아직 할말이 남았...








- 딸깍...








....;; 후아;;;








마치 롯데월드에서 탔던 후렌치 레볼루션을 10번 연속으로 시승한 느낌이다;








이놈과 전화통화를 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야.









나는 전화기를 청바지 뒷 주머니 안으로 쑤셔넣은 후 고개를 돌려 쇼파에서








자고있는 윤희누나를 바라봤다.








창문을 열어놓고 자서 과방의 온도가 많이 내려가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푸우 이불을 소중하게 꼬옥 끌어안은 채로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어제 밤 늦게까지 내 과제를 도와주느라고 수업까지 제끼게 만들어버렸다.








착실한 모범생인 윤희누나에게는 조금 큰 데미지를 입힌 셈;;;







원래 내가 잠들지 않았으면.. 적당한 시간에 그녀를 깨운 후,








간단하게 세안하고 같이 아침을 먹은 후 수업에 들어가려 했건만;;;








일이 이렇게 되버리자 윤희누나에게 꽤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나 : ...슬슬 깨워야 되겠네... 점심먹고 수업 들으려면...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쇼파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녀를 깨우기 위해 앞쪽으로 상체를 숙이는 순간갑자기 다리에 힘이 확, 풀려버렸다.








나 : 어엇;;;;;








무릎이 과방 바닥에 털썩 주저앉게 되면서 자연적으로









내 상체가 윤희누나가 품고 있는 이불더미에 파묻혀 버리는 결과를 낳게됐다;;;;









으윽;;; 테이블에 엎드려 자서 그런가;; 힘이 하나도 안들어가네;;








당황할 겨를도 없이 반사적으로 그녀를 바라봤으나 다행히도;








깊게 잠들었는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쉰후 몸을 일으키려 했다. .....








바로 그 시점에서 오해의 씨앗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하은 : 민우 여기있니?








.......과방 문이 열리면서 하은이가 들어온 것이다. ...








그리고 하은이는, 자고 있는 윤희누나의 가슴쪽으로 상체를 엎어놓은








나의 모습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혼혈 여대생 모모] 27.








과방 안을 감도는 묘한 공기... 윤희 누나에게서 몸을 일으킨 나는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은 아무일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제 3자의 시각으로는








전혀 아무일도 없는 상황이 될 수 없는 노릇일테니까 말이다;;;








표정관리가 전혀 안되는 내 모습을 보고 하은이가 더 탄력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마주본 채로 아무말도 없이 멀뚱히 서 있었다.








순간 나는 어떻게든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헤쳐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해명을 하기 위해 입술을 떼는 사이. ....그 짧은 사이에 하은이가 달려들었다.









- 짝!!.....








...아야야;;;








.....내 뺨... ;;;;








그 짧은 순간, 내 쪽으로 달리듯이 다가온 하은이가 나의 왼쪽 뺨을 올려붙인 것이다.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보는 그 시선...









왠지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의 생각이 나버린 나는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뺨을 휘갈긴 팔을 그대로 늘어뜨린 채, 그녀는 나를 무섭게...








하지만 무표정하게 쏘아보고 있었다. ...뺨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왼손을 천천히 들어올려 왼쪽뺨을 어루만져보았다. ......뜨끈뜨끈♨;;;;









이내 정신을 차린 내가 다시한번 변명을 하기 위해 입을 열려 할 때,








하은이가 한발짝 다가오며 내 뺨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하은 : ...미안해;;;








나 : ....;;;;;;








하은 : ...그치만 원래 이게 정규 코스야. 이런 상황에서는.








나 : ....= _=#）;;; ☜ 맞아서 뺨이 붓고 있었다;








하은 : 이제 상황해명을 들어볼 차례.








나 : ...하아;;; 너답다... - _-#）;;;;








하은 : ...뺨, 아프지;








나 : ...응;;








하은 : 아... 내가 왜그랬지;;; 미안미안. 근데 나도 모르게 그만...








나 : 됐어; 누구라도 오해할 상황이지;; ....변명, 들어볼래?








하은 : 아니 너라는 애를 잘 아니까 안들어도 돼.








나 : .....;; 믿는다는 소리 같은데;;; 그러면서 뺨싸다구는 왜... ;ㅅ;








하은 : ;;;;; 미, 미안; 나도 모르게 그냥 갑자기 욱, 하는 바람에...







나 : ㅠ_-#）;;;








그렇게 과방안의 공기가 다시 원점을 향해갈 때 ;;;








문제의 주안점이 되버린 윤희누나가 기지개를 펴며 잠에서 깨어났다.








윤희 : 으갸갸갸갸~ ....우으응... 졸려... ;









하은 : ...윤희언니. 정신 차려








윤희 : ....응? ...아, 하은이야? ....지금 몇시지...








