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없이 짧은 글 하나 남겨봅니다^^


[천상] 취중수업





작년 여름,

중간고사가 끝나고 같은 강의를 듣는 애들끼리 모여

시험문제의 답에 대해 토론을 해보았다.



학생1 : 야, 마지막 문제에서 분자식 쓰는게 혹시 이거 아니냐?

학생2 : 아냐, 저번에 교수가 그랬는데 이 경우엔 이런식으로 그려야한다고 했어.

학생1 : 아.. 그렇구나.. 문제중에 영어로 뭐 서술하라고 나온건 썼냐?ㅋ

학생2 : 글쎄, 대충 아는 단어들로 찌끄려놓긴 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겄다ㅋㅋ

학생1 : 어쩌구저쩌구

학생2 : 씨부럴탱탱부럴ㅋㅋ


이들이 대화하는 내용을 듣고

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천상 : 아 시발 니들하는 얘기 듣고보니 난 맞게 쓴게 하나도 없네 ㅋ 나 완전 좆망!!

학생2 : ㅋ 실은 나두 ㅋ

학생3 : 나두임ㅋㅋ


이렇게해서 과방에 모여있던 우리 세사람은 기분이 꿀꿀하다는 이유로

그 즉시 술판을 벌이게 되었다.

-_-



천상 : 야, 이 근처에 가장 독한술 파는게 뭐냐?

학생2 : 중국집에 고량주팔껄? 50도짜리인가..

천상 : 남자라면 70도짜리 양주는 먹어줘야되는데.. 뭐 그걸로 만족해야지;

학생3 : ㅇㅋㅂㄹ!!



30분후,

맛있는 자장면과 고량주 3병이 도착하게 되었고

두당 한병씩 시원하게 고량주를 입에 쏟아넣게 되었다.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실때 마다 느끼는거지만

이게 안취하는 듯하다가 단 몇초사이에 한번에 훅 간다.

-_-



천상 : 하하 이거 고량주라고 쫄았는데 하나도 안취허ㅓㅏ니므니드군.

학생2 : 뭐야 이녀석 너 벌써 그거먹고 취해버리니다너;ㅁ니다ㅓㅅ?

학생3 : 이자식들 이거먹고 취하다니 완전 꼴통히ㅓㅁ니다ㅓ섴ㅋㅋ

-_-



이때 같은과 여후배가 과방으로 내려오더니


여후배 : 오빠들 여기서 뭐해요? 한시간있다가 우리 수업있잖아요

천상 : 아.. 그래썬놔? 하핳 수업ㅂ이 인는ㄴ줄은 몰롼넹ㅋㅋ

학생2 : 몰롸 난 구냥 쨀뤠ㅔㅔㅋㅋ

학생3 : 야아, 구래두 학쉥인데 쉅은 드러야쥐잉^^

여후배 : 아후 술냄새, 뭐야 이 꼴통들은

천상 : 뭐? 꼬..ㄹ..꼴통? 잊지않겠다 날 모욕하다니아머;ㅣ눋ㅅ



이렇게 해서 한시간 뒤에 난 거의 빈사상태로 부축을 받아가며

강의실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게 되었고

그 즉시 교수님이 도착하여 수업이 시작되었다.



지금부터는 내 기억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친구의 증언에 따른 나의 행동에 대해 적은 것이다.

-_-



교수 : 으흠, 이거 왠지 수상한 냄새가 나는구만!!

천상 : 술한잔 해씀돠

교수 : 허허;; 뭔가 이 친구는-_-

천상 : 어이쿠 교수님이시네 ㅋㅋ 그럼 얼른 술을 깨야지!!



이러면서

난 사정없이 내 싸대기를 후려치기 시작했다.

-_-


퍽! 퍽! 퍽!


천상 : 어서 술이깨야지 이눔아!! 근데 왜 아프지가 않냐 이거 꿈인가

옆자리 친구 : 뭐..뭐야 이 미친놈은!!

천상 : 미친건 너야 쉬발아! 교순님이 오셨는데 술깨야지 학생의 도리아니겠는가!!


퍽! 퍽! 퍽!



이렇게 5분정도를 격렬하게 나의 싸대기를 구타하고 나서는

난 속이 안좋았는지 조용히 일어나 문을 박차고 나가

그 즉시 따끈따끈한 부침개를 부쳤고-_-;

이를 지켜보던 교수는 생전 하지도 못하시던 욕을 내뱉으셨으며

어제까지만해도 따뜻한 동료였던 친구들은 나에게 손가락질을 했고

부침개를 부치자마자 술이 깨서 정신이 든 나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 강의실에 같이 있던 나의 술친구

학생2, 학생3도 이 모습을 보고 같이 내 옆에서 사이좋게

셋트메뉴로 피자와 부침개를 부쳤으며

그들 또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_-



나도 병신이지만 니들도 병신이구나.

병신은 나 하나로 족해 이것들아.

-_-











결론 : 취중수업은 남은 캠퍼스 생활을 상당히 고되게 만드니 주의하자.

대학생이라 뭐 어디 전학을 갈수도 없고..

군대로 도피하자니 난 이미 갔다왔고.. 니미 ㅡㅡ



written by chyun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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