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바람이 되고싶었다. 그리고 내 삶이 끝나자 나는 바람이 되었다.. 한낱 인간으로 살다가..
나는 바람이 되었다. 적어도 바람이라고 믿고 싶었다.
내가 볼수 있는것이라곤 세상뿐이다. 나는 나의 몸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고
왜 이렇게 자유롭게 날아다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정말로 바람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한낱 영혼이 바람처럼 자유롭게 움직여 다니는 것일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바람이라고 믿고싶다.

내가 자유로워지자마자 한것은 비상이였다.
그동안 하나의 인간으로서 사회에 갇혀살던 다는 55년만에 자유로워졌다.
나는 생각할필요도 없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내가 살던 도시가 작은 점이 될때까지. 너무 높게 올라오자 움직이기가 굉장히 힘들어졌다.
어쩌면 공기가 희박해져서 바람 자체가 존재하기 힘든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쉬운 마음으로 지상으로 내려갔다.

자유를 느낄수 있었다. 나는 이제 세계 곳곳을 여행 다녔다.
해외여행 한번 못해본 나의 인생에 보답인 셈이다.
프랑스의 에펠탑,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미드,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사진에서나 보던것들이 내 눈앞에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더욱 가까이, 더욱 자세히, 더욱 오래 볼수 있으니 얼마나 행운인가.

7년이 지났다.
이제 지구에서 안 가본곳이 없다. 이렇게 되자 나는 나의 인간의 삶이 생각났다.
그리고 내가 7살때 유치원 선생님께서 물어본 질문이 생각났다.

내가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묻던 선생님 말에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것이 나의 7살의 꿈이였다. 이제 나의 꿈은 무엇인가?
나의 바람으로서의 7살의 꿈은 무엇인가?
하나의 인간으로서 다시 태어나고 싶을까?
아니면 근심 없는 동물이라도?
아니다.. 이것들은 부질없는 꿈이다.
하나의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 나는 바람이 되고 싶어할것이다.
이런 굴레에 빠지는 것보단 나는 모험을 택하겠다.
나의 인간으로서의 첫번째 본능. 자유.
그리곤 나는 자유로운 바람이 되었다.
나의 바람으로서의 첫번째 본능. 비상.
나는 날아 오를것이다. 우주 끝까지라도.

이정도 높이까지 올라와본것은 7년만이다. 바람이 된 첫날엔
움직이기가 불편하여 다시 내려갔지만 오늘부턴 쭉 비상이다.
어느 높이에 도달하자 갑자기 큰 고통이 느껴져왔다.
몸이 없어 어느 부분이라곤 말하긴 힘들지만 그 고통은 무엇보다 강렬했고
끔찍했다. 정말로 내려가고 싶다. 과연 이렇게 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
나의 꿈.. 나의 자유...
바람의 꿈.. 바람의 비상..
포기 하지 않겠다.
나는 더욱더 올라갔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고통은 점점 심해졌다.
그리곤 의식을 잃었다.

정신이 들었을땐, 나는 다시 인간의 모습이 되어있었다.
나의 육체가 느껴졌다. 팔, 다리, 몸통.. 난 다시 인간이 되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다. 온통 하얀 벽들뿐이다.
나는 어디일까?

