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평 - 이 영화는 전쟁 '영화'가 아니라 '전쟁'이다
세계 2차 대전이 한창일 때, 벨라루스의 소년 플리오라는 파르티잔에 입대하기 위해 벌판에서 총을 찾는다
겨우 총을 구한 그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입대,단 한 번도 전쟁을 겪어본 적 없던 소년은 그 곳에서 지금껏 자신이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전쟁의 참혹한 진상과 인간성이 모두 말살된 처참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보통 전쟁 영화라면 흔하게 따라다니는 클리셰들이 있다
자신의 애인 사진을 바라보며 돌아가면 청혼할 거라고 말하는 전우
주인공과 우연히 눈이 맞아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여주인공
혹은 서서히 미쳐가는 다른 동료 등등
헐리웃 스타일의 전쟁 영화라면 으레 나오는 웅장한 스케일도, 목숨을 걸고 빠르게 적들을 제압하는 레인저도, 귀청을 찢고 땅을 뒤집을 듯이 흔들리는 포탄 소리도 없다
냉정하게 말한다면, 이 영화는 지루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런 스타일의 영화들이 전쟁 영화라면, 나는 여태껏 전쟁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이 영화의 내용은 그 자체가 전쟁이었다
무덤덤하게 진행되면서도 그 와중에 그 당시에 흘린 피와 눈물,그 때 사람들이 느낀 공포와 충격이 무엇인지 전달하는 걸 잊지 않고 있었다
유독 자주 나오는 클로즈업과 배우들의 무서울 정도로 치밀한 연기는 이 영화의 백미였다
어찌 보면 그게 전쟁의 진짜 얼굴이 아닐까
전우애는 거추장스러운 낭만에 불과하고 사랑은 의미 없는 사치에 불과하다
서로가 짐승이 되어 숨통에 이빨을 꽂아 넣는 것만이 최대의 업적 아니겠는가
나는 전쟁 '영화' 를 본 적이 없다. 다만 전쟁을 봤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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