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B급 영화들을 보다 보면 '이건 대체 뭔 생각으로 만들었을까' 싶은 영화들이 있다
특히 일본 영화들이 더 그런 편인데, 아무래도 일본 특유의 그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 한 케릭터와 상식을 깨부수는 연출 때문에 더 그런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역시 그런 점이 일본 B급 영화 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런 자유로운 제작이 가능한 환경이 부러워지기도 한다
경찰이 민영화된 미래의 일본
갑자기 '엔지니어' 라고 불리는 돌연변이들이 사회를 혼란시키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에 특수 부대가 창설된다
엔지니어 전문 헌터인 루카는 그들을 추적하던 중 누군가 인의적으로 엔지니어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를 추적하게 된다
라는 굉장히 간단한 스토리인데, 일단 이 영화는 '동양의 톰 샤비니' （쉽게 말해서 특수 분장에선 아시아 원탑이라는 소리다）
라고 불리는 니시무라 요시히로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영화는 사실 <로보캅>을 대놓고 차용해온 점이 군데 군데 눈에 띄지만, 뭐 어떠랴
비록 스토리는 산만할 정도로 가볍고 그 와중에 피 분수는 물론이고 뼈와 살점 파편이 달라붙는 수준의 고어씬은 사실 호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꽤나 좋은 눈요기 （?）가 될 수 있다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신체의 극단적 변형' 을 표현해낸 그 특수 분장 기술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캐나다 출신의 호러 거장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주특기가 '인간과 다른 무언가의 결합' 이라면
（<플라이> 에선 인간과 파리, <크래쉬>에선 인간과 자동차, <엑시스텐즈>는....이걸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
이 영화는 말 그대로 극단적으로 변형된 돌연변이들의 모습이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공포 영화에서의 CG를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내 취향에 걸맞게 처음부터 끝까지 특수 분장으로만 승부를 보는 것도 내 입맛에 꽤나 잘 맞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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