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아닌 거 같아

길 가다
넘어져서 무릎이 까였는데
심한거 같지 않아서 그냥 놔뒀더니
점차 곯더니 나아가 썩어 문드러진거 같아

아 그래도
자해는 요즘 안 하네

정신상담도 싫다 이제
친절한 선생님이
결혼반지 낀 거 보고
"쌤은 인싸여서 여친 사귀고 결혼도 하고
번듯한 직장에서 대우도 잘 받고 잘 살면서
어떻게 다 이해한다는듯이 말씀하세요?"
어느 순간부터
이런말이 계속 머리에서 맴돌아서 못 뵙겠더라
더 나아지고 싶다고 다른 곳 가기엔
우리 집이 너무 가난하고말야
무료 정신상담 찾는것도 너무 자괴감 들어서 못 하겠다

어느 날 갑자기
돈 많은 사람한테 차에 치여서
죽어버리면 엄마한테 돈도 많이 남겨주고 편하게 죽을 수 있을텐데
자살하기엔
장례식 비용이 너무 많이 나가고 고민이네
쓸모없는 아들 뒤져서까지 엄마 힘들게 하고 싶진않은데
엄마가 죽는날이 내가 죽는날일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