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호러 영화를 볼 떄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너무나도 '유행' 에 쉽게 휩쓸린다는 것이었다
파운드 푸티지가 쏟아져 나올 땐 <곤지암>이 날 실망시켰고, <부산행>이 흥행에 성공하자 나온게 이 영화였으니
그래도 연기력 하나는 보장된 유아인이 주연이라고 하니 유아인만 믿고 보자, 해서 골랐건만....
영화는 정석적인 좀비 영화의 스탠스를 따라간다.
고립된 소수의 인원, 그리고 다수의 좀비들과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 등등
다만 대부분의 좀비 영화들이 생존자 vs 좀비들의 구도를 따른다면, 이 영화는 특이하게 '생존' 자체에 포커스를 맞췄다
수도관도 끊기고 인터넷도 안 되고, 세상과 단절된 절망적인 상태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전개 라는 건 얼핏 들으면 신선하면서도 충분히 재미를 뽑아낼 수 있는 내용이건만
일단 영화는 시작 후 5분 뒤에 곧바로 좀비 사태가 터지면서 빠르게 몰입감을 제공해준다
그래, 이건 좋다 이거야
그런데 문제는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발생한다
물이 없어서 빗물을 받아먹는 상황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것이 과연 '생존'에 도움이 되는 행동인가?
라고 묻는다면, 절대로 아니다
라면은 생존이라는 상황에 있어서 상당히 비효율적인 식재료다
아니 그래도 준우와 유빈이 정서적 공감을 형성하고 영화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니까... 그렇다 치지만
도대체 유빈의 뜬금없는 무쌍과 개연성이 맞지 않는 리볼버 총알의 존재는 나의 전두엽을 후두려 패기에 충분했다
거기다 마지막 감성 쥐어짜내기는....말을 말자
진짜 이 영화의 문제점을 하나 하나 찝어내자면 할 수야 있겠지만,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으니...
그래도 확실한 건, 누군가 이 영화를 본다고 한다면 뜯어 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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