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관람후기를 남겨봅니다.

여러모로 개인적으로 바쁘고 하다보니 관람후기는 못남겼었는데,

스즈메의 문단속을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다보니 감상문을 남기게 되네요.

이번 영화를 보면서 두 가지 주제로 이야기가 한번에 읽혔습니다.

'스즈메의 사랑 성장기'와 '재난 피해자들에 대한 신카이 마코토의 위로'

대략적인 줄거리는 동일본 대지진（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극 시기상의 묘사로?）의 피해자인 스즈메라는 소녀가 겁나게 잘생긴 토지시 소타를 만나

거대한 힘덩어리인 '미미즈'가 저세상과 통하는 '문'을 통해 나오려는 것을 막아 재앙을 막는 이야기인데요.

사건의 시작부터 모든 것이 '뜻 밖에' 일로 진행됩니다. 마치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재난처럼 말이죠.

스즈메와 소타와의 첫 만남부터 중간에 만나는 각 지역의 친절한 조력자들과의 만남까지... 말 그대로 우연의 우연이죠.

이 부분은 개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이런 부분들이

픽션 속에서 현실 속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싶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애초에 감독이 다루고자 한 주제가 정말로 우연한 존재인 '재난'에 대한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리고 조력자들의 공통된 특징은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모두 재난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생업으로 돌아가 내일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그렇기에 스즈메가 일본 열도를 횡단하며 문단속을 할 수 있게 해준 마음의 연료가 아니였을까 합니다.

동시에, 감독의 감사표시라고도 생각되었습니다.

그런 피해를 입고도 묵묵히, 조금씩 해내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힘내주어 고맙다는 표현을,

또 스즈메에게 자세한 이유도 묻지 않고 도와주려는 모습에서 감독 자신도 위로받았다는 표현을 간접적으로 한 것 같았습니다.


문을 닫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뒷문이 열리는 곳은 항상 폐허, 즉 재난으로 인해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는 장소이고,

이 열린 뒷문을 닫기 위해선 예전 그 곳에서 벌어졌을 법한 일상적인 일들을 생각하며 그 힘으로 닫는 다는 것.

즉, 재난을 이겨내는 방법은 다름 아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의 의지이다. 라고 읽혔네요.

그렇기에 문을 닫는 주문의 마지막 구절인 '삼가 돌려드리나이다.'라는 말은

이 모든 걸 지켜보는 신이자 관객인 우리에게 '당신들은 충분히 이겨내고 있다'라는 감독이 전해주는 위로와 응원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어린 스즈메에게 재난과 풍파의 여정을 이겨낸 상징이자 엄마의 유품인 의자를 전해줌으로써,

이런 황당한 재난과 우연을 맞이했어도, 떠나간 이들이 남기고 간 마음은 그대로 있으니, 이겨낼 수 있습니다. 라는 메시지로 보입니다.

다시 어린 스즈메에게 전해주는 것도, 훗날 미래에 이런 재난을 처음 겪게 될 이들에게 남기는 메세지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그냥 두서없이 보면서 나는 생각들을 주저리주저리 써봤는데

한줄로 요약하자면 모든 우연을 겪게 될 사람들에 대한 위로의 메세지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