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두 사람다 결혼 했어 남자쪽은 아이가 있고 여자쪽은 아이는 없어

나는 점심 간단하게 먹고 회사에 왔다갔다 하거든? 그리고 오늘도 점심 먹고 회사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문제의 남녀 둘이 사무실 안에서 부둥켜 안고 진짜 찐하게 키스 하는걸 내가 봤어

진짜 그거 보고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고 손발이 벌벌 떨리더라 그 둘도 당황스런 웃음을 짓더라

나도 당황해서 급하게 나오는 길이었는데 남자쪽이 와서 니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다라고 하는데 시벌 아니긴 개뿔;

어쩐지 내가 그 문제의 장소에서 어슬렁 거릴 때 남자가 계단 올라오는데 나랑 마주쳤거든 근데 약간 움찔하면서 다시 내려가더라고

그래서 뭐지 했는데 아마 여자가 그쪽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었나봐 ..

그렇게 층층이 어슬렁 거리다 다시 그 문제의 장소에 왔을 때 딱 위에 장면을 본거야.............

사실 약간 의심을 하긴 했어 정황이 있었거든 둘이 필요 이상으로 너무 붙어 다니기도 했고 내 앞에서 남자쪽이 은근 여자쪽에 스킨쉽을 대놓고 했었어..

근데 여자쪽도 내가 봐온 바로는 바로 정색을 하던지 뭘 해야 되는데 그런걸 안하는거야 그것도 여러번. 그리고 둘이 자리도 자주, 오래 비웠단 말이야..

그러다가 저번주였나? 사무실에서 여자랑 나랑 대화하는데 나는 그 여자 상반신 밖에 눈에 안들어 오는 위치였어 그리고 남자가 여자 뒤로 지나가면서 그 손 움직임이 딱 여자 엉덩이 쪽을 툭 치고가는듯한 그런 움직임을 봤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여자쪽에서 움찔하는 그 모습을 보고 진짜 설마 했었는데...

그 설마가 현실이 돼버렸네..

하...여자쪽은 같이 일하면서 진짜 나보고 동생같다면서 잘 챙겨줬었고 일도 잘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배려도 잘하고 회사에서도 이미지도 굉장히 좋고 내가 안가진걸 가졌다 그렇게 느꼇어

그래서 나는 그 여자쪽을 많이 닮고 싶었고 나한테 자극도 많이 됐단 말이야..진짜 동경심을 가졌었는데...

너무 실망스럽고 무엇보다도 엄청 혐오감이 들었어 이유가 우리 부모님 이혼을 하셨거든?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엄마가 바람을 핀게 가장 결정적이거든 이혼 사실을 알았을 때 그 감정은 다들 알꺼야..하여튼 그렇게 이혼하고 어찌하다 보니 엄마랑 연락 닿았고 가끔 만나고 했어 그렇게 만나다가 슬슬 재혼한 사람이 생각나면서 이제 엄마 만나기가 너무 꺼려지는거야

결국은 바람을 핀게 이혼의 가장 큰 이유이고 나도 바람을 핀다는걸 극도로 싫어하게 되서 엄마 볼 때 마다 그생각나고 만나기가 싫어지고 지금 연락도 하기가 싫어 그런 생각이 머리에서 맴도는 와중에 저런 일을 봐버려서 너무 실망스럽고 혐오감이 든다

여태 봐왔던 모습을 보면. 진짜 이럴거라곤....내가 괜한 생각을 했겠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지 게다가 결혼까지 했고 결혼담 같은도 들었고..근데 현실은...

남자쪽은 니는 제3자니까 그냥 신경 끄고 니 할일이나 하라고 남녀사이엔 아무것도 모르는거라고 오히려 피식피식 웃으면서 당당하게 나오고, 말도 안되는 개소리를 늘어 놓는데

지도 어지간히 당황했는지 평소에 말할 때의 그 모습과 논리는 개나 줘 버린 모양이더라고..여러 말들 중에 그사람 말로는 대학때 알던 사이였고 사겼다가 헤어졌단다 그리고 이 회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됐고 어떻게 지냈고 이런 저런 일 있었고 얘기하다 보니 옛 감정이 생겨서 결국 그런 관계로 갔다더라고 근데 이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니까 그냥 넘겼어..

