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호러 영화라는 장르 자체는 굉장히 마이너한 장르라는 사실에 반박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고어 영화라면...?
굳이 말 할 것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본격적인 고어 영화가 200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퍼진 걸 생각해보면 뭐....
그런데 박재범 감독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2000년에 혜성같이 나타난 영화 <씨어터>는 심야 영화를 틀어주는 극장을 배경으로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을 몽땅 살해하는 어느 일당의 잔혹한 만행을 그려낸 영화다
극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배경이라는 점에서는 람베르토 바바 감독의 <데몬스> / 살인마를 피해 도망 다니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스콧 스파이겔 감독의 <인트루더> 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여기에 영화는 그 당시 한국 영화에서는 유행하지 않는 - 아니, 따지고 보면 지금도 크게 유행하지는 않는 것 같은 - B급 영화의 감성을 살포시 버무리고 있었다
다만, 이 B급 감성이라는 것이 호불호를 조금 많이 탈 듯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만, 잊을만 하면 튀어나오는 특유의 개그씬 때문에 영화는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많이 부족한 편이었다
고어씬의 퀄리티는 아무래도 옛날 영화이다 보니 요즘 영화들에 비하면 많이 어색한 감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 영화 치고는 꽤나 수위가 높은 편이긴 하다
바닥을 피바다로 만들어 버리는 건 기본에 온갖 신체 훼손도 여과 없이 나오는 걸 보면 감독이 정말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스토리에서도 중간에 어느 한 케릭터가 갑자기 돌변하는 건 너무 억지스럽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도 최소한 한국에서 성공하기 힘든 장르에 제대로 각 잡고 도전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나름대로 굉장히 기념비적인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p.s 주연 배우 박동빈 씨는 주인공 포지션인 '마징가' 라는 케릭터를 연기 했는데 （왼쪽 사진）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에서 입에서 주스를 흘리는 장면으로 한때 인터넷의 밈이 되었던 그 역할을 맡으셨다
사람 일 정말 모를 일이다
p.s2 나도 이 영화를 처음 본 건 무려 20여분이 삭제된 비디오 버전이었는데 최근에 유튜브에 이 영화가 올라왔다
완전 무삭제는 아니라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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