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에서의 D컵녀












1화

















새내기의 꿈을 안고서 대학생이 된 나.


그렇게 파란만장한 아웃사이더의 시기를 보내던 내게 겨울방학이 찾아왔다.


이번에도 예전과 같이 집에서 방콕이나 하면서 항가항가만 하려고 했는데, 의외의 변수가
생겼다.


그건 바로 교양과목.


우리 학교 교양과목중에 스포츠 과목이 있는데, 이건 학기내내 수업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1학기때는 캠핑, 2학기때는 스키장을 가는게 수업의 전부.


그것도 황금같은 방학기간때 말이다.


난 2학기때 들었으므로 스키장을 가야했고, 난생처음 가는 스키장에 오줌을 지릴정도였다.


10만원이 넘는 스키비용을 어머님께 두들겨 맞으면서 겨우 냈고, 드디어 스키장을 떠나던
당일 날.


난 밤잠을 설치며 학교로 갔고, 같은과 아는형과 같이 버스에 올라탔다.


“대삼이형（대머리 삼십대 형이라는 뜻의 준말）. 무지무지 떨려요. 아우 빡쳐...히힛.”


“왜? 여자하나 건지려고? 키킥.”


“네? 아뇨. 여자라뇨. 전 그저 스키를 처음 타서 설레이는건데. 스키장에서 여자도 꼬실수
있나요?”


“스키장을 거꾸로 하면 뭐냐?”


“장키스.”


“그래 임마. 장시간 키스하는 곳이 스키장 아니겠냐.”


이런 쒸불랭.ㅡㅡ; 이걸 지금 개그라고...아놔...어린 내가 참아야지...


어쨌든 여자를 꼬시기 좋다는 대삼이형의 말에 점차 흥분하며 바지를 벗고 탁탁...할 리가
없잖아.


버스는 총 2대였고, 대략 60명정도였는데 여자반 남자반이었다.


아오 흥분된다.


우리과 여자는 별로 안왔는데 다른과에서 A급 여자애들이 긴급 수혈됐나보다.


상태가 다들 연예인 지망생급이잖아. 푸하하하핫!!!


스키장에 가는 동안 서로의 서먹서먹함을 풀어줄겸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타임이 왔다.


남자들은 역시나 에스쥐워너비아니면 휘성. 이런 제기랄.


난 도대체 뭘 불러야하는거냐? 평소처럼 아기공룡둘리를 부를수는 없잖아. 히잉.


그러던 중 한명의 여자애가 앞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데 보는 순간 팍!!!하고 큐피
트의 화살이 여자의 가슴에 꽂혔다.


아 쒸불랭. 어찌나 빵빵한지 큐피트의 화살이 튕겨져나오는구나...아놔.


얼굴은 귀엽게 생긴게 몸은 왜 저렇게 성장발육이 그라비아 뺨치냐?^---^


분홍색의 옷을 입은 그녀는 앙증맞게도 보아의 발렌티를 불렀다.


아오 뻑간다. 안그래도 보아 노래 좋아하는데...진짜 너무 좋아...아오...


화려한 여자애의 무대가 끝나고 몇 명의 애들마저 끝나자 드디어 내 차례.


난 당당하게 방금 전 책자에서 본 노래의 번호를 눌렀다.


뚱...뚱...뚱...쉬익쉬익치익치익~~~


푸하하하핫!!! 이게 바로 나의 노래다!!!


“뭐야 저거? 미친거 아냐? 남자가 성인식을?”


“어머머 저것봐. 게이같아.”


“저는 저애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저는 저애를 모르는 사람입니다.（대삼이형）”


그렇다. 난 정말 구라 조금도 안보태고 박지윤의 성인식을 불렀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그때 난 진정한 아웃사이더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과정을 했던 것
같다.


그런 준비가 있었으니 지금의 완벽한 아웃사이더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지.


아오 슬퍼...쒸불랭...ㅠ_ㅠ


난 무진장 쪽팔리면서 노래를 불렀고, 다들 억지로 호응해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내가 아까 점찍어둔 디컵 여자애는 싱긋 웃으며 나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봐주는게
아닌가?


