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나 아직 어린데^^





정말 오랜만입니다.

한 반년만인가요? 제가 다시 글을 쓰게 될줄은 몰랐는데

글이라도 써야 뭔가 답답함을 잊을 수 있을것같아서..

전처럼 독자분들의 적극적인 반응이나 댓글을 바라는게 아니라

예전생각도 나고, 취미겸 글 하나 남겨봅니다^^








난 예전부터 참으로 순진하게 생긴 얼굴과

그리고 한대만 맞아도 온몸이 부러져버릴것같은

ㅄ같은 약골체질을 가지고 있었기에

늘 주위의 놀림감이 되기 일쑤였다.



마른 체질이라고 하더라도 운동을 잘하거나 사교성이 있으면

어딜가도 까불거리며 친구들을 잘 사귈 수 있었을텐데

난 운동을 잘하지도, 그렇다고 언변이 뛰어나지도 않아서

공부밖엔 할수있는게 없었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야 취미생활로 조금씩 운동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학창시절에 비해서 아주 건강해보이는 신체를 갖게 되었고

어딜가도 자신감있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운동을 하면 할수록 얼굴도 비례해서 쳐 늙어간단 거였다-_-;



운동을 하는 기간에는 약 2배정도 빨리 늙어서

약 20살때부터 6년간 운동을 해온 나는 지금 32살정도의 외모를 갖고 있는데,

외모가 늙는것뿐만아니라 얼굴이 존나 개같아진다는 단점도 있었다.

-_-



20살때까지만 하더라도 밖에 나가면

주로 2~3살 정도 나이가 많은 누나들 틈에 끼어서

귀엽다는 소리를 들으며, 피부가 참 곱다는 소리를 들으며 이쁨을 받던 나였는데

지금은 귀엽다는 소리, 피부가 곱다는 소리는 개뿔

나보다 10살이나 더 먹어보이는 아줌마들도 나에게 말을 잘 못놓는다.

빌어먹을 ㅋㅋㅋㅋ



뭐 내 외모가 늙어보인다는 것과 사나워보인다는건

그간 내 글들을 많이 읽어보셨던 분들이라면 어느정도 다 아시겠지만

이번엔 글을 쉴동안 있었던 에피소드에 관해서 쓰려고 한다.




나에겐 하나뿐인 절친한 친구 김군이 있는데

이녀석이 아주 말썽쟁이라서 사고를 잘 치고 다니기 때문에

이놈이 사고를 치고 다니면 내가 수습을 해주며 친해지게 되었다.



하루는 이녀석이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한잔하자고 전화를 하길래

천상 : 니가 쏘는거냐?

김군 : 저번에도 내가 쐈는뎅..

천상 : .....

김군 : .....

천상 : 너 저번에 사고친거 늬 부모한테 꼰지를

김군 : 내가 쏠게 씨방구야 쏘면되잖아 -_-

천상 : 당연히 그렇게 나와야지.



그렇게 해서 편의점 앞으로 나가게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평소에 술마시기를 좋아하는 그녀석은

날 만나기도 전부터 이미 술을 존나 퍼 마시고 계셨다.



천상 : 뭐하냐?

김군 : 헬렐레

천상 : 뭐하냐공

김군 : 아, 왔냐? 근디.. 아까부터 저놈이 자꾸 날 꼬라보네?

천상 : 뭐?



뒤를 돌아 잠시 그놈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내가 앉은 뒤쪽에는 김군과 마찬가지로 쳐 취해서 퍼질러있는

한 20대후반정도의 아저씨가 김군을 째려보고 계셨다.

-_-



그 아저씨의 옆에는 와이프로 보이는

20대 중반정도의 한 여성이 앉아있었고,

아저씨에게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자며 재촉을 하고 있었다.



여자 : 여보, 이제 많이 취했으니까 그만 돌아가죠.

남자 : 꽐라.. 근데 저기 앉은 저 놈이 자꾸 날 꼬라보는디?

여자 : 안꼬라봤어요. 그만 들어가요.

남자 : 자꾸 꼬나본다니깐??

여자 : 안꼬라봤다고!! 이 인간아 함 줘 터져봐야 정신차릴래?

