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굉장히 난해한 영화라서 영화의 감상과 해석은 각자 다 다를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생각한 바로는, 영화의 키워드는 두가지-억압적인 （부）모와 기독교적 죄의식 입니다.

1.
주인공인 보가 정신과에 다닐 정도로 심리적으로 취약한 환경에 처해있고, 그 원인은 나오지 않지만 아마도 그것은 그의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출발했을 것입니다. 과거의 장면들이 모두 현실이라고 가정할 때에, 주인공인 보가 지속적으로 악몽을 꾸는 내용은 어머니가 자신을 다락방에 가두는 장면입니다. 공간적으로 다락방은 건물 안의 최고 층이지만, 무언가를 감춰두거나 보관하는 곳으로 쓰입니다. 추후 진실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그 안에는, 자신의 아버지로 보였다가, 남근-괴물이 되어버린 어떤 생명체가 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주인공 보가 억압하는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거세된 남성성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했습니다. 유약했던 보의 정신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그의 남성성이 감춰져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진실을 마주한 보는 자신을 억압하는 존재를 지우고자, 어머니의 목을 조릅니다. 결과적으로 어머니를 죽이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 떠났지만 그 여정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초반, 보가 양수를 뚫고 태어나는 장면과 마지막 부분 그가 보트를 타고 거대한 동굴을 가로지르는 모습은 수미상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동굴은 여성의 자궁을 의미하며, 벗어나고자 어머니를 죽였지만, 끝끝내 다시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는 셈이 된 것입니다. 강압적인 부모라는 주제에서 볼 때 이 영화는, 결국 자식의 정체성에 부모의 영향력은 실로 위대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때 한 사람이 겪는 고통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2.
영화에서 처음 시작부분에, 정신과 의사와 면담을 하던 중 의사는 노트에 guilty라는 단어를 적습니다. 그리고 상담을 마치고 나온 보는 성모 마리아 상을 어머니의 선물로 구매합니다. 엄마의 집에는 성모 마리아 상이 있었구요. （종교인이 아니므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죄의식은 기독교의 교리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원죄를 지니고 우리는 살아가고 있고, 그 인간의 죄들을 예수의 희생으로 씻었으나, 또 다시 우리는 죄를 짓고 있습니다. 죽음 이후에, 현세에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갖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옥에 가기도 합니다. 영화의 시작에서부터, 중반부, 그리고 보가 어머니의 집에 방문해 흘러나오던 노래들에도 꾸준히 guilty, 혹은 동의어들이 종종 나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성'으로 사람을 통제하는 모습이, 꼭 기독교의 혼전 순결 강요를 보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보았을 때, 어머니는 기독교로 볼 수 있고 종교적 교리가 사람을 망쳐 놓은 모습을 그린 영화는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종교를 잘 모릅니다. 너무 비약적인 해석일 수있습니다.）

3.
개인적으론 이 영화가 보의 정신과적 질환 치료기,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 진료실에서 기존에 먹던 약을 바꿔 새로운 약으로 교체를 해줍니다. 이후에 일련의 사건들이 펼쳐지구요. 마지막 부분, 보가 집안을 둘러 보다 어머니의 초상화 퍼즐을 가까이서 보았을 때, 그 퍼즐 안에는 그가 만나온 사람들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그가 겪은 사건들, 그리고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그가 생각하는 어머니의 모습들이 아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공간이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시작 부분은 그의 집입니다. 그곳에서는 그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광인들이 모여들며 모두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맙니다. 두려움의 대상이던 어머니를 만나고, 이어 그를 돌봐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만나고, 숲에서는 연극을 통해 스스로 자립하는 한 인간이 되는 것. 그리고 그의 질환의 원인이 된 어머니를 직접 마주하고 없애는, 진료 기록으로 볼 수 도 있겠다~생각했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이고 해석이라 틀린 부분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