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천 영화제 6/29 개막식 전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관람하고 온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후기입니다.

우선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라면 웃자나 댓글에서도 많이 언급되는 '아리 에스터' 감독의 전 작품 '미드 소마' 그리고장편 데뷔작인 '유전'처럼 쌩 호러 장르를 기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영화의 장르가 공식적으로 '공포/코미디/모험' 분류된 것에 비해 영화에서 선사하는 호러 분위기는 '유전', '미드 소마' 또는 일반적인 공포 영화와 비교했을 때도 적은 축에 속하고 오히려 공포보다 코믹성이 큰 영화입니다. 몇몇 장면들이 좀 기괴하고 잔인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미드소마처럼 적나라하게 잔인하지도 유전처럼 엄청나게 공포스럽지도 않았습니다.

따라서 저처럼 '유전'이나 '미드 소마'가 보여준 그 잔혹성 그리고 압도적인 공포감에 매력을 느껴서 이번 작품을 기대하고 계신거라면 기대치를 조금은 낮추시거나 아예 다른 장르의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시는게 마음 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토리에서 대해서 얘기를 좀 해보자면, 영화의 주제 자체는 아들（호아킨 피닉스）의 죄책감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아들이 번듯하게 성공하지 못해 어머니에게 느끼는 죄책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며 저는 입시생활이나 취준생활을 하며 부모님의 기대치에 상응하는 결과를 내야하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여 그들의 눈치를 보고 혼나거나 잔소리 들을까봐 전화하기도 만나기도 무서워하게 되며 일종의 죄책감을 지니게 되는 그런 비슷한 류의 심리를 영화에서 다룬거라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유전이나 미드소마처럼 장면들이나 스토리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아닌 해석할 꺼리가 많은 예술 영화의 특성을 띈 작품입니다.

따라서 별다른 해석없이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한 친절한 영화를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영화가 끝나고 나면 '뭐야? 어쩌라고? 뭔데?'라는 반응이 나올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아리 애스터의 단편 작품들을 미리 보고 가면 더 쉽게 이해가 되고 재밌게 관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리애스터의 여러 단편 작품들이 있지만 그 중, 'Beau', 'The Turtle's Head', 'Munchausen'의 내용이나 주제（스포가 될 수 있으므로 언급은 안함）가 영화에 직/간접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보고 가신다면 더 의미 있는 관람을 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리 애스터가 한 인터뷰에서 이처럼 이야기 했습니다.

'나는 15년 전부터 이 영화를 찍고 싶었어. 그래서 단편 영화부터 찍었어. 원래 이 영화를 장편으로 제작하고 싶었는데, 예산이 없었어. 그래서 유전하고 미드소마를 찍은거야. 내가 유명해져야 내가 찍고 싶은거에 투자를 해줄 거라 생각했거든.'

그만큼 아리 애스터가 얼마나 찍고 싶어했던 작품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며, 이 사람이 본래 만들고 싶어했던 영화는 이런 류의 영화였다는 것과 유전, 미드소마와 같은 호러 장르뿐만이 아닌 예술성이 짙은 복잡한 영화도 곧잘 만들기에 차기작을 더 기대하게 하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러닝타임이 179분으로 3시간 동안 난해함 속에서 헤엄치느라 힘들었지만, 오히려 보고나서 영화를 해석하며 즐거웠던 작품이었습니다.

'Beau is Afraid'는 중의적인 표현의 제목입니다. Beau는 영어로 남자친구라는 뜻도 있지만, 작 중에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하는 주인공 'Beau'를 지칭하기도 합니다. 사소한 거지만 알고 보시면 좀 더 재밌게 보지 않으실까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이상으로 '보 이즈 어프레이드'와 관련 있는 아리 애스터의 단편 영화 링크 공유해드리며 물러나겠습니다.


The Turtle's H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