나 : 12시 다되가요 누나. ;;;








윤희 : ...그래? 여기서 잠들었나보네... ;;








그녀는 부시시해진 머리를 손으로 쓱쓱 훑어 내리고는 느릿느릿한 동작으로 쇼파에서 일어났다.








윤희 : 하아아아~~암 =0=.... 좀 씻어야겠다... 나 좀 씻고 올게.. 너희끼리 점심 먹으러 먼저 가...








하은 : ... 언니; 남자애도 있는데 이미지 관리좀 해;; 부시시하게 그게 뭐야...








윤희 : ...응? 아... ;;; 뭐, 나중에...








나 : ...;;;; （뻘줌）








윤희누나는 푸우 이불을 가지런히 접어서 쇼파위에 포개놓은 다음 과방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하은이는 벙찌다는 표정으로 윤희누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 : ...;; 어이없음.








하은 : .....;;;








하은이 역시도 이 상황이 어이가 없다는 듯 살포시 미소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 : 아침부터 뺨 맞으니까 정신이 번쩍든다;;; ....근데 과방엔 뭐때메 온거야?







하은 : 아... 너 오늘 결석했길래... 혹시나 여기있나 싶어서 ;;

슬쩍 들어와봤는데 윤희언니 위에 엎어져 있길래... 그냥 욱해서 그만...;;








나 : 욱할건 또 뭐야;;; 같은 여성으로써 캠퍼스 내의 부조리에 맞서는 페미니즘이라도 발휘한거야? ㅋ_ㅋ









하은 : ....아니, 그런건 아니구...








나 : 어쨌든, 슬슬 밥먹으러 가야지 이제... ; 수업도 제껴먹고... 큰일이다;








하은 : ..그래, 점심 같이 먹자. ...그리고 민우야.








나 : 응? 왜그래...?








하은 : 너 있잖아... ;;;









나 : ....나 뭐?;








하은 : ....눈꼽꼈어.









나 : ...으윽;;;;; 안돼!!! 보지마!!!!









자다 깬 내 얼굴이 어떻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예전 할머니 집에서도 모모에게 내 자다깬 얼굴을 보여줬었는데;;; ;;;








나는 황급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과방을 뛰쳐나갔다.








등 뒤에서 하은이가 쿡쿡거리면서 웃는 소리가 들렸다.








아침부터 이 무슨... 아, 아니지; 아침은 아니구나;;;








어쨌든 꿈자리부터 뒤숭숭하더니 결국 사건이 생기긴 생기는구만;








아무래도 어제 내가 꿨던 꿈은 오늘의 일을 예견하는 예지몽 같았다;








...설마 나... 신기가 있는건가... ;;;







개인사물함에서 비누와 칫솔을 꺼내서 대충 세면을 끝낸 후 하은이와 함께 교내식당으로 향했다. ....








그러고 보니 하은이, 어느새 혼자 다니고 있었다.








태석이와 사이가 서먹서먹해진 이후,








한동안은 자기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다니는 듯 했으나 최근들어 혼자 다니는 횟수가 많아진 것같았다.









흐음... 하긴.. 하은이와 어울렸던 친구들이 태석이와도 친한 애들이니..








근데 아직 둘이 사귀고 있는 것 만은 확실해 보이는데... ;;








벌써부터 친구들까지 어색하게 여기는 단계라면... 왠지 위험한걸..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내 옆에서 조용히 걸어가는 하은이에게 말했다.








나 : 저기, 하은아. 근데 너희 둘 정말 왜그러는 거야?

요즘에는 둘이서 이야기하는 것도 한번도 못본거 같어 ;








하은 : ...;;








나 : 니네 둘... 끝난거야?








하은 : ...글쎄...









나 : ...글쎄라니;;; ;;; 그럼 상황이 안좋기는 안좋은가보네...








하은 : ...그런 거 같아. 아무래도 내 잘못이 크겠지이..








나 : 니 잘못이라니?








하은 : .......태석이 좋은 애니까... 나같은 애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거야...








나 : ....?;;;;









하은 : 하아... 이젠 나도 잘 모르겠어. 지친다는 느낌일까... ;;; ...

그만 둬 버릴까 이젠.... 짝사랑 같은거.....








나 : ...짜, 짝사랑?!;;;; 태, 태석이 말고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던 거야?








하은 : 헤... 그렇다고 한다면 나 정말 나쁜애겠지 ?








나 : 흠...;; 그, 그럼 왜 사귄거야 태석이랑은... -ㅁ-;;;








하은 :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아픔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런 아픔따위..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 승락했어.








나 : 그렇다고는 해도.... 나중에 태석이한테 더 상처를 줄 수도 있는건데..








