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라는 나라의 영화 제작 환경이 가끔은 부러울 때가 있다
물론 지금이야 일본 영화가 많이 쇠퇴하긴 했지만, 지금도 꾸준히 B급 영화가 제작되는 그 현장은 조금은 본받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 있다
물론 그 중에는 '대체 이게 뭔 영화인가' 싶은 물건도 있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21세기의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특정 연령대의 소녀들만 좀비가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결국 그들을 총칭하는 단어 '스테이시'가 국제 언어로 등재될 정도가 되고,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스테이시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홀로 살아가는 가난한 인형사 시부카와에겐 별로 상관 없는 일인 듯 보였지만
어느 날 그를 찾아온 소녀 에코를 만나면서 그의 삶은 급속도로 바뀌게 된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좀비 영화라는 틀을 가지고 있으며 조지 A. 로메로가 남긴 위대한 유산 <살아있는 시체들의 새벽> 에서 나온 좀비 영화들의 틀을 상당히 많이 바꾼 모습을 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일본의 좀비 영화들이 대체로 이런 경우가 좀 많긴 했다. 어쩌면 이 나라만의 특징이 녹아 들은 경우 일 수도..?）
아무리 못해도 중간은 가는 고어씬은 비록 옛날 영화이긴 해도 비위 상하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물론 특수 분장의 리얼함 자체는 그 시대의 한계를 넘지는 못 했지만
다만 이 영화가 가지는, 이 영화만의 재미는 바로 이 영화의 주제가 정말 놀랍게도 '사랑' 이라는 것이다
왜 굳이 '여고생 좀비' 인지....는, 글쎄
유독 여고생 모에물이 많은 일본 특유의 환경 때문이 아닐까 싶긴 하다
영화에서는 '스테이시가 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한은 국가가 지정한 처리반 혹은 가족에 한한다' 라는 설정이 있는데
좀비 영화의 기본 법칙 중 하나가 인과 관계의 단절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선 '그들의 최후의 안식을 가장 가까운 가족이 안겨준다' 는 점이 약간 색다르긴 하다
영화 마지막에 그녀들이 사랑 때문에 좀비가 된다, 라는 설정은 어딘가 이상해 보여도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서로 다른 형태의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어쩌면 이들이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에 좀비가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좀비 영화와 사랑이라는 주제의 이야기는 미쉘 소아비 감독의 <델라모테 델라모레> 에서도 한 번 다뤘으니까
굳이 못 다룰 이유는 없다고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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