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수작



학교 수업 중, tv, 인터넷 어디에서건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딛는 영상은 다들 본 경험이 있을것이다.
그 대단한 영상을 현대의 기술로 촬영해, 큰 스크린으로 보는거는 좋은데..
2시간 20분이나 걸리는 장편 영화로 만들 필요가 있는 걸까?

이 영화의 감독은 Damien Chazelle은
전작 '위플래쉬', '라라랜드'를 통해 젊은 나이에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드높였다. （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수상 코스프레를 한적도 있다.）
'위플래쉬'는 음악 영화이지만 스릴러 영화의 화법으로 관객들을 몰아붙였고,
'라라랜드'는 뮤지컬 영화로써 고전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를 모르는 관객들마저 매료시킨 마성의 영화였다.
Damien Chazelle은 장르적인 재미를 끌어들여 영화를 만들던 감독이었다.
이번 '퍼스트맨' 이 신나고 희망찬 우주여행영화이리라 기대한 관객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Damien Chazelle은 이번에 장르적인 재미를 포기한다.
본작은 '닐 암스트롱'이라는 인물을 따라다니며 그의 내면을 관객에게 체험시키는 드라마에 방점이 찍혀있다.
동료들의 죽음, 아내와의 갈등, 동료와의 갈등, 불신 가득한 외부의 시선, 소련에대한 열등감을 지닌 미국 등등
영화적인 재미를 주기에 충분한 소재들이 즐비하지만
몇가지에 집중하여 극적 긴장감을 첨예하게 끌어올리기 보다는
'닐'의 성격을 보여주는데에 쓰인다.
（위의 소재들이 작중 에피소드들에 대응되어 차례차례 나열되는 형태로 영화가 진행되기에,
위의 소재들은 단편적으로 이용당할 뿐이라는 인상도 있다.）

그렇다면 '닐'은 어떤 인물일까?
그는 어떤 고난이 닥치든 하던일을 멈추지 못하고
오히려 그 고난마저 동력삼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인물이다.
（이런 캐릭터성은 '위플래쉬'의 주인공을 많이 닮았다.）
억장이 무너지고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도
겉으로는 티내지 않으려고 하고
누군가에게 위로나 안식을 구하는 일은 더더욱 없다.
오히려 먼저 손을 내밀며 다가오는 이들을 밀쳐내려고까지 한다.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흔히 있는 회피주의자이기도 하다.
（후반부, 닐이 아이들에게 인사 없이 떠나려던걸 아내가 겨우 뜯어말렸던걸 생각해보자）

영화는 닐이 얼마나 집요하고 강단 있지만 고독하고 위태로운 인물인지를 보여주려한다.

닐은 어떤 슬럼프나 시련이 닥쳐도 그것을
달착륙에 대한 열망으로 치환시킨다. （기승전'달'이다）
동료의 장례식에서 아내까지 내팽개치고 나온 닐이
망원경으로 달을 보는 모습이 그러하다.
이런 장면을 통해 닐의 독고다이스러운 성격을 알 수 있다.

영화의 첫 장면은 닐이 격렬하게 흔들리는 기체에 앉아있는 장면이며
닐의 첫 대사는 "I'm down" 이다. （착륙한다.라는 뜻이지만 우울하다는 의미도 된다.） （ 약간 억지긴 하다）
위와 같은 묘사를 통해 닐이 겪고 있는 내면의 고통과 외로움을 영상으로 표현하였다

그래서 닐이 달을 향해 이륙하기 직전의 장면들은
인류의 과학의 발달과 개인의 노력의 성취가 이루어지는 희망적인 장면이 아니라
이미 스스로를 극한까지 몰아붙힌 남자가 마지막 관문을 넘으려 나서는 비장한 장면으로 비춰진다.
아폴로 11호의 발사소식을 들은 아내는 방에 들어가 망연히 서있었고,
닐이 집을 나서는 순간에는 우주비행사들의 추도문이 내레이션으로 깔린다.


2시간여의 시간동안
닐의 자취를 따라
마침내 달에 도착하면
과학 교과서에 삽화로 보았던 그장면을
현대의 기술로 복원해
생생하게 관람하게 된다.
달 위에서 만난 닐은
우주과학사에 한 획을 긋고 달에 성조기를 꽂는 긍지의 미국인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뛰어들고 밀어붙이고 끝끝내 살아남아
10년 가까이 마음 한켠에서 떨치지 못한 딸에대한 애틋함을 가진 한 명의
사람일 뿐이었다.


p.s. 글을 잘 못 씁니다. 피드백 달게 받아요..

p.s. 글쓰기도 체력문제네요.. 생각했던 내용을 다 못쓰고 gg칩니다.
죽도 밥도 안된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