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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내 인생의 드라마 -16-







서희와 나, 그리고 연정.

이렇게 세사람이 한자리에 모여서

술을 마시고 있다.




그리고 혼자서 술을 여섯병이나 먹어치운 연정이.

아무리 술에 강한 그녀라고 하지만

그래도 저정도 술을 마시고

맨정신으로 버틸만한 인간이 있을 수가 없다.



아마 슬슬 연정이도

술기운이 머리속에 스며들었을 것이다.






연정 : 후우... 살짝 취하네^^;

나 : 그럼 두시간동안 술을 여섯병이나 먹었는데 안취하고 배겨?

연정 : 그런가 하핫;

서희 : 언니 술 너무 많이 마시는거 아니야?




연정이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본인이 취하지 않았다고 표현하려는 것 같은데

고개를 젓는 행동이 느릿느릿한 것으로 봐서

아마 술기운이 잔뜩 올라온 모양이다.





그리고 연정이와 서희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난 잠시 말을 멈추고

그저 조용히 이 두사람의 대화를 들어보기로 하였다.





연정 : 서희야, 일단 너를 오랜만에 만나게 되서 무척반갑다.

서희 : 나도 반가워 언니.. 10년동안 알고 지내다가 갑자기 이사를 가버리게 되서;;

연정 : 그때 왜 이사를 간건지 말해줄 수 있어?

서희 : 그냥 집안사정이 좀 안좋아져서^^; 미안해 말도없이 가서..

연정 : 서희야, 언니 지금 알만한거 다 알고 있거든? 솔직히 말해도 돼.

서희 : ....... 다 알면 왜 굳이 물어봐?

연정 : 역시 남자문제 때문이구나?

서희 : 응;; 근데 언니가 그걸 어떻게..





서희는 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연정이에게 했냐는 듯이 날 째려보았다.





나 : 뜨끔;;

서희 : -_-^






연정 : 아무튼 내가 우연히 너의 그 애인이라는 사람 사진을 봤어.

서희 : 그건 또 어떻게?

연정 : 니 핸드백 속에 사진이 있더라.

서희 : 아... 근데 어차피 언니는 모르는 사람이잖아;

연정 : 아냐.. 내가 아는사람이야. 그것도 아주 잘 아는.

서희 : 무.. 무슨말이야?







연정이는 드디어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서 거침없이

늘어놓기 시작하였다.





연정이가 고3이었을때 과외선생인 그 사람에게 반한 이야기.

수줍음이 많은 남자라서 평소 성격 털털했던 본인이 그냥 고백해버린 일.

그리고 고백을 하던날 남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이 강제적으로 그 사람에게 키스를 해버린 일.

하지만 그 남자는 사귀고 있는 서희와의 인연을 생각해서

정중히 연정이의 마음을 거부한 일.





모든 것은 아마 서희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서희 : 그.. 그럼 그때 그 여자가 언니였단 말이야?

연정 : 그래; 그러지 않고서야 왜 그남자가 우리집앞에서 키스를 했겠어;

서희 : 아.. 하긴;; 언니집이랑 우리집이랑은 같은 집이니까..

연정 : 아무튼 그렇게 된거야... 이 언니를 욕해도 좋다..

서희 : 어..언닌 내가 그 오빠랑 사귀는걸 몰라서 그렇게 한거잖아;;

연정 : 그래도 어쨌든 나 때문에 오해가 생겨서 그 오빠와 헤어진거 아니니

서희 : 그건 그렇지만;;





서희의 눈망울이 사정없이 떨렸다.

금방이라도 커다란 눈물방울들이

떨어져내릴 것 같은 모습.




연정이만 아니었더라면 그때 그렇게

어이없는 오해로

정말 사랑했던 그 오빠와

헤어지지 않았어도 되는 거였는데 이 모든게

모두 연정이 언니 때문이었다니..



그리고 연정이 언니의 고백에도

끝까지 날 생각하며 고백을 거절해준

그러한 착한 오빠를 욕하며 지내온 자신의 과거들.




모든 것들이 슬픈 영화속의 필름처럼

상처를 남기며 빠르게 지나갔을 것이다.





서희 : 언니.. 난 아무래도 앞으로 언니얼굴 못볼거같아

연정 : 역시 그렇겠지;;

서희 : 나 이만 가볼께.

연정 : 잠깐 서희야!!




집으로 돌아가려는 서희를

연정이가 급하게 불러세웠다.




서희 : 나에게 더 할말있어?

연정 : 잠깐만 앉아봐.

서희 : .........

연정 : 너 아직도 그 사람 사랑하니?