근데 문제는 그 여자쪽 남편이랑 남자쪽 부인이랑 그 애는 어떻게 할꺼냐고..

그런 부정을 저지르고 있으면서도 오늘밤에 부부끼리 잠자리에 들면서 아무 일도 없었단 듯이 이런저런 얘기 나누면서 잠들고 평소처럼 할껄 생각하니 너무 화가 치밀어 오르고 진짜 죄책감도 없을까?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어떻게 사람들한테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할 수 있지? 양심이 없는걸까? 미안하지도 않을까?
계속 그런 생각이 나..

남자 말대로 남에 일이니까 신경을 끄고 싶은데 솔직히 나는 그렇게 못하겠어 그 둘 가족들 생각하면 남 일인데 남일 같지가 않아...

만약에 그 부정을 알게 됐을 그쪽 가족들 생각하면 어떤 생각을 가질지 어떤 감정을 가질지 너무 잘 알거 같아서..

회사에서 여자쪽이 보자고 할말 있다고 문자를 날리더라고 그래서 그냥 지금 누나 보면 좀 그럴거 같다고 안간다고 했었어

저녁에 이런저런 고민했지. 나는 가족들한테도 안에 있던 일 밖에 안흘리고 밖에 있던 일 안으로 안흘리게 하는데. 너무 고민이고 이사람들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하지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하지 고민하다가 친형한테 물어 보고나서 나도 생각좀 정리하고 그 누나한테 전화했어

그냥 모른척 하겠다, 둘이서 뭘하던 그냥 아무 신경도 안쓸꺼고. 아무한테도 말 안할꺼고. 평소처럼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력해본다고 걱정말라고
추석 잘 지내라고...그렇게 말하고 끊었어..

그 누나도 울면서 이런 모습 보여서 미안하고 자기 자신도 한심스럽고 또 모른척 해준다는게 고맙다 그렇게 말하네.. 모른척 해줘고 고맘다는 그 말에 많은 의미가 있겠지..

하..이게 맞는걸까? 근데 내가 나선다고 뭐가 달리질것도 없을거란게 너무 분명하고.

친형은 그냥 아무일 없던것처럼 지내고 괜히 그 둘이 무슨일 저질렀다가 니탓 할 수 있고. 니가 피 볼 수도 있다고 진짜 신경 쓰지말고 살으라고 하고...

아 진짜 점심 때 있었던 일인데도 아직도 임팩트가 너무 크다

무엇보다 저런 사람조차도 저런 부정을 저지르는데 어떻게 연인이 생긴다고해도 믿고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

진짜 나도 나중에 연인 만나고 그 사람을 믿고, 신뢰하고, 사랑하는데 그 사람한테서 뒤통수 맞을 수 있다는게 너무 무섭워 근데 그 뒤통수 맞고 있는데 그걸 모르고 살아갈 수도 있다는게 더 무섭워..

여태까지 그 누나가 보여왔던 그 모습을 동경하고 그 뒤를 따라가고 싶다고 느꼈던 감정이...무너지는거 같애.. 그 형님도 날 많이 도와주고 참 좋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오늘 말하는거보니까 정말 기가 차더라..

그 누나랑 통화할 때 울면서 후회된다고 실망 시켜서 미안하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직장 동료, 누나 동생으로 지내고싶다...했었으니까 그런 관계를 끝낼까 하고 기대하면.. 그건 오바일까? 그 눈물도 진심이었을까?

하필 왜 내가 그 광경을 봤을까 싶어..한편으로 그 누나 생각하면 내가 봐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진짜 좋은 사람으로 내 기억 속에 남을꺼 같았는데 아 진짜 너무 우울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어떻게 지내야할지 너무 복잡해 오만 생각이 다 들어

친구들한테 이런 일이 있었다고 털어놔도 이새기들은 기대할것도 없고..여기 글 남겨..그러니까 하소연아닌 하소연을 하고 싶었어..

아 진짜 이런 믿음이라고 해야될까 신뢰라고 해야될까 진짜 아무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어떤 식으로 바로보게 될까..

글 길고 앞뒤 안맞아서 미안해 뭇대민들은 이런 일 겪지 말고 하지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