내 모든 것을 그대에게 주리오...내 모든 것을...


“아씨. 이 노래 누가 부르는거야? 빨리 꺼. 운전방해되게. 아나. 성대에 삼재가 꼈나. 목소리
가 뭔 엑소시스트야?”


그렇게 운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내 노래는 중간에서 멈춰야만 했다.


다들 멈추고 나니까 오필승코리아를 외치며 환호했다. 나쁜새끼들...


“형. 저 어땠어요? 박지윤같이 섹쉬했...”


“저는 이애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저는 이애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ㅡㅡ;”


대삼이형은 스키장에 도착할때까지 나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렸고...그러한 고난을 힘들게 버티자 잠시 후 버스는 스키장에 도착했
다.


스키장에 도착해서 방을 잡을때도 나의 아웃사이더식 활약상은 빛을 발했다.


각각 남자와 여자들이 5명씩 조를 짜는 것이었는데 당당히 나혼자 남은거.


하는 수 없이 같은과 형들이 포진되어있는 대삼이형네에 들어가게 되었다.


내 비록 지금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스키장에서 떠나는 날에는 저 디컵여자애와 딥키스를 나
누며 떠나리라. 아유.


키보드만 있으면 저정도 여자애는 식은죽먹기로 꼬시는데. 아놔.


방배치가 끝나고 장비를 갖춘 우리는 모두 스키장으로 나왔다.


스키장 눈위에서 폼을 잡으며 내가 서있자 대삼이형이 나를 보며 말했다.


“저기 누구세요?”


“네? 저에요. 무조건이요.”


“글세 제가 아는 놈과 비슷하긴 한데. 아무리 그 놈이 띨빵해도 스키장에서 청바지 입고 있
을리는 없거든요? 저기 잘못보신듯.”


그말에 주위를 둘러보니 나만 청바지였다.


그것도 스키니진 그레이 청바지.（예전에 나이트룸갔을때 입은거.）


“으아아아앙~~~대삼이형. 옷 렌탈하게 2만원만...”


“차라리 얼마없는 내 머리카락을 가져가라. 아 진짜 스키장에 청바지를 입고오냐. 푸하하하
핫!!! 아놔. 너 특이한것은 알았지만 진짜 골때리네. 키키키키킥.”


이럴 줄 알았으면 오기전에 네이년이라도 검색해볼걸.





-내공 50걸어욤. 스키장 갈 때 뭐 입고 가면 되죠?-


（아아. 간단하게 끈나시에 핫팬츠 입으면 돼요^^）


（한복도 요즘 유행이라죠?^^）


（내공 냠냠^^）





이런 쒸불랭...아니야...이건아니야!!! 으아아아악!!!


그래도 패션으로는 내가 제일 간지...나기는 개뿔.


아 쒸불랭. 서럽다 서러워. 히잉.


디컵 여자애도 나를 보며 피식 비웃고 있었다.


아놔 안돼. 나의 꿈이 산산조각...


“자. 나는 너희들의 스키를 교습해줄 강사 김동성이다. 일단 칼날부터 갈아야한다. 그 다음
다리뻗기로 결승선에...”


“이건 스키인데요?”


“알어 씹새캬. 하여간 일단 넘어지는 연습부터 한다. 넘어져야 일어설것 아냐?”


“안넘어지면 되잖아요?”


“깨곱창 같은 새키얌. 넌 임마 스키 타다가 앞사람 보드에 걸려서 내장 털리고 뇌척수액 쏟
아지고 눈깔 빠져야 정신차릴래? 이 씀바귀같은새키얌.”


덜덜덜. 무섭다. 이건 강사가 아니라 강시아냐? 아놔. 포스 쩐다 쩔어.


그리하여 넘어진 상태에서 일어나는 법을 연습했다.


아 근데 왜 이렇게 못일어나겠지?


“자 이렇게 손으로 제비차기 하듯이 몸을 화살처럼 세우면 된다. 아아 거기. 왜 그렇게 몸
이 애자5급이냐? 제대로 안하면 아까 말했다시피 앞사람 보드에 걸려서 내장...”


난 귀를 막아버렸다.