하은 : ...그러니까 내가 나쁜애지... 나쁜년이야... 내가...








어느새 하은이의 두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있었다. ...이거 장난아닌데..;;;









그럼 태석이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건가...








그래서 두사람의 사이가... ;;; 충격이었다.... 그 금술좋던;;







소문난 CC였던 태석이와 하은이가..








사실은 이런 갈등을 숨기고 있었다니... ;;








.......그건 그렇고 태석이 이 후레놈...








나한테는 한마디도 없이 이런 일이 있었으면 진작에 이야기를 했었어야지... ...








물론 내가 무슨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하은이가 짝사랑한다는 남자는 그럼 누굴까...








청순한 외모에 언제나 무덤덤한 표정, 의외로 정이 많고 또 의외로 섬세한 면이 있는 도도한 여자. ..








그게 하은이였다.








그런 하은이에게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던 그 남자... ....굉장히 궁금해졌다. ;;;








교내식당에 도착해서도 쭈욱 무표정한 얼굴로 식사를 하는 그녀를 보자 약간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








사람 감정에 있어서는 누구도 어쩔 수 없는 거라는 걸...








나도 어느정도는 공감했었기 때문일까...








나 : ...하은아;








하은 : ....응.









나 : ...;;; 내거 초밥 하나 먹을래? 너 이거 좋아하잖아.








하은 : 응... 줘.









나 : 자. ....힘 좀내..;;








하은 : 힘 안나...








나 : ;;;; 그래도 너 이렇게 풀죽어 있는 모습 보니까 넘 이상하다.

처음보는 거 같애. 니 몸에 힘 빠져 있는거...








하은 : ...그래? 평소 때랑 다름없어 보일줄 알았는데...








나 : 도도하고 기품있고 교양있는 모습이 넌 더 어울려.








하은 : ...이 모습에도 그런건 다 있잖아.








나 : ...그, 그거야 그렇지만;;;








하은 : ....풋...








나 : 하아~ 모르겠다 나도... ....그 사람 많이 좋아해?








하은 : ....응.









나 : 되게 궁금하다... 너 정도 되는 애가 좋아한다는 그 사람이. ;








하은 : 나 정도 된다니... 내가 뭐 볼거 있다구.








나 : 야; 너 처음에 입학하고 얼마 안지나서 태석이랑 사귄다는 소문 학과에 다 퍼졌을 때

내 친구들 다 울고불고 난리 났었어 ㅋ;;;








하은 : 킥... 그래?









나 : 그럼; 나한테 너 좀 소개시켜달라는 놈들 진짜 많았다니까.








하은 : ....궁금하니?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








나 : ...응;;;








하은 : ...그래?








하은이는 식사를 하다말고 조용히 수저를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오른손을 자신의 턱에 괴고 고개를 약간 숙인채 날 응시했다.








초밥 하나를 입에 털어넣고 우물거리던 나는 그런 그녀의 행동에 잠시 멈칫했고,








그녀는 특유의 무표정하고 도도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








한참을 그렇게 나를 바라보던 그녀가 순간 왼손을 뻗어 내 입가에 가져다댔다.








내 입술 언저리에 묻은 초밥조각을 조심스럽게 떼네어 바닥에 털어버린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은 : 궁금해하지마... 니가 힘들어져.








나 : ;;;








하은 : ...넌, 나 신경쓰지 말구... 모모한테나 잘해줘. 그게 좋아.








나 : 그치만 어떻게 그러냐. 너랑 나랑 안 친한 것도 아니고...;








하은 : ...이정도까지 온 것만으로도 만족하니깐... 더 이상은 바라지도 않아.








나 : ....응? 그건 또 무슨 말이야?;;








하은 : 헤에.. 눈치도 없는 바보. ....하긴 그 모습이 더 어울리지 너한텐








나 : ?;;;;








하은 : 아무 것도 아니야. 식사나 마저 하자.








그녀는 턱에 괴고 있던 오른손을 풀어 다시 수저를 집었다.








그리고 역시나 절제된, 그러면서도 깔끔한 동작으로 국을 떠 먹기 시작했다.








언제나 철학처럼 은유법이 난무하는 하은이의 어휘... ;;;;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나는 그저 멍하니 그녀의 식사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오전에 있었던, 하은이에게 뺨을 얻어맞던 그 순간부터. ...아니, 하은이의 꿈을 꿨던 그 새벽부터...








그녀와 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인연의 실이 엇갈리기 시작한 걸지도 몰랐다. ...








전혀 알지 못했으니까...









하은이가 힘들어하는 이유를... ....눈치가 없던 그 때의 나는... 알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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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하 새벽에 들어와서 하는것도 힘들군요!!

하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 깊은밤. 다들 좋은꿈 꾸시고 주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