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재난 영화를 좋아한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은 묘하게 휴머니즘적 면모가 강하게 느껴지는 한 편 쫄깃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크리쳐물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어지간해선 이 장르는 그냥 머리 싹 비우고 보는 편이라 크게 이것저것 안 따지고 정말 재미있게 보는 편이다
이 영화는 이 두 장르를 하나로 합친 것도 모자라서 <엑스텐션>, <힐즈 아이즈> 등으로 인정받은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과 한때 호러 영화계에서 천재로 이름 날렸던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자로 뭉친 영화다
당연히 이 두 명의 이름과 두 장르의 만남에 이건 못 참지를 외치며 구매 후 플레이 버튼을 누른 나는 설마..... 싶었는데
이 영화는 그 어려운 설마를 성공시켰다
그렇다. 영화가 재미가 없었던 것이다
앞에선 그렇게 호들갑 떨어 놓고 이제 와서?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에 건 기대치만큼 나의 실망감도 컸던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 아니었을까 싶다
중반부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아이디어가 떨어진 건지, 영화는 계속해서 비슷 비슷한 장면들의 반복이 되면서 결과적으로 후반부까지 밀어붙였어야 할 긴장감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늘에선 허리케인으로 폭우가 쏟아지고, 이로 인한 홍수로 인해 악어들이 집 안으로 들이닥친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건 곧 재미가 급 하락한다는 걸 의미한다
심지어 조연들한테는 일말의 자비도 없이 공격하던 악어들이 왜 주인공 앞에선 이렇게 살살 물어 재낄까?
물론 주인공이니까... 그러니까 보정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 건 맞지
근데 이건 이세계 전이물이 아니잖아. 악어들이 주인공을 보자마자 '에엣? 이 인간, 피부가 미스릴로 되어있잖아?스게엣-!' 하는 것도 아니고 ㅡ,.ㅡ
심지어 후반의 '그 장면'은..... 과장이 너무 심하잖아... 어릴 때 즐겨보던 동물 다큐멘터리가 이럴 때 독이 될 줄은 몰랐네
보자마자 띠용스러움과 동시에 영화에 대한 몰입이 한방에 와장창 무너지는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재난 영화와 크리처 영화의 장점만 가져와 놓고 이렇게 만들기도 쉽지 않을 텐데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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