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새똥과의 인연









약 한달전.

나의 글을 꾸준히 읽어오신 독자분들은 대부분 알고계실법한

내 여자친구 실버레인, 수진양과의 데이트약속을 잡고

분당에 있는 율동공원에서 산책을 하게 되었다.




천상 : 우리 심심한데 공원이나 가볼까?

수진 : 오 좋지^^ 그럼 우리 소풍기분이나 내보자!

천상 : 어떻게?

수진 : 내가 도시락 싸갈게..

천상 : 오.. 그거 괜찮은 아이디어군ㅋㅋ

수진 : 내가 도시락쌀테니까 오빤 뭐할래?

천상 : 니가 도시락을 싸. 난 똥을 쌀게.

수진 : 아익후 이거 아주 감사하네요^^

천상 : 응 내가 좀^^




수진이는 감사하다면서 감사의 의미로

나에게 귓방망이를 한대 후려갈겼다.

-_-




천상 : 쉬... 쉬발.. 왜 때려!!

수진 : 핀란드에선 자기전에 고마운사람한테 귀쌰대기를 한대 날리거든.

천상 : 아 그렇구나^^ 근데 그거 알아?

수진 : 뭐?

천상 : 자메이카에선 귓방망이를 맞으면 답례로 얼굴을 혀로 핥아준대.

수진 : ^^

천상 : 핥핥핥핥핥핥핥핥핥핥핥핥......

수진 : -_-....




수진이의 얼굴을 혀로 한바탕 핥아주고 나니

얼굴에서 침냄새가 진동을 했다.




천상 : 어우, 니 얼굴에서 침냄새난다... 더러운자.

수진 : 헐..

천상 : 지저분하니까 집에가서 씻고 내일 공원에서 보자

수진 : -_-;;




그리하여 다음날,

분당에 있는 율동공원이라는 곳에서

데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천상 : 오랜만에 바람쐬니까 참 좋네^^

수진 : 꺄악!! 새..새다!!

천상 : 응.. 새가 많기는 한데. 왜그래?

수진 : 난 세상에서 새가 제일 싫거든..

천상 : 왜?

수진 :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새똥을 한 20번은 맞은거같아..

천상 : 하하하... 너 진짜 재수가 없구나. 그렇다고 새를 무서워하다니 -_-..

수진 : 새똥 20번 맞아봤어? 안 맞아봤으면 말을 하지마. 새 털만봐도 요실금이 저려.

천상 : 요실금이 아니라 오금아닌가-_-;

수진 : 똥이나 된장이나 그게 그거지!!

천상 : 아무튼 우리 저기 그네에 앉아서 니가 싸온 도시락이나 먹자^^




평일이라 그런지 공원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특히 한적해보이는 놀이터는 분위기도 좋아보여서

그곳에 앉아 도시락을 먹기로 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이곳에 비둘기떼가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그래봐야 한..

500마리 정도?

-_-



비둘기떼가 너무나 심하게 날아다니다보니

새를 싫어하는 수진이는 기겁을 했고

난 특이하게 새를 무서워하는 수진이를 보며

비둘기란 동물이 얼마나 안전한 동물인지 보여주기위해

억지로 내 옆에 앉혀두고 도시락을 열었다.




천상 : 내가 오늘 새가 얼마나 안전한 동물인지 알려줄게^^

수진 : 난 싫다니깐!!

천상 : 다 비둘기 뿐이네..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라잖아.

수진 : 평화의 상징이고 지랄의 상징이고 나발이고 난 싫다고!!

천상 : 새똥맞을 확률은 극히 드물어.. 자 봐봐 이렇게 새가 많은데 단 한마리도 똥을



'툭'



그 순간이었다.




내 뒤쪽 머리위로 무언가 그로테스크한 물질이 떨어졌고

그 물질은 내 머리를 흘러내려 내 뒷 목선을 타고

내가 새로산 간지 티셔츠를 적셔놓았다.




천상 : 음.. 근데 이게 뭐지? 비오나? 수진아 내 목에 뭐 묻었나 좀 봐줄래?

수진 : 응 새똥인데?

천상 : 하핫..

수진 : 거봐 내가 새똥 맞을거같다고 했잖아.

천상 : 뭐 재수가 없다보니 그럴수도 있지..^^ 이 간지 티셔츠나 좀 닦아줄래?

수진 : 그걸 내가 왜 닦아-_-

천상 : 아놔 내 하나뿐인 소중한 간지 티셔츠니까 빨리좀 닦으라고!!

수진 : 지금 새똥 맞았다고 짜증내는거야?

천상 : 그럴리가있겠니^^? 어여 좀 닦아주려므나..

수진 : 쳇, 잠깐만 기다려봐.




'툭'




수진이가 물티슈를 꺼내서 내 옷을 닦아주는 그 사이

이번엔 내 오른쪽 손위로 무언가가 떨어졌다.




천상 : ...르..응?

수진 : ??

천상 : 아놔 씨바아아아아아아아아알!!!!!!!!




첫똥세례를 맞은지 채 1분이 지나지않아

두번째 새똥이 내 손위로 떨어진걸 멍하니 보고있을때

처음에 액체였던 그 물질은 빠른속도로

여러분이 잘 알고있는 그 검은색과 흰색의 오묘한 조합의

딱딱한 고체로 굳어져 나갔다.




수진 : 거..거봐.. 새똥 자주 맞는거라고 했잖아..

천상 : 새똥 1분간격으로 연속 두번 맞아봤어?

수진 : 아..아니;; 나도 그런적은 없는데

천상 : 안맞아봤으면 말을 하지마!!! 기분 아주 X같고 구리거든? 누가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래?

수진 : 댁이 그러셨거든? 샹뉀아?

천상 : -_-







이 뒤로 난 길을 걸어가다 비둘기만 보면 걷어차고 다닌다.

-_-




하루는 어떤 꼬맹이가 고사리같은 손으로

옥수수를 비둘기에게 먹이길래

비둘기를 내 발길질로 후려 갈겨버리고

그 옥수수를 뺏어서 쓰레기통에 쳐 넣었다.

-_-




아이 : 으에에에엥~

천상 : 울지마!! 이게 다 남자가 되는 과정중의 하나란다.

아이 : 흐에에에엥~

천상 : 나중에 니가 커가면서 새똥을 맞아보면 형님의 마음을 이해할수있을거야.

아이 : 흐어어어엉~

천상 : 그만 울라니깐-_-

아이 : 흑흑흑흑흑~

천상 : 자꾸 울면 형이 니 머리위에다 똥싸버린다?

아이 : 뚝.

-_-




몸에 똥칠하는게 기분 더러운거란건

어린애도 아는 모양이었다.




Fin.




P.S

새 똥이란게 굳기전엔 의외로 물같아서

맞으면 여러군데로 튀더라구요. -_-

머리에 맞으면 머리털때문에 안튈지 몰라도

손등이나 신발에 맞으면 사방으로 튀어서 온몸을 얼룩지게 만들어

기분이 상당히 십장생스러워지니 여러분들도 조심하시길 -_-




잼있게 읽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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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좋은일만 생기는거 아시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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