남자 : ㅠㅠ



그제서야 맹렬히 눈을 치켜뜨며 노려보던 그 아저씨는

고개를 숙인채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김군 : 야, 봤지? 내가 눈싸움해서 이겼어ㅋㅋ 저놈 쫄은거야 그치?

천상 : 미친새끼






아저씨나 김군이나 나이먹고 둘다 ㅄ같아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_-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김군과 술을 한두잔 기울이다보니 나도 슬슬 취하게 된 것이다.-_-;



김군 : 그나저나 아까 나 꼬라보던 그놈은 아직 안갔네?

천상 : ㅋ그러냐



난 뒤를 돌아 아까 술에 취해있던 그 아저씨를 쳐다보았다.



남자 : 헤헤 여보야 나 이뻐해줄꼬야?

여자 : 그래 알았어^^



김군 : 얼씨구 팔자 좋네 ㅋㅋ 여자 품에 앵겨서 좋댄다 ㅋㅋㅋ

천상 : 근데 왜 울고 있냐?

김군 : 사실.. 부러워ㅜ 저런놈도 여자가 있는데 난 이게 뭐냐..



이때 김군이 얘기하는 걸 아저씨가 들은 모양이었다.

문제는 김군이 워낙 동안이라 고딩까지도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어린놈이 까분다고 생각해서

더 쉽게 남자가 열받았는지도 모른다.




남자 : 어이 이봐, 너 지금 뭐라고 하셨써니? （이 인간도 많이 취했다-_-）

김군 : 아무말도 안했는뎁셉스

남자 : 저.. 저런놈도 여자가 있다고?

김군 : 헤헤 미안.. ^^



이렇게 해서 남자와 김군은 시비가 붙게 되었고

술에 취해 지쳐있던 난 그냥 어떻게든 되겠거니.. 하는 심정으로

맥주와 과자를 먹고 있었다.

이때 저쪽에서 아저씨의 부인이 나서서 말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그곳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남자 : 너, 너 지금 뭐라그랬써니? 한판 붙고 싶어?

김군 : 오냐 안그래도 기분 꿀꿀한데 한번 붙어보잨

여자 : 여보 왜그래 그만해 좀!!

남자 : 그만하긴 개뿔 저놈이 먼저 시비를 걸잖앙!!



더이상 놔두다간 동네가 시끄러워질것같아서

나도 싸움을 말려야겠다싶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상 : 어이구, 이거 죄송하게됐습니다^^ 이녀석이 워낙에 말썽쟁이라..

남자 : 넌 뭐야?


남자는 고개를 들어 내 얼굴과 험상궂은 자태를 보게되었고


남자 : 이.. 이거..!!!

천상 : -_-?

남자 : 저.. 저거..!!!

천상 : -_-;

남자 : 저야말로 죄송합니다（__;）>

천상 : 왜유???

남자 : 삼촌뻘이랑 같이 술자리를 하고 계신줄 모르고..^^;





그래..

같은 26살이지만

개동안을 자랑하는 김군은 고딩정도로 보이고

나는 개노안이라 30대정도로 보이다보니

삼촌이 조카데리고 나와서 술한잔 사주는 모습으로 보였나보다.

-_-



천상 : 내.. 내가 댁보다 동생같은디..ㅎㅎ

남자 : 무슨말씀을.. 저 아직 28밖에 안됐는디유..ㅎ

천상 : 쉬...쉬바알...ㅠ





결국 그 소동은 내 얼굴때문에 마무리가 되었고,

난 그 이후로 다시는 김군과 낮에 만나지 않는다.

밤에 만나더라도 모자를 꼭 쓰고 나가야 그나마 주위에서

김군보다 내가 두세살 많은 정도로 보기 때문에..


머리에 땀이나서 잠시라도 모자를 벗는다 싶으면

삼촌과 조카뻘이 되어버리는 이 개같은 경우를

어떻게 해야할지 참 고민이 된다. -_-;


뭐.. 하긴 이 늙고 거칠어보이는 외모가 좋을 때도 있긴하다.

주변에 남자들이 시비를 잘 안걸더군 흐하하하하하하

근데 여자들도 말을 잘 안걸어

ㅠㅠ







written by chyunsang.

천상과 친해지고, 더 많은 글보기 - http://cafe.daum.net/chyunsang ← 내 사진도 많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