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방금 영화를 보고 나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감상에 지장이 될 스포일러는 없이 간단하게 이야기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영화는 장면（scene）으로 구성된 영상물이고, 이를 구성하는 것은 샷（shot）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구분이 모호합니다. 의미가 없다고 해야할까요. 카메라 쇼트를 잇는데서 편집기법들이 사용되기는 합니다만 그 구분이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영화 전체가 일종의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니까요.

사진에서 이야기하는 프레임 속의 프레임이라고 해야할까 싶습니다. （제가 전공자가 아니고 단지 취미로 영화를 즐기는 사람인지라 이를 표현할 더 좋은 말을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 영화는 매우 독특하게, 컴퓨터의 화면으로만 영화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방식에는 영화이론을 전혀 모르는 저같은 사람이 보기에도 어려움이 보입니다.

일단 관객입장에서 화면이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는 어떻게 촬영한지 모르겠으나 스크린에 영사되는 영화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영상통화정도의 화질로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카메라 워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마치 에디슨의 영화들 처럼 정해진 공간에서만 움직일 수 밖에 없는 단점도 있습니다.

시점이 컴퓨터 화면이라는 공간에서만 집중되기 때문에 아무리 영화관이라 한들, 결국 한정된 화면을 바라보게 되는 단점도 존재하구요.

하지만 이 영화는 스스로가 부여한 이 형식의 틀을 아주 영리하게 확장해버립니다.

일단 매끈하고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입니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택해서 단순하고 몰입하기 쉽게 딸의 실종이라는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이 과정에서 1인칭 시점이 주로 활용된 이 영화는 관객이 스스로 딸을 잃어버린 아버지가 온갖 검색을 하는, 그런 체험을 하는 것 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또한 주인공이 일단 멍청한짓을 반복하지 않고, 분명 힘든 감정을 지닌 상태로 최대한 영리하게 사건을 풀어나가기 때문에 더욱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기도 했습니다.

한편 답답한 화면을 한 번씩 트여주는 장치로 유튜브 뉴스가 활용됩니다.

장면이 전환되면서 카메라가 넓은곳을 위에서 잡거나, 인물들을 멀리서 잡게되는데, 이때도 화면의 형식을 벗어나지는 않지만 의도적으로 처음 화면을 넓게 찍어서 보여주면서 시야를 넓히거나, 인물들을 조망할 수 있게 해줍니다.

거의 모든 장면이 1인칭으로만 구성된 화면에 탁트인 공간을 마련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소재가 참신했는데, 이런 참신하고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활용을 못하고 말아먹는 영화들도 있는 반면에 이 영화는 영화가 다루는 소재를 100%활용해내고 있습니다.

최근의 sns라는 공간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구글 출신 감독답게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정말 독특한 영화입니다. '더테러라이브'는 뉴스 스튜디오라는 한정돼 있지만 실재하는 공간 속에서 배우의 일인극을 보여주는 방식이라면 이 서치는 그보다 한술 더 뜬 SNS라는 가상의 공간속에서 이루어지는 화면속의 영화입니다.

물론 형식상의 한계가 지닌 단점들도 보이고, 스토리텔링은 쫄깃했으나 스토리 자체로는 큰 장점이 있다고 보긴 힘들긴하지만 정말 잘 짜여진 편집과 좋은 연기력 등을 보인 굿무비인 것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