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킬스> 이후 4년 뒤.
로리는 손녀 앨리슨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마이클 역시 종적을 감춘 채 평화롭게 살아가는 나날
하지만 그녀에게 여전히 지난 과거는 끈질기게 따라오는 상황
한 편, 마이클이 해든필드에 나타났던 그 날, 사고로 인해 어린아이를 죽게 만든 코리는 마을에서의 혐오와 경멸의 대상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코리와 앨리슨은 서로 가까워지게 됐지만 계속되는 사람들의 멸시는 코리를 변화시키고, 이윽고 그의 눈빛에서 심상치 않음을 느낀 로리는 앨리슨과 코리를 떼어놓으려 한다
1편의 테마가 [오마주]와 [드라마], 2편의 테마가 [광기] 였다면 이번 영화의 테마는 [잠식] 이라 해야 할 것 같다
할로윈 시리즈는 리부트 되면서 이전의 슬래셔 호러들과는 굉장히 다른 노선을 걸었는데, 그건 바로 '강화된 드라마의 구성' 이었다
1편에선 4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을 메꾸기 위해 '피해자 로리'의 드라마에 대한 비중을 굉장히 키웠었다
결과적으로 그건 대성공이었고 2편에서도 좀 더 확장해 78년 원작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다룬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일단 가장 큰 문제점은, 이 영화에서는 마이클 마이어스의 비중이 심각하게 줄어들었다
'살인마 케릭터'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슬래셔 호러에서 스타 케릭터의 입지를 줄인다는 건 그냥 자충수에 불과하다
이 영화 시리즈의 1편 （2018）은 그나마 '로리 스트로드' 라는 케릭터가 마이클과 함께 이 시리즈의 이야기를 양분하고 있었기 때문에 로리의 드라마에 집중해도 좋았고, 또 후반부의 대결 장면은 시리즈 역대급이란 평가가 손색 없을 정도였지만
감독은 아예 처음 기획부터 다른 쪽으로 방향을 잡았던 걸까?
문제는 효과적이었던 1편과 다르게 2,3편의 경우는 영화에 기대를 거는 관객들의 니즈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는 것이 문제다
2편에선 그래도 할로윈의 모든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잔혹한 마이클의 모습이라도 볼 수 있었지만, 이번엔 갑자기 뜬금포로 등장한 '코리'라는 케릭터를 앞세워 '악에 잠식 당한 인물' - 즉 '심리 스릴러/호러' 적 구성을 보여주려고 한 건 좋았는데
케릭터가 무슨 매력이 있어야 몰입을 하던가 말던가 하지
아니, 애초에 마이클이 멀쩡하게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클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인데, 그 상황에서 정말 관심도 없고 매력도 없는 케릭터가 설쳐대니 당연히 시리즈의 팬 입장으로선 화가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그 의도를 모르는 건 아니다. '누구에게나 악은 존재하며 마이클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그런 스토리는 애초에 '슬래셔 호러' 에선 상당한 독이 된다
（슬래셔 호러 영화 팬들이 바라는 건 원작 케릭터의 등장이지 대체품이 아니다）
게다가 마이클 마이어스라는 케릭터 자체도 애초에 다른 슬래셔 호러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스크림 등등） 의 케릭터들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
다른 케릭터들이 '복수'를 위해 살인을 저지를 때 그저 순수한 '악의'로 살인을 저지르는 케릭터가 마이클 마이어스다.
설마 감독이 이걸 모르고 그랬을 리가...?
근데 굳이 이제 와서 '누구든지 마이클이 될 수 있다' 라는 메세지를 넣으려고 해봤자 그게 팬들에게 와 닿을 리가 있나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제 더 이상 할로윈 시리즈를 볼 일은 없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겠다.
적어도 '헬레이저' 시리즈 마냥 판권 넘어가서 쓰레기라는 표현도 모자른 핵폐기물 후속편이 나올 일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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