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죽을지 몰라서 항상 유서를 적고 사는데
재산도 없으면서 이렇게 유서를 적는게.. 만약 내가 죽는걸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적는건지
아니면 정말 죽고 싶어서 그동안 날 사랑해준 사람들에게 하고싶은 말을 적고 싶어서 적는건지
약먹고 사는 인생도 지겹고... 연을 끊은 내 부모들도 밉고,
목숨을 맞바꿔가면서 낳은 내 아이한테 미안하고...

죽고싶은 마음도 굴뚝같고, 죽을 이유는 많은데 아직도 왜 끈질기게 살려고 하는걸까
무서운걸까... 3년전에도 자살시도 했을때 정말 죽다 살았는데 아직도 그 감각은 잊지못한다.

몸은 너무 따뜻했다. 하지만 손발은 잘려나갈듯이 너무 차가웠다.
하얀 배경속 뚜렸하지는 않았지만 유우니 사막처럼 하늘과땅의 경계가 없고 정말 얕은 바다에 몸만 두둥실 담겨져있는 기분이였다.
그때 누군가가 계속 불렸고 다시 의식을 차려보니 응급실이였고, 손과 발에는 셀수 없는 수액 니들만 꽂혀있었다.
아무래도 차가웠던 느낌은 수액을 빠르게 맞아서 그랬던것 같다.
안도감인지 아니면 손발이 아파서였는지 나 그때 애기처럼 엉엉 울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런지는 모른다.

자살시도를 할때 마다 그때 생각때문에 두려워서 못하게 되었다.
정말 죽은게 아니고 죽을뻔 했던 그 기억이 그저 내 뇌가 구연을 한건지 아니면 정말 사후세계인지
너무나도 따뜻했지만 그 고독함이 날 너무 두렵기 했기 때문에
몇년 동안은 그 기억때문에 자살시도를 못했다.

물론 우리 아가때문에 죽지 못했지만 이제 나한테 아가도 가족도 아무것도 없다.
왜 못죽는걸까
아마 이렇게 글을 적는 이유도 익명의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고 싶어서
이렇게 우울한 글을 쓰는 이유도 있을거다.

친구들한테도 아는 사람들한테 못하는 내 얘기를 푸념하듯 여기에 남겨놓곤 합니다.
나중에 잘돼서 '이땐 이렇게 힘들었지..' 하면서 추억을 곱씹을지..
아니면 나중에 자살에 성공해서 내 친구들이든 경찰이든 내 노트북을 조사하다가 이 글을 발견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