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 새옹지마 라고, 참 살다 보면 ㅈ 같은 일들이 한 두 번씩은 일어나기 마련인 것 같다
영화도 가끔 그런 경우가 있는데, 딱히 별 기대는 안 했는데 그 기대 안함을 넘어서 분노를 유발하는 영화들이 간혹 있었다
<아쿠아 슬래시>가 정말 딱 그런 경우였다
졸업 파티로 워터파크에 놀러온 10대들과 그들의 목숨을 노리고 워터 슬라이드에 거대한 칼날을 설치하는 범인, 그리고 워터파크는 결국 피로 물든다는 정말 간단한 스토리인데
이 영화는.....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차분히 짚어보자면
1.워터 슬라이드에 타는 사람을 죽이겠다?
-이건 얼핏 보면 신박해 보이지만, 호러 영화로서 끌고 가기엔 무리가 있는 설정이다
슬래셔 호러의 경우 보통 '사람이 잘 안 오는 외진 곳+모습을 숨기며 한 명씩 킬 카운트를 올리는 살인마' 라는 특징이 있는데, 등장 인물들이 한 명씩 남 모르게 희생 당하며 생기는 공포와 긴장감이 영화를 끌고 나가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터 슬라이드에 탔던 사람이 죽는다, 라는 설정은 길게 끌고 나가기엔 무리가 있다
타면 죽는 걸 뻔히 아는데 어떤 멍청이가 좋다고 뛰어들겠는가?
그럼 감독이 해야 할 일은, 바로 그 '한 방' 을 위한 빌드업이 되어야 마땅하건.....만
2.처참하게 망해버린 빌드업
-영화에 쓸데없는 반전을 넣으려고 일부러 각 인물들의 관계와 그에 따라오는 드라마를 난잡하게 만들어서 오히려 영화의 집중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
중간 중간 긴장감을 불어넣겠답시고 범인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부분은....
역시 마찬가지로 연출력 부족으로 딱히 긴장감이 느껴지지도 않을 뿐더러, 그냥 '영화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 밖엔 들지 않을 정도였다
3.전체적으로 그냥 개같이 멸망한 영화
-영화는 중반부까지 워터 파크라는 점을 이용해서 수영복 입은 미녀들의 몸매 자랑을 보여주고 있는데, 물론 호러 영화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는 거야 하루 이틀도 아니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만
그 연출 자체가 그냥 싸구려 에로 영화 만도 못하니 짜증이 솟구칠 뿐이다
애초에 영화를 잘 만들기라도 했음 모를까... 애초에 범인의 범행 동기 자체도 그냥 어이 없고, 배우들의 뻣뻣한 연기와 멍청한 조연들, 사라진 긴장감과 부실 공사 빌드 업 등등 그냥 영화가 총체적 난국이다
주말에 이걸 보고 날려버린 시간이 너무나 아까워서 20분 동안 분노를 가라앉히기가 너무 힘든 영화는 정말 간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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