서희 : 모르겠어..

연정 : 이 언니는 말이야 10년동안이나 같이 지내온 동생이 가슴아파하는게 너무 싫어..

서희 : 그래서 뭐 어떻게 하겠다는거야 이미 다 지난일인데

연정 : 그래서 말인데; 저번엔 내가 니 애인을 뺏었으니 이번엔 내가 양보를 할게..

나 : 켁!!!






아니 이게 무슨

자다가 날벼락 떨어지는 소리?

-_-








나 : 연정아, 너만 그렇게 결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잖니..

연정 : 아무튼 지금 내 마음은 그래..

나 : 하지만 내 의견도 존중해줘야하고;; 서희 의견도 존중을 해줘야;;

연정 : 내가 서희를 잘 아는데 서희는 아직 널 마음에 두고 있어.

나 : 그럼 아직 널 사랑하는 난 뭔데? 왜 니맘대로 서희한테 보내냐-_-;

연정 : 우리 예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었지?

나 : 무슨 얘기?

연정 : 우리 애인되고나서 뭔가 예전처럼 편한 사이처럼 지낼 수 없어서 불편했던거 말이야.

나 : 그건 오래전 얘기잖아?

연정 : 아니, 난 지금도 그래. 너랑은 그냥 예전처럼 편하게 치구사이로 지내고 싶어.

나 : ..........

연정 : 우리 오랫동안 친구사이로 지내왔잖아^^; 난 그 사이를 깨고 싶지 않아.







그리고 연정이는 손으로 눈 주위를 훔치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휘청~'





아무리 술에 강한 연정이라도

이정도로 마셔댔으니

멀쩡하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을리가 만무하다.





나 : 연정아, 괜찮아?

서희 : 언니, 괜찮아? 언니, 나한테 그렇게 신경 안써줘도 돼;

연정 : 서희야, 너 아직까지 얘 좋아하잖아

서희 : 그.. 그건 그렇지만;;

연정 : 저번에 내가 그랬듯이 이번엔 니가 내 애인을 가져가라구.

서희 :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연정 : 아 글쎄 난 이놈이 싫증나서 좀 버려야겠다니깐

나 : -_-;





졸지에 난 애인에게 버림받은 신세가 되었다.




서희 : 언니....

나 : 연정아....

































2개월 뒤.



연정이와 나, 그리고 서희는

셋이서 같이 영화를 보러 가기로 하였다.





연정 : 아 젠장할!! 요즘 왜이렇게 영화들이 다 재미가 없지?

나 : 니가 솔로로 지내다보니 이제 성격까지 파탄나는구나

연정 : 좀 닥치시지 이 후레지아야

나 : 너나좀 닥쳐주세요 이 씨발라먹을 수박아^^;

서희 : -_-;; 두분 싸우지 마세요..

연정 : 걱정하지마 서희야, 우리 원래 평소 대화가 이래.

나 : 그래 걱정하지마렴 서희야^^




영화를 다 보고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서희의 자취방에 들러서

서희를 먼저 집으로 돌려보내고

연정이와 같이 가던길을 마저 걸었다.





나 : 후우... 오늘 달이 참 이쁘다.. 그치?

연정 : 왜 갑자기 또 분위기 잡냐 느끼하게?

나 : 너.. 두달전에 니가 했던 일.. 후회 안해?

연정 : ..........

나 : 나야 뭐 서희가 워낙 좋은 애라서 잘 사귀고 있지만;;

연정 : 아니, 그때 말했던 것처럼 나도 얻은게 있어.

나 : 그게 뭔데?

연정 : 너라는 친구^^

나 : 우리가 언젠 친구 아니었냐? -_-

연정 : 한때 잠시나마 애인이라는 포장때문에 친구라는 단어를 잃어버렸잖아.

나 : 그랬었지.

연정 : 근데 그 잃어버렸던 친구를 다시 찾게 되서 기뻐.

나 : 너라는 애는 참;;





'터벅 터벅'





서로 팔짱을 끼고 다니던 사이였지만

이제 다시 손을 잡고 걷는 사이로 바껴버린

연정이와 나의 사이.




연정이와 서희, 그리고 나 사이에서 벌어졌던

사소한 오해와 해결을 그린 지난 날의 한편의 드라마.



그리고 또다른 새 사랑이야기를 시작하게될

서희와 나의 또 다른 드라마.




그렇게 내 인생의 드라마는 다시 막을 올리며

앞으로 이어나갈 아름다운 스토리를

새로 적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Fin.





지금까지 내 인생의 드라마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속의 숨겨진 내용은 약속대로 카페 연재란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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