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를 좋아한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이라는 걸작이 남긴 유산을 이어받은 클래식 스타일의 느릿느릿한 움직임의 좀비물도 좋고
<좀비랜드>나 <새벽의 황당한 저주> 처럼 클리셰를 파괴하고 그 위에 유머를 한 가득 끼얹은 영화들도 재미있게 잘 보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좀비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단순한 이유보다는, 장르 자체의 다양한 변주로 팔색조 처럼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그런 좀비 영화들 중에서 매니아들만 아는 비주류 영화이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영화다
만드라고라의 영향으로 사람이 묻히면 일주일 뒤 다시 살아나는 묘지
그리고 이 묘지의 관리인으로 살아가는 델라모테와 지나히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주 내용이다
영화는 굳이 파트를 나눠 놓지는 않았지만 지극히 옴니버스적 영화이다
하나의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쭉 진행되는게 아니라, 뒤로 갈수록 계속해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였다
영화의 제목은 '죽음의 의미, 사랑의 의미'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미망인과 델라모테의 비극적 사랑, 시장의 딸과 지나히의 사랑은 '공동 묘지' 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들의 사랑은 비극적이며, 그 끝 역시 비극에 걸맞게 끝난다
삶과 죽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자 일반적인 사람들에겐 '살고 싶지 않은 공간' 에서
자신들의 '삶을 꾸려나가야 하는' 두 대비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묘한 울림을 갖고 있다
이건 어쩌면 죽음도 삶의 일부이며 그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나며 이것은 벗어날 수 없는 삶의 한 굴레라고 말하고 싶었던 감독의 메세지가 아닐까 싶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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