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영화 평론가는 영화에 대해서 "반영의 현실" 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영화 속에서 굳이 현실의 잔혹함을 마주해야 한다면, 이걸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있을까
영화의 내용은 극도로 심플하다
남자가 갯벌에서 여자를 주워온다. 그는 모텔에서 공장의 노동자들을 상대로 여자를 이용해 성매매를 하여 돈을 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중국집 배달부를 통해 이들의 삶은 거대한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친절하고 불편하다
일부러 열화시킨 영화의 화질은 극도로 조악하며 대사도 거의 없는데다가 후반 40분은 사실상 메이저 영화에선 표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보여줌으로서 극한의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끝까지 감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영화가 현실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었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현실과도 비슷하다
지배하는 자와 지배 당하는 자. 혹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고용주와 고용인으로서의 관계로 해석되며 '생산을 위해 존재하는' 공장의 노동자들은 여성의 육체를 '소비하기 위해' 모텔을 찾아온다
영화에서 자주 보여지는 연기를 내뿜는 공장의 굴뚝은 남성의 성기를 은유하는 것이 나의 이런 개인적인 추측에 근거를 더해주고 있었다
또한 갯벌에서 시작된 영화는 마지막에서 다시 갯벌에서 끝나게 된다
이는 아마 감독이 이 영화에 숨겨 놓은 대칭적 전개를 보여주려 했던 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를 누군가에게 추천해주기는 정말 어려운 영화다
그 이상으로 더 어려운 건, 이 영화를 두 번 이상 감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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