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엽기 커플의 엽기 행각





나는 원래 어려서부터 굉장히 호기심이 많아

전자제품만 눈에 들어오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일단 분해하고 보았으며,

어렸을 땐 새로운 과자가 나오면

일단 그걸 사서 먹어봐야 직성이 풀렸고

나중에 커선 새로운 여성 속옷이 눈에 띄면

일단 그걸 사서 냄새를 맡아봐야 직성이 풀렸다.

-_-



물론 농담이다.




아무튼 어려서부터 유난히 호기심이 많았던 나였기에

궁금한 것이나 눈길이 가는 것이 생기면

무조건 직접 찔러보고 맡아보고 맛을 봐야

그날 마음 편하게 다리를 쭉 뻗고 잘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내 여자친구와 데이트 약속을 잡았고,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우리 둘은

일단 하염없이 캠퍼스 주변을 산책하며

뜨거운 태양열과 싸우고 있었다.




난 평소에 여자친구의 이마에 키스를 해주는걸 매우 좋아하는데

그날도 보들보들해보이는 여자친구의 이마가 참 이뻐보여서

살며시 이마에 키스를 해주었다.




천상 : 음... 헐.. 이.. 이맛은!!

수진 : 왜?

천상 : 향기가 꽤 괜찮군-_-

수진 : 샴푸냄새나서 그런가보지^^

천상 : 하하.. 그럼 이번엔 니가 내 이마에 키스해볼래?

수진 : 그럴까?




.............




........




..




천상 : 왜 안해?

수진 : 오빠 이마에.. 개기름이 좀 많구나..^^;

천상 :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 땀좀 흘릴 수도 있지-_-




근데 신기하게도 여자친구는 얼굴에 단 한방울의 땀도

흘리지 않고 아무렇지 않다는듯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해주었는데

땀때문에 짭쪼름한게 마치 고갈비를 먹는듯한 맛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근데 그게 칭찬인가?

-_-




천상 : 근데 넌 왜 땀 안흘려?

수진 : 난 원래 피부가 건성이라 땀이 잘 안나. 기름도 안나오고.

천상 : 너같은 애들때문에 우리나라가 산유국이 못되는거란다.

수진 : 훠큐 -_-ㅗ




아무튼 내 여자친구라지만 참 신기했다.

제 아무리 건성피부라 할지라도,

제 아무리 피부미인인 임수정이라 할지라도

제 아무리 산뜻해보이는 김태희라 할지라도

더운 여름철에는 얼굴에서 개기름을 뿜어낼게 뻔하거늘

내 여자친구는 마치 생후 100일된 갓난아기처럼

기름기 하나없는 맨들맨들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천상 : 헐 신기하넹ㅋ

수진 : 신기할거까지야^^

천상 : 그럼 내가 너 땀나게 해볼까?

수진 : 어떻게?




난 얼굴에서 땀이 안난다는게 너무 신기해서

언제까지 땀을 안흘리고 견딜수 있나 궁금해져

땀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보았다.



먼저 햇볕이 여과없이 강렬하게 내려쬐는 벤치에 앉아서

그녀를 내 무릎위에 앉히고 양팔로 그녀를 안아주어서

그야말로 보온이 잘 되도록 유지시켜주고

마지막으로 뜨거운 숨도 내뿜을 수 없게

입에다 키스를 하면서 입을 막아버렸다.

（점점 야설처럼 변하는것 같지만 야설아님-_-）




문제는 그렇게 하고 있는 나 역시 더워진다는 거였고

난 추위엔 강해도 더위엔 엄청 약하기 때문에

약 10분간 그 자세로 있어본결과

여자친구는 단 한방울의 땀도 흘리지 않았고

난 완전히 탈수가 되어 걸레가 되어 있었다.

-_-




천상 : 헐.. 진짜 땀 안흘리네.. 근데 너 입술에 뭐 발랐어?

수진 : 어; 립밤발랐어.

천상 : 근데 향기가 엄청 좋네. 과일향인가? 먹으면 맛있을거같아.

수진 : ㅋ 먹어볼래?




호기심이 강한 나는 수진이가 건내준 립밤을

길게 뽑아서 한입 시원하게 베어 물었다.

-_-




수진 : 헐ㅋ 그걸 진짜먹다니.. 맛이 어때?

천상 : 음.. 딱풀을 씹는 느낌이군 -_-

수진 : 그걸 입술에 발라야 향기가 좋은거지 먹는다고 향기가 좋겠어?

천상 : 나 화장실가서 토 좀 하고 올게.




그렇게 화장실에가서 입을 헹구면서

또다시 난 호기심가득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아무리 립밤을 발랐다 할지라도 키스할때 과일향이 나고,

한여름인데도 얼굴에선 기름한방울 안나오고,

이마에 키스를 할땐 그윽한 샴푸향이 날 즐겁게 하는 그녀에게

과연 최대의 지저분한 곳은 어디일까?




천상 : 아하!! 그런 곳이라면 그녀라 할지라도 좀 지저분하겠구나!!




뭔가를 깨달은 나는 화장실에서 뛰쳐나가

그녀에게 달려가 곧바로 그녀의 발을 들어올려서

발에다 키스를 해보았다.




천상 : 음... 이런 느낌이군.

수진 : 뭐하는 거야 -_-




발에다 키스를 해본 나는 이번엔

그녀의 양 손목을 잡은 다음

길게 하늘 위로 올려서 겨드랑이 쪽에 키스를 해주었다.




천상 : 음... 이런 느끼

수진 : 뭐 이런 병신이?

천상 : -_-





천상 : 그럼 여기는 어떨까?

수진 : ...?




나는 그녀의 엉덩이 쪽에 키스를 해주려다가

그녀에게 귓방망이 108대를 맞고

썅욕을 아주 배부르게 먹었다.

-_-




그리고 그녀는 반격을 해보이겠다며

내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휘휘 젓더니

내 소중한 겨털을 몇가닥 뽑아가버렸다.





천상 : 헐.. 나의 제임스와 크리스티나가..!!!

수진 : ^^




난 재빨리 손가락을 그녀의 코에 넣었다가

그 손가락을 다시 그녀의 입에 넣어주었다.




천상 : 인과응보닷! 하하하 -_-

수진 : -_-;





보통 커플이 데이트할때 아름답고 희망스럽고 밝은 대화를 나눈다면

우리 커플은 주로 상대방의 털을 뽑는다던가

수영장에서 상대방의 수영복을 벗기는 등의

다소 개성있고 엽기적인 몸의 대화를 나눴던 것같다.




특히 그녀로부터 변태같다고 잔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_-

남들하고 옷깃스치는것조차 불쾌하게 생각하는 내가

그녀에게 저런 해괴한 짓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녀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많이 사랑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보고 이상한 사람같다며 입을 빼죽 내밀면서도

그녀가 한결같이 나를 믿고 따라주는 이유 역시

그녀도 나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내일 미국으로 1년간 유학을 떠나는 그녀로 인해

또다시 긴시간 서로를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1년이 길게 느껴지든 짧게 느껴지든

돌아올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마음을 이 글에 담아

제 글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바칩니다.



사랑한다. 수진아.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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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신분 이성친구도 한명 더 생기게 됨.



믿거나 말거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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