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는 약간 지루하다, 혹은 복잡하다 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그 편견에 대한 반박으로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영화는 바로 이 영화가 아닐까 싶다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살아온 아멜리
그녀는 카페의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약간은 남다른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자신이 다른 이를 도와서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그녀
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 앞에서는 왠지 모르게 소극적이기만 하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 영화, 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까 싶은 이 영화.
분명 주인공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영화이지만, 한 편으로 이 영화는 너무나 우울하고 슬프기도 하다
영화의 오프닝 크레딧은 혼자 놀고 있는 어린 아멜리를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 남들과는 다른 그녀의 외로움과 슬픔을 살짝 비춘 느낌이었다
자루 안에 담긴 곡물에 손을 넣거나, 크림브륄레의 캐러멜을 숟가락으로 깨트리는 것으로 소소한 즐거움을 얻는 그녀의 이런 모습은 타인에게 보여줄 수 없는 그녀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외롭고 슬픈 건 그녀만이 아니다
카페 동료인 지나는 조셉을 차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스토킹에 가까운 행동에 시달리며
선천적으로 약한 뼈로 인해 유리 인간이라 불리는 화가는 방 안에서만 지냈으며
아멜리가 사는 아파트의 주인 마델린은 남편을 잃은 채 혼자 살아가고 있다
현대인이 겪는 외로움과 슬픔을 이 영화는 은은하게 비추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마냥 우울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주인공인 아멜리 때문이다
그녀가 때로는 기발하게, 때로는 장난스럽게 이들을 돕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장 피에르 주네 감독 특유의 연출과 케릭터들은 여전히 영상 속에서 살아 숨쉬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어제의 찌꺼기에 불과하지 않은 오늘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사랑을 위해 계획이 아닌 용기를 냈는지
기다리면 섬광처럼 지나가는 자전거 레이스 같은 행운을 잡을 기회가 되었는지
미완의 리허설에 불과한 삶 속에서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지
따스하고 부드럽게 손을 건네는 이 영화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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