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해서 글 솜씨가 모자란건 잘 압니다 （가식으로 겸손떨며 하는 빈말이 아니고 진짜로 알고 있습니다 -_-;）

그러므로 필력에 대해서는 태클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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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이성에 대한 비현실적인 꿈을 가지고 있다.

그 꿈이 가장 완성적인 형태를 갖추고 나온것을 이름지어보자면 ‘이상형’이랄까?

남성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성향 중 하나를 꼽아보라면 아마 얼굴 예쁘고 힘 세고 성격 털털한 소녀 정도는 분명히 들어갈것이다.

또한 내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도 부인하지 않겠다.

다만 사실 하나는 말해두도록 하지.

꿈의 실현이 이루어진다면 경험하기 전과 후 당신이 느낄 감정은 분명 굉장히 다를것이다.

이 상황에 조금 더 들어맞게 정확하게 파고 들어가보자면, 그런 여자가 현존한다면 무시무시하다.




그녀를 처음 만난것은 2004년 가을이었을까…?

자세히 기억 못하는 내 자신을 잠시 탓해본다.

당시 나도 유학생활을 시작한지 고작 몇 달 되어 혼란을 겪고 있던 시기였음은 확실하다.

어찌되었건 그녀는 어머니와 동행하여 유학생활을 시작하기좋은 학교를 둘러보고 있었던 것.

분명히 어머니인것 같긴 한데 지금 보면 이모랑 같이 살고 그랬으니 이모였을 가능성 1그램 정도는 감히 배제시키진 않겠다.

하지만 99.314%의 확률로 어머니였다.




여차저차 우리 학교로 입학을 한 그녀는 누구보다 당차게 새로운 학교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했고, 활발한 성격을 무기삼아 동급생들과 두루두루 많은 대화를 나눈 덕택이었는지 보통 사람들 1-2년 걸린다는 영어초급반 졸업을 단 3개월만에 해버리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녀와는 출생지가 같았던 이유로 꽤나 친한 관계를 만들 수 있었고 집으로 초대해 김치볶음밥을 만들어준다는 게으른 성격을 가진 나에겐 상상도 할 수 없던 시나리오들을 써보기도 했었다.

이를 보고 가족들은 그녀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는것이 아니냐며 나를 추궁해왔지만 진심으로 말 해 보겠다.

흑심 없었다.

흑심을 품었다면 학교가 아닌 장소에서 처음으로 만나는데 집으로 데려가 밥 먹자고 생전 잡아보지도 않은 프라이팬을 손에 쥔 채로 기름을 두르고 김치를 볶는 멍청한 짓거리 따윈 하지 않을거라 단언한다.

내가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갔다가 다시 돌아온 후, 언젠가 가게에서 일손이 부족하다며 호출이 온 적이 있다.

가끔 있던 일이라 평소와 같이 가게로 발길을 옮겨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더니 갑작스레 익숙한 목소리가 어깨너머로 들려왔다.

그녀였다.

2년 정도 못 봤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그녀를 못 본 동안 본의 아니게 충격적인 비화를 많이 겪었던 나는 밝았던 성격도 다 죽고 오늘 내일 살아가는 궁리나 하는 애늙은이가 되어있었는데 나와 반대로 그녀는 그 유쾌한 성격을 잘도 지켜낸 듯 싶었다.

한 편으로는 부러웠고 한 편으로는 아련함에 몸을 완전히 노출시킨 느낌을 받았다.

중학생 느낌 그대로. 모르던 사이도 아니거니와 무려 친한 친구였던 우리는 2년간의 공백이 무색할정도로 친하게 지냈다.

자, 이쯤되면 “와… 이것은 아름다운 인연이네요, 앞으로도 좋은 인연 잘 가꿔가시기 바랍니다”. 라는 관계 없는 감상을 늘어놓을 사람들이 생길것이다.

아니다.




예쁘고 성격 털털하고 힘 센 소녀들이 무서운 이유를 조금만 흘려보겠다.

예쁘면 사람들의 친절한 대우에 익숙해진다 –이성 친구들을 별로 만들지 않던 그녀가 친절한 대우에 익숙했다고는 확실하게 말 할 수 없긴 하지만-.

성격 털털하면 아무리 힘든 부탁이라도 일말의 미안한 감정 없이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힘이 세면 ……… 물리적인 방법으로 상대에게 부탁을 들어주게 강요 할 수 있다.




그녀와 난 다른 고등학교를 다녔었는데 그녀의 이름이 우리 학교 한국 학생들 사이에 꽤나 널리 알려져있었단 사실을 미루어보아 미모가 출중했다는것에는 의심을 가질 수는 없다 （예쁨이 적용된다）.

어느날은 나의 얊팍한 지식을 과대평가한 그녀가 무선 인터넷이 되지 않아 고치러 오라고 부탁을 했다 （문제 되지 않는다）.

남자친구 몰래 （무리한 부탁을 한다는 항목이 매우 잘 적용된다）.

그리고 나는 “남자친구 몰래” 라는 대목을 듣고는 집으로 도망치려 민첩하게 발을 굴렸지만 망할 가방을 붙잡혀 그녀의 집까지 헤드락 걸린채 질질 끌려갔다 （물리적인 억압이 적용된다）.

그때가 내 기억으로는 약 3시 30분정도였는데 상황을 보아하니 단순히 비밀번호를 몰라 접속을 못하는 것이었고 통신사에 전화를 해도 답이 안 나온다는 불가결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막무가내로 고쳐내라는 말만 반복하는 그녀에게 상황을 이해시키는데는 4시간 30분 가량 소모되었다.

긴 시간을 허비한 나는 현관으로 발을 돌렸지만 현관 앞에 커다란 벽이 되어 나를 가로막은것은...

당연히 그녀였다.

그리고는 그냥 컴퓨터 유선으로 쓰게 가구를 옮기라는 （무리한 부탁이 한 번 더 적용된다） 말도 안 되는 멍청한 명령을 （더 이상 부탁이 아니다） 내렸다.

울며 겨자먹기로 모든것을 끝낸 나는 집에 돌아와보니 약 10시가 되어있었다.

더욱 경악이었던것은 사건 후 그녀가 수고했다는 의미로 사준 밥에 있었는데 오후 9시까지 입을 쉴 새 없이 놀리고 끝내 가구를 옮기게 된 나의 노고는 생각치 않고 밥을 사준것으로 1주일 가량 생색을 내는 그녀.

그리고 나는 그 이후 그녀와 만난 횟수를 손에 꼽을 수 있다.




결론: 미녀를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