끝끝내 혼자서 못일어난 상태로 연습이 끝났고, 다음은 본격적인 초보코스 주행이었다.


초보코스라고 해도 완전 초보인 우리에겐 역부족이었으므로 구간을 나누어서 지그재그식으
로 내려오는 방식이었다.


앞에서 순서대로 출발했고, 드디어 내 차례.


강사의 출발 신호와 함께 난 출발했고, 끼야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악 비켜 비켜 비켜 비켜 비켜!!!”


대각선 반대편으로 천천히 가야하는데 방향을 잘못잡아서 가속도가 붙은 것이었다.


발을 오므리면서 속도를 줄이려고 노력했으나 허사였다.


그래. 지금 생각하면 한 마리 훨훨 날아가는 새와 같았어.


그래. 지금 생각하면 목안부러진게 다행이지 쒸불랭.


난 초보코스의 반이나 내려온 상태였고, 그대로 방항감각마저 잃어버린체 장외쪽으로 풀과
흙으로 되어있는 곳까지 미끄러지듯이 날아갔다.


정말 아찔한 순간. 거기서 내가 어떻게라도 됐다면 주옥같은 내 작품, 노예팅이나 친누나는
일진같은 글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거야. 아놔 아찔해...ㅠ_ㅠ


쪽팔림과 공포를 억누르며 얼른 리프트를 타고 위로 올라갔으나 이미 우리과 사람들은 중간
지점 이상까지 간 상태.


어차피 저기 끼려고 내려가봤자 저들은 또 다시 위로 올라가겠지.


그렇게 그냥 위에서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안오는 그들.


나중에 올라온 대삼이형의 말을 들어보니 한번 내려가는 것을 끝으로 자유시간을 줬댄다.


뭘 가르쳐준것도 없이 자유시간이여?


근데 의외로 스키가 쉬운지 다들 잘타는게 아닌가?


분명히 넘어지는 것도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는데.


나도 힘을 내서 여러번 초보코스를 돌고나니 요령이 붙었는지 나름 잘타게 되었다.


거의 4시간동안 풀타임으로 밤이 될 때까지 타자 이제는 어느정도 초보코스정도는 적당히
내려올만한 수준이 되었다.


두려움으로 파이어에그에 땀찰정도의 실력을 넘어서자 이제 여유가 좀 생겼다.


슬슬 작업 개시 해볼까나.


정말 많은 여자애들이 있었지만 나의 목표는 오로지 디컵녀.


디컵녀...꼭 먹고...아니...갖고 말테다!!!（아 이건 치토스 선전흉내낸거임...ㅡㅡ;）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고 기회를 엿보던 나는 드디어 디컵녀를 찾을 수 있었다.


분홍색 스키복에 주황색 고글을 쓴 디컵녀.


워낙에 겹겹이 입어서 자세히는 보이지 않았으나 슴가 부피로 봐서는 디컵녀가 확실했다.


조금씩 다가가며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때마침 디컵녀가 ‘아얏~~~’거리며 넘어지는게 아닌
가?


아아아. 신이 도우셨구나. 감사합니다. 후훗.


난 얼른 멋지게 나아가며 디컵녀의 옆으로 안착했다.


“저기...괜찮아요?”


깔끔한 멘트.


좋아좋아. 이대로 밀고 나가는거야!!!


내 말에 디컵녀는 넘어진 상태에서 살짝 고개만 들었는데 그게 여간 흥분되는 자태가 아닐
수 없었다.


고글이 워낙에 커서 표정은 보이지 않았으나 약간은 놀란 듯 입을 오므리는 디컵녀.


아아아 저 입술...너무나도 달콤할 듯...아아...


“네?”


목소리도 은구슬에 호박씨 굴러가듯 맑고 영롱하네. 아놔. 미치겠다.


“몇 조세요?”


우리과는 강사별로 조를 나누었고 난 D조였다.


자연스럽게 말문을 트기위해 조를 물어본 것이었다.


“네? 몇 조라뇨?”


“아까 강사별로 조 나누었잖아요. 몇 조에요? 아아 참참참. 괜찮으세요? 도와드릴까요?”


난 멋지게 손을 내밀었고, 디컵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내 손을 잡고 일어섰다.


