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이별을 겪는다
원하건, 원치 않건 간에. 진학으로 인해 친구와 이별을 하거나, 혹은 이직이나 퇴사로 인해 같이 한솥밥 먹던 직장 동기와 상사 등등
나를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촘촘히 이어진 그 인과의 관계에 예리하게 새겨진 빗금은 때로는 그리울 때도 있지만, 때로는 너무나 아플 정도로 가슴 시리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아마 후자라면 가족, 그것도 '사별' 이라는 형태일때 가장 그렇지 않을까
부모님의 이별,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엄마
그리고 자신을 고깝게 보는 외할머니와 학교에서의 따돌림으로 인해, 상처를 치유할 곳이 없는 소년 코너
그러던 어느 날, 밤 12시 7분에 그의 방 창문으로 몬스터가 나타나면서 코너의 삶은 180도 바뀌게 된다
괴물이 나타났다, 라는 스토리는 언뜻 보면 호러 영화에 어울리는 스토리이지만, '소년과 몬스터' 라는 관계성을 한데 묶어서 보면 이 영화는 한 편의 동화가 된다
선과 악으로 대변되는 인간의 이중성 /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 등등 언뜻 보기엔 무거운 주제를 잔뜩 품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가 어렵지 않은 것은 영화가 몬스터와 코너를 질책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너무 힘이 들어서, 너무 아프고 무서워서 현실에서 자꾸만 도망치려하는 코너.그런 코너를 몬스터는 네 잘못이 아니라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부드럽게 위로해준다
특히 몬스터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애니메이션 파트가 너무 좋았다.동화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검은색 위주의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부분이 좀 더 진지하고 묵직한 울림을 갖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이별 앞에서 아이도, 어른도 될 수 없는 관객들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이 영화는, 병으로 인해 가족을 떠나 보낸 사람이라면 더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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