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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웃대 눈팅만 3년을 하다가 요새 너무 힘들어서 고민하던 차에 문득 생각이 나서 회원가입해서 글 써봅니다.
저는 지금 19살에 공업고를 다니는 학생이자 현장실습을 나온 현장실습생이에요. 회사는 저희 형이 차린 회사로 이제 2년 넘어가고 있네요. 자동화 프로그래밍하는 회사인데 확실히 자동화가 되어가는 이 시대에 비전이 있는 기술이라고 할 수도 있죠. 제가 8월에 회사로 들어와 현재까지 일을 하고있습니다.
형하고 저는 11살이라는, 어찌보면 세대차이를 느낄 수도 있는 그런게 있어요. 그렇다고 너무 차이가 나서 서먹하거나 그러진 않고 오히려 어디에나 있는 그런 좋은 형제사이입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렇게 좋지도 않았어요. 저희 형이 고등학교에 갓 입학 했을 때, 저는 6살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형은 저를 정말 잘 때렸습니다. 소위 말하는 일진 같은거였다는거 같은데 심심하면 저를 괴롭히고 때렸습니다. 그 때는 시골에 살고 있을 때인데 집 마당 한 켠에 모래가 잔뜩 쌓여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아버지가 저에게 장난감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을 사다주셨고 저는 좋다고 그걸로 마당에서 혼자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아니꼬웠는지 갑자기 장난감을 발로 차며 부수고 놀더군요. 또 하나는 제가 초등학생때인가 메탈슬러그 CD를 문방구에서 뽑기로 뽑았던 적이 있었죠. 그래서 그걸 가지고 돌아와 열심히 게임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타나서 CD를 빼내 부숴버렸던 적도 있고 저희 집이 컴퓨터가 2대였는데 하나가 모니터가 고장이 나서 형이 다른 쪽에서 모니터를 가져다 사용했습니다. 저는 모니터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호기심을 품고 컴퓨터 전원을 켰고 부저음이 울리더군요. 저희 형은 왜 그걸 켰냐며 저를 때렸습니다. 말이 때렸다지, 장롱 앞에 있어서 도망치지도 못하는 애를 손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말 그대로 복날 개패듯 팼습니다.
그 후에 저희 형이 21살 쯤에 군입대 전에 할머니댁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그 날 저녁에는 형, 할머니, 저 이렇게 세 명이서 방에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티비를 보는 종종 저를 계속 건드리길레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제가 그랬습니다. [씨X 그만하라고!] 그랬더니 갑자기 정색하면서 저를 또 실컷 패더군요. 할머니께서 말리려고 노력하셨지만, 솔직하고 죄송한 말로 연세도 있으신 분이 어떻게 그걸 말리겠습니다..（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당시의 할머니는 연세가 좀 있으셨습니다.） 그 날은 진짜 여태 맞았던거 보다 훨씬 세고 오래 때렸던 것 같습니다. 더 웃긴건,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 후에 일입니다. 어찌어찌 형과 저를 떼어낸 할머니는 저를 다른 방으로 옮겨주셨고 계속 자리를 지키다가 잠깐 화장실을 가셨습니다. 그 때, 저희 형이 방으로 들어오더군요. 당시 형의 말은 자기도 잘못했지만, 그렇다고 나이도 많은 친 형에게 욕을 하면 쓰냐, 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군요.
그 일이 있고 난 후, 얼마 안가 형은 군입대를 했습니다. 당시의 저에게는 최고의 순간이었죠. 정말 행복했습니다. 지금 이렇게 되기 전까지는요.
저는 군대가 사람 성격을 바꿔준다는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실제로, 제대한 저희 형의 성격은 완전히까지는 아니지만 딴판이었거든요. 하지만, 저 말에는 뒤가 존재한다는 것을 뒤늦게서야 알았습니다. 바로, 제대 후에 본래의 성격을 되찾는다는 것을요..그래도 제대 후에 출가해버려서 마주칠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형 앞에만 서면 기가 죽고 소심해집니다.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얼마안되 회사를 차린 형을 방학 때면 찾아가서 도와주었습니다. 그 때, 빨리 알고 발을 뺏다면 됬을텐데 저의 우유부단함도 당시의 선택에 힘을 보태었고 지금은 욕을 먹으며 일을하고 있고 심할 때는 머리를 맞기도 합니다. 두 세번 정도 뺨을 맞은 적도 있습니다. 지난 달에는 일이 생겨서 공장에 먼저 들어갔는데 거기서도 욕을 먹었습니다. [등X에 병X같은 새X야 그냥 나가 뒤지지 왜 그러고 있냐, 그냥 나가 뒤져라]라고 말입니다. 분명히 제가 실수 한 것도 있습니다. 저도 압니다. 잘못하면 생산이 멈추고 어마어마한 손실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그게 나가 죽으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실수인가는 아직도 의문이 갑니다. 평소에도 실수를 하면 또라이냐, 생각이 없냐 등의 말을 입에 달고살며 형의 친구들도 [너네 형은 너무 보수적이다. 그건 학생일 때도 그랬다]라고 말합니다.
뭐, 어찌어찌 잘 버텨오던 제 멘탈도 부서지고 갈아지다못해 고운 밀가루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주말에 그만둔다고 얘기하려구요. 근데 그게 또 고민인게 내년 초에도 상당히 일이 많이 몰려있습니다. 게다가 회사에는 저와 형, 단 둘뿐입니다. 저까지 그만두면 힘들어서 어떡하나..하는 것과 저희 형이 타지에 있어서 현재 형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번 달까지만하고 그만둔다하면 그 때까지 어떻게 생활하냐는 걱정이 있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아 그리고 제가 군 모집병에 지원해서 현재 최종결과만 기다리고 있는데 입영하게 되면 2월쯤에 입영합니다. 그 때까지만 참으라는 지인들의 말이 있었는데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요..
딱히 별 말씀 안해주셔도 되고 그냥 읽고만 가셔도 됩니다. 어디 얘기할 곳이 없다보니 그냥 이곳에다가 싸질러보고 싶었으니까요. 이제는 좀 속이 후련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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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1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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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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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두시려고 맘먹으셨으면 뒷일은 생각하지마세요 그럴수록 님만 힘들어집니다 님 형이 사람다루는일을 ㄷ잘하면 일이 망할까요? 망한다면 형의 행동이 만든일이지 님탓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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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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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엔 |
고마워요 ㅎㅎ 안그래도 제가 쓸데없는 생각이 많은 성격이라 한참을 고민했는데 주변에서도 다들 뒷일은 신경쓰지말라고 하더군요..꿍님께서도 그래주시니까 이제야 좀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ㅎㅎ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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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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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미쨩 |
작성자뻘되는 남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전 너무 슬퍼요. 어릴 때부터 그랬으면 후유증 장난 아닐텐데 이걸 견뎌낸 작성자가 너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형에게서 최대한 멀리 멀어져요... 저도 뒷일은 생각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작성자가 고운말만 듣고 행복해지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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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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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엔 |
견딘다기보다는 그냥 억지로 버텨내는거 같아요..어느 순간부터는 저도모르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거든요;; 이제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하는데 왜 주말이 안오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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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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