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곱창집여사장과 사랑에 빠지다





제 얘기는 아니고 저번에 나온 김군의 이야기입니다.

글쎄.. 이 글을 유머글 소재로 써도 될지 상당한 고민을 했고

또 이 사고를 친 제 친구 김군도 다시는 떠올리고 싶어하지 않는 기억이기에

여러모로 고민을 했습니다만

어차피 김군의 이름은 밝히지도 않은데다가

적절히 유화시키면 유머소재로 모자라지 않겠다는 생각에 글을 씁니다^^








내 친구 김군은 저번에도 말했듯이

엄청난 동안에다가, 또 사고뭉치인데다가

술을 좋아하고, 게다가

여자라면 아주 질질 싸는 변태 호로 자식이다 -_-


특히 술을 먹게 되면 사고치기 + 여자꼬시기가 혼합되서

별의별 희한한 짓을 다하곤 하는데..

이중 최고봉이었던 하나의 일화를 써보려고 한다.




2009년 5월 경이었다.

김군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직장에서 회식을 하고 집으로와

나에게 전화질을 쳐 해댔다.



김군 : 나와 씹색갸

천상 : 뭐냐 넌?

김군 : 술먹자.

천상 : 너 술먹었지?

김군 : 아닌데? 뭣 헛소리임?

천상 : 전화기 너머로 술냄새가 나거든. 십숑퀴야

김군 : 아 들켰넹ㅋㅋ



밖으로 나가보니 김군은 이미 소주 1병 반정도를 마신 상태였고（이놈 주량이 2병-_-）

갑자기 여자가 땡긴다며 여자가 많은 유흥가쪽으로 가자고 꼬드겼다.



김군 : 여자가 보고파.. 하악하악..

천상 : 나두 그렇긴한데^^ 요 주변에 여자가 많은 술집은 없잖냐..

김군 : 여자가 보고프다고!! 십장생아!!

천상 : 그래서 나더러 어쩌라고!!!!!!!!! 강냉이 두세개 털려봐야 고기씹는 맛이 소중한걸 알지?

김군 : 그...그냥.. 그렇다구요...ㅠㅠ


어쨌건 난 여자가 보고싶다는 그녀석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동네의 먹자골목 근처에서 여자손님이 좀 있을법한 곳을 찾아보다가

결국 근사한 곱창집으로 김군을 모셨다.

-_-



천상 : 저기 곱창집같은데 들어가면 여자 많다.

김군 : 지.. 진짜야?

천상 : 나 못믿어? ㅋ

김군 : ㅇㅋ 그럼 들어가보장!!



그래서 김군과 나는 다 쓰러져가는 곱창집에 발을 내딛게 되었고

그 곳에는 약 손님 4명 정도가 있었는데

3명은 노동일을 하는 분으로 보이는 4~50대 아저씨들이었고

나머지 한명은 손님이 아니라 손님이 하두 없어서

손님이랑 같이 곱창을 쳐 드시고 계신 40대 아주머니었다.

-_-



김군 : 여.. 여자 많다며..

천상 : ㅋ 여자 많은데로 데려가면 너또 사고친다 이놈아





김군 : 근데 여자가 아예 없는것도 아니네.

천상 : -_-?



설마 손님이랑 같이 곱창을 잡숫고 계신 40대 주인 아주머니 말하는건가?

설마...ㅋㅋ



김군 : 저기 아저씨들이랑 곱창드시고 계신 여자 한분...

천상 : 에라이 ㅄ아!!

-_-



아무리 여자가 궁하다고 해도 그렇지

얼굴만 봐도 어머니의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저런 분이

여자로 느껴지냐?



김군 : 하악하악...



난 사태의 심각함을 그제서야 깨닫고 서둘러 집으로 가려 했지만..



김군 : 여기 사장언니~ 나 여기 곱창하고 소주좀 줄테야 이힝?

사장 : 아이구... 아직 미성년자처럼 보이는데 많이 취했구만..

천상 : 이래뵈도 저랑 동갑입니다.

사장 : 자네 얼굴은 나와 동갑인데?

천상 : 이런 샹뉀이?

-_-



하여간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이미 주량을 넘어가도록 마신 김군 녀석은 급기야 이성을 놓게 되었고..



김군 : 나 오늘 저 사장언니랑 썸씽 일으킨다. 두고 봐라.

천상 : 니가 드디어 미쳤구나..

김군 : 글쎄 두고 보라니깐. 내 이상형이야 완전!!

천상 : 아... 너 내일 후회할텐데.

김군 : 웃기지뫄ㅋ



코웃음을 한번 내뱉은 김군은 뭔가 결심한듯이 심호흡을 한번 하고,



김군 : 사장언니~ 나 화장실이 어딘지 몰라서 그러는데 같이좀 가줘잉~!

사장 : 문 밖으로 나가서 왼쪽으로 돌아가면..

김군 : 아이이잉!! 말로 설명해주면 내가 잘 모르지이 ㅎ

사장 : 에휴.. 알았어 같이 가지 머..



그렇게 해서 사장과 김군은 화장실로 가게 되었고

결국 혼자 남게 된 나는 쓸쓸히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근데 이 두 사람이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도록 안돌아오는거 아닌가.

-_-



아니, 김군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사장이라는 사람이 1시간씩이나 가게를 비우고 뭐하는짓인지..

혹시 아직도 화장실에서 둘이 뭘 하고 있는건가 싶어서

난 화장실로 가 문을 두들겼다.



천상 : 야 김군, 너 아직 거기 있냐?



그러자 뭔가 후다닥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5분정도가 지나서..

옷이 반쯤 풀어헤쳐진 사장과 김군이 허겁지겁 뛰쳐나왔다.

-_-;


뭐.. 뭐야 이건..

사장 얼굴은 왜 또 저렇게 빨갛게 달아오른건데 -_-?




천상 : 너 화장실에서 뭐한거냐 한시간동안

김군 : 흐흐.. 사장언니 완전히 나한테 넘어왔다굿!! 나한테 반한 모양이야!! ㅋㅋ

천상 : 그니까 도대체 무슨 일을 한거냐고...

김군 : 흐흐흐흐...

천상 : 뭐했냐니까?

김군 : 흐흐흐흐흐흐흐흐...........




그렇게 김군은 흐흐흐흐 거리며 취기를 못이겨 뻗어버렸고-_-;

난 그녀석을 집에다 데려다주고 난 다음에

그 다음날이 되어서야 그녀석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김군 : 야, 나 어제 어떻게 된거냐?

천상 : 뭔 소리?

김군 : 어제 그 곱창집 사장이랑 화장실가서 키스한거까진 기억나는데 그 뒤론...

천상 : 븅신.... 오늘 사장한테 가서 같이 물어볼까?

김군 : 꺼져 미친놈아-_- 내가 어젠 여자가 너무 고파서 좀 돌았었나보다..

천상 : 거봐 내가 후회할거라했잖아 언제까지 사고칠래?

김군 : ㅠㅠ




이 일이 있은뒤 김군은 뭔가 뼈저리게 느낀게 있었는지

한동안 술을 끊었고, 당분간은 그 곱창집의 반경 100미터 부근은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화장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직 김군도, 나도 모른다.

오직 사장만이 알뿐이다.

-_-






우선..

이 김군이란 녀석을 매를 들어서라도 빨리 사람으로 만드는게

친구로서 마땅히 해야할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곱창집 사장님,

친구를 대신해서 사과 드립니다 （__;）>


근데.. 가게를 1시간이나 비울정도로

너무 열정적으로 사랑에 열중한 당신도 좀 너무했어ㅎ

-_-;




written by chyun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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