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소연 하나만 할게요.

전 평소에 부모님 말 잘 듣고 잘 놀고 잘 소화하고 잘 진화하는

소위 도덕적으로 올바른 청소년기를 보내는 예비 고 1 이에요.

근데 말이에요. 지금 시각이 12시 56분 이에요.

좀 전에까지 학원에서 마쳐서 혼자 놀이터에서 미래를 꿈꾸고 있었어요.

근데 아까부터 절 쳐다보며 밀담을 나누는 커다란 인물들이 있었어요.

무서워요. 요즘 장기도 판다는데.

근데 저한테 왔어요. 나이를 묻더군요.

전 정직하게 말했어요.

돈 달래요.

아저씨들이 힘든가 봐요.

전 자비의 마음으로 관대하게 지갑을 열었어요.

지갑을 뺏겼어요.

슬펐어요.

한달용돈 5만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안에는 교통카드가 있었어요.

전 당당하게 말했어요 . 달라고, 내 부모님의 피와 땀과, 내 미래라고,

네, 그래요, 맞았어요. 설움이 복받쳤어요. 아저씨들이 시야에서 사라지레요.

하지만 역시나 동방예의지국의 어르신들인지 카드를 던져주셨어요.

감사했어요. 하지만 아픈건 아팠어요.

인사하고 돌아섰어요. 받은게 있으면 감사해야죠.

버스정류장까지 신발끈이 묶이도록 달려갔어요.

맞아요, 저 신발끈 묶을줄 몰라서 이상하게 묶고다녀요. 잘 풀려요.

버스에 탔어요. 교통카드에 돈이 없어요.

10 정거장 정도를 걸어서 왔어요.

힘들었지만 10정거장을 걸었다는 성취감이 들어서 기뻤어요.

드디어 집에 들어왔어요.

근데 집에 아무도 없어요. 맞아요 기분 좋아요.

저도 가진건 많아요, 베풀줄도 알아요.

하지만 남자가 되기 이전에 일단 먹어야죠.

라면을 끓였어요.

엎질렀어요. 그럴수도 있죠, 근데 라면이 더 없어요.

주워먹었어요. 맛있네요.

컴퓨터 하려고 앉았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incoming도, downroad도 클럽박스 조차

이걸 avi의 난 이라 하나봐요

깨끗해요. 덩달아 내 마음도 깨끗해지고 미래에 대한 확신이 섰어요.

좋아요. 오늘 하루는 이정도면 만족해요.

내 미래도 꿈꾸었고 힘든 아저씨들을 위해 자선활동도 하고 마음까지 깨끗해 졌는데,

근데 왜 자꾸 눈물이나죠?

뭐가 문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