아 역시나 슴가의 부피가 커서 그런지 약간의 무게감이...으흠.


“뒤에서 보니까 넘어지시길래. 걱정되서 얼른 왔죠. 헤헷.”


“걱정되다뇨...? 왜요?”


말투가 여간 상냥한게 아니었다. 아 이거 잘만하면 바로 숲속으로 들어가서...으랏차차차!!!


“예쁘신 분이 넘어지니까 당연히 걱정되죠. 모든 남자가 다 그럴껄요?”


웃었다. 디컵녀가 웃었다.


으아아아악!!! 저 활짝 핀 미소. 이거 정말 애간장을 제대로 녹이시네.


“히힛. 짖궂으시네...^^”


“죄송합니다. 제가 좀...키킥. 그나저나 몇 조세요?”


“네? 몇 조라뇨?”


“저는 D조에요. 몇조세요?”


“에엥? 조 나눴어요? 전 몰랐는데...”


“으흠. 그럼 과가 어디신지요?”


“과요? 저는 경기도쪽에서 왔는데요?”


이거 뭔가 예감이 안좋은데?


난 굉장히 뻘쭘해하며 물었다.


“XX학교에서 오신거 아니에요?”


“아아. 헷갈리셨나 보네요. 후훗. 전 학생이 아니에요. 경기도 모임에서 온 직장인이에요. 호
호호호홋.”


너무나도 당황스러워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아아...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지?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텐데.


“어쨌든 굉장히 고맙네요. 제가 잘 못타서요. 그쪽은 잘 타시나봐요? 호홋.”


그러면서 경기도 직장녀가 고글을 벗기 시작하는데...


“으아아아악!!!”


예전에 만화책에서 본적이 있었다.


안경을 쓰면 찐따인 여자가 안경만 벗으면 퀸카가 되는 만화.


근데 지금은 그 반대상황이었다.


분명히 고글을 쓴 경기도 직장녀의 얼굴은 거의 연예인급이었다.


그것도 이현지를 좀 닮았다고나 할까?


근데 고글을 벗으면서 서서히...


아 쒸불랭. 고글을 벗는게 아니라 가면을 벗는 것 같았다.


무슨 환골탈태도 아니고...으아아아악!!!


“이것도 인연인데 이름이나...”


“으아아아악!!! 죄송합니다!!! 사람을 잘못봤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엄청난 스피드로 내려오는 나.


정말 동계올림픽에 나가도 충분히 금메달을 거머쥘 정도의 스피드였다.


이제까지의 모든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물을 찔끔 흘릴 정도였다.


저 멀리 ‘활강금지（일자로 쭈욱 내려오는거）’라는 팻말이 보였지만 난 그것을 무시하듯 엄청
난 스피드로 활강을 했다.


겨우 경기도 직장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나.


이토록 빠른 활강을 해놓고도 살았다는게 진짜 기적이었다. 그래. 신은 나를 버리지 않은거
야...아놔...근데 왜 자꾸 눈물이...흐흐흐흐흑.


또 그녀와 마주칠까봐 얼른 숙소로 들어갔다.


2시간 정도 공포에 몸을 떨고 있는데 이제 슬슬 지쳤는지 같은 방 형들이 들어오기 시작했
다.


그 중에 대삼이형이 대뜸 문을 열며 소리를 치는데...


“얘들아. 내가 여자방이랑 방미팅 주선해놓았다. 키키키키킥.”


“우와!!! 형 쵝오!!!”


“어떤 애들인데? 응? 어떤애들인데?”


“경기도쪽에서 온 일반인들인가봐. 학생도 있고, 직장인도 있고 막 복잡해. 근데 몇 명보니
까 상태 좋더라. 아싸. 땡잡았다 너희들.”


뭐...뭐라고...? 경기도쪽 일반인 모임...?


점차 내 숨이 조여오는 것을 느끼며 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나누었습니다.
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고요.
웃유에는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네요.
요즘 '매너납치범'이랑 '나의 친누나는 일진'을 쓰느라고...
너무 글을 안쓰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열심히 쓸게요.
부디 재미있게 봐주시고요...
늘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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