갑자기 낮은 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밖에서 들리는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부터 들려온다.
목소리는 나에게 말했다.
"자네는 애초에 인간이 되고싶어 하였다. 그래서 인간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곤 7년후 자네는 바람이 되고 싶어하였다. 그래서 자네의 삶이 다한후 바람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곤 7년후 자네는 모험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자네는 바람 스스로의 삶을 끊었다. 이제 자네는 이 세계에 속해있다. 이제 자네가 되고 싶어하는것은 무엇인가?"
이 목소리는 마치 이사람이 나를 조종한다는 느낌을 준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궁금하다.. 물어봐야겠다..
"당신은 누구인가?" 마음속으로 목소리에게 질문하였다.
"아직 자네에게 말할 수 없다. 바람의 꿈을 말하여라, 그럼 답해주겠다"
"그럼 한가지만 대답해주시오, 내가 원하는건 무엇이든 될수 있는것이요?"
"그렇다"
"그렇다면 날 당신처럼 만들어주시오"
"좋다, 당신을 신으로 만들어주겠다"
신..?
신이라니.. 신이 존재 한단 말인가.
갑자기 하얀벽들이 무너져 내리고
허물어진 벽 반대편으로 부터 한 노인이 나타났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 들려왔던 목소리로 말했따.
"나는 신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야. 이 세상의 신은 한명만 존재 할수 있다네.
이제 자네가 나대신 신의 역할을 대신 해야하네. 자네는 이 세상의 모든것들을 통제 해야한다네. 그리 쉬운일은 아니지.
나 또한 내 이전의 신으로부터 신으로부터의 삶을 배웠네. 이제 당신은 더이상 꿈을 가질 자격이 없네. 이제 신이니까."
"그럼 이젠 날 뭘해야 하지?"
"신이 되야지. 내가 자네를 신으로 만든 순간부터 자네는 신으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수행할수 있을걸세."
"그럼 난 영원히 신이 되는건가?"
"그건 아니라네, 나처럼 다른 누군가 이곳을 찾아온다면 자네는 그자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고 그들이 원하는것을 해주어야만 하네. 이곳에 찾아올 용기와 배포가 있는 자들은 그럴 자격이 된다네.
그들이 신이 되고 싶다면, 신으로 만들어주고 자네의 신으로서의 역할은 끝나는거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이 되고 싶다고 생각조차 못할걸세. 나는 신으로서만 90년을 살았네. 그리고 고맙게도 자네가 나타났지.
그리고 자네가 90년동안 이곳을 거쳐간 수억의 영혼들중 처음으로 신이 되고 싶어하는 자일세. 꿈을 가질수 없는 삶은 지루하다네. 꿈을 가질수 없는 신은 곧 지루하게 되지.
나도 한때 전쟁을 일으키고 자연재해를 만들어 지루함을 달랬지만. 달라지는건 없네. 그럼 난 자네를 믿네. 자 이제 당신을 신으로 만들어 주겠네. 자네가 신이 되고 나서 첫번쨰 할일은
이전 신에게 꿈을 묻는것이지. 신이 아닌이상 꿈을 가질수 있으니까 말이야. 그럼 신이 된걸 축하하네."
갑자기 푸른 빛이 바래더니 나의 머릿속의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평온해졌다. 그리곤 나는 신이 되었다. 그리곤 나는 한때 신이었던 그자를 보며 말했다.
"자네의 꿈은 무엇인가?"
"나의 꿈은 인간이 되는것이오."
"한때 신이였던 자가 고작 인간이 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내 이전신이 말했소. 제일 무한적인 꿈을 가진 생물은 인간이다라고. 그래서 인간이 되고 싶다라고. 나는 그때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신이되고 1년정도가 지나자 그 뜻을 이해하게 되었소. 그뒤로 난 인간이 된 그를 쭉 지켜 보았소. 그 인간은 바람이 되고 싶어하였고. 그래서 바람으로 만들어주었소.
바람이 된후 그자는 모험을 원하였고 그자는 결국 내 눈앞에 다시 신으로서 내가 되고 싶은것을 물어보고 있소. 하지만 나는 지난번과 다른 대답을 할 것이요.
신이 아닌 인간이 되고싶다고."
나는 한때 신이였던 그자의 말을 이해하였다. 나는 내 스스로 굴레속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신의 임무로서 그자의 모든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인간으로서 태어나게 하였다.
이제 나는 기다린다.. 그자가 다시 나타나기전까지

[110년후..]
나는 익숙한 다시 이곳에 도착한 그자에게 말했다.
"자네는 애초에 인간이 되고싶어 하였다. 그래서 인간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곤 7년후 자네는 구름이 되고 싶어하였다. 그래서 자네의 삶이 다한후 구름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곤 7년후 자네는 모험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자네는 구름 스스로의 삶을 끊었다. 이제 자네는 이 세계에 속해있다. 이제 자네가 되고 싶어하는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