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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내 인생의 드라마 -14-







내 손안에 들어온 서희의 핸드백.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되지만

갑자기 서희의 핸드백에는 어떠한 것들이

들어있을지 궁금해져서

방에서 나혼자 몰래 한번 열어보기로 했다.

-_-;







나 : 으음.. 그냥 평범하군.. 지갑에, 화장품에, 콘돔에..




콘돔은 도대체 왜 들고 다니는거냐

-_-;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온 물건.

너무오래되서 색까지 바래버린

한장의 낡은 사진이었다.






나 : 이게 누굴까?





후룸라이드에 찍힌

한쌍의 남녀 사진.



그곳엔 해맑게 웃고있는 서희와

나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아무래도 아까 같이 후룸라이드를 타면서

찍었던 사진같은데

찍은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색이 바래버린 것일까?




게다가 서희의 얼굴이 조금 이상한게

너무 어려보였다.





이상한마음에

사진오른쪽아래에 찍힌 년도를 살펴보니

2002년 4월.




지금은 2007년인데?

-_-;




그럼 사진속 인물은 나와 서희가 아니라

다른 인물이란 걸까?




아니다. 내가 볼때 분명히 이 사진속 여자는

서희가 맞았다.




아니, 난 5년전에 서희를 만난 적도 없는데

왜 서희와 같이 찍은 사진이 있는거지?





좀더 자세히 사진을 살펴보니

사진속의 인물은 내가 아니라

나와 비슷하게 생긴 어느 남자였다.



그리고 그 옆에서 정말 세상의 모든것을 다 가진듯한

밝은 표정으로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서희의 모습.




아무래도 아까전에 서희가 말했던

나와 판박이로 똑같이 생긴

예전 그 대학생오빠가 바로 이 사진속 인물임에 틀림없다.





서희의 얘기를 들었을 땐

대놓고 바람이나 피우고 다니는 게걸스러운 남자일줄알았는데

사진을 바라보니 생긴것도 나와 비슷한게

왠지 깔끔하고 준수하고 세련되게 생겼다.

-_-;




물론 내가 깔끔하고 준수하고 세련되었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내가 봐도 인정할만큼

나와 쏙 빼닮은 사람이었고,

생각보다는 이미지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도저히 이중적인 생각같은건 하지 않을 것같은 외모인데..

역시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인가보다.









다음날,

난 이 핸드백을 내 손으로 서희에게 전해주었다가는

괜히 또 서희와의 만남에 계속해서 연루될거같아서

아예 연정이에게 대신 전해달라고 부탁하기위해

강의가 끝나고, 연정이에게 사정을 잘 설명하고

서희의 연락처를 알려주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난 어제의 그사진.




난 혹시 그 사진의 주인공을 연정이가

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그 남자의 존재에 대해 연정이에게 물어보았다.





나 : 연정아 혹시 너 예전에 서희랑 사겼던 대학생남자 알아?

연정 : 응.. 있었던거같은데 얘기만들었지 나도 누군진 잘 몰라

나 : 음.. 그럼 혹시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을까?

연정 : 글쎄;; 근데 그 사람 얼굴을 어디서 봐?

나 : 핸드백에 보니까 예전 그 사람 사진있길래..

연정 : 뭐야, 너 지금 여자 핸드백 뒤진거야?

나 : 그냥 궁금해서-_-;; 그리고 니것도 아니잖아 뭐!!

연정 : 넌 사생활 존중도 할 줄 모르냐?

나 : 아놔... 아무튼 사진이나 좀 봐봐. 누군지 잡히면 아작을 내버리게.





난 사진을 꺼내서

연정이에게 보여주었다.




나 : 누군지 알겠어?

연정 : 그... 그..그..글쎄..

나 : 뭐야? 너 지금 뭐 숨기는거같은데 빨리 안불어?

연정 : 아니;; 누군지는 알겠는데.. 이사람이 왜 서희랑 같이 사진을?

나 : 서희랑 사겼던 대학생 오빠니까.

연정 : 헉...

나 : 왜그래?

연정 : 아니, 이 오빠는 내가 고등학생일적에 내가 쫓아다니던 오빠였는데..

나 : 엥?




뭐가 어떻게 된건지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리고 이 두사람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점점더 복잡해져만 갔다.




서희와 사귀었던 이 대학생 오빠가

연정이가 쫓아다녔던 오빠였다니..




이거 뭔가 연정이와 서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게 아닐까?





나 : 이 오빠란 사람과 어떻게 알게된건지 좀 말해줄래?

연정 : 다 지난 얘기를 이제와서 왜해;; 지금 나한텐 니가 있는데.

나 : 그냥 궁금해서 그래 말해줘^^;

연정 : 음..

나 : 아이이잉~

연정 : 한번만더 애교떨면 패버린다-_-

나 : 그러니까 좀 말해줘;





연정이가 말하지 않으려고 하는걸

내가 억지로 말하게 만들었다.





연정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별 이야기는 아니었다.

연정이가 고3이었을때 과외를 해주던

1살 연상 대학생 오빠가 있었는데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 오빠에게 호감이 생겼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수능이 끝나는 날

본격적으로 그 오빠에게 대쉬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고,

성격이 차분하고 섬세했던 그 남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거칠게 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능이 끝나는 날.

수능 쫑파티를 해달라는 핑계를 대고

그 오빠를 불러내 저녁식사를 같이 한 연정이는

그녀의 집앞까지 와서 그 오빠에게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고

마음을 고백하였다.



근데 하필이면 이 오빠가

서희와 사귀고 있었던 그 남자였던 것.

-_-;





연정 : 오빠.. 나 사실 예전부터 오빠 좋아했어요..

남자 : 너 지금 무슨짓이야? 나이차는 얼마 안나도 난 과외선생인데.. 갑자기 키스를 하다니..

연정 : 그래도 너무 좋은걸 어떡해요^^; 오빠 저랑 계속 만나주실래요?




연정이의 성격대로

참으로 대담한 고백방법이었다.

그러나 결말은 참담했다.




남자 : 미안하지만 난 지금 사귀는 여자가 이미 있어. 미안하다..

연정 : .........






그리하여 결국 오빠의 마음을 얻어내지 못한 연정은

어리버리하고 수줍음 많은 그 남자를 욕하며

깔끔하게 그 남자에 대한 마음을 정리했다.




그리고 약 일주일뒤.

서희가 말없이 이사를 떠나버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 : 서희가 봤다던 그 여자가 바로 너였나보구나..

연정 : 무..무슨말이야?

나 : 서희가 봤대. 자기 애인이랑 어떤 여자랑 자기 집앞에서 키스하는걸.

연정 : 헉.... 서희는 그게 난 줄 알고있어?

나 : 아니, 날이 어두워서 그거까지는 확인 못했나봐.

연정 : 아.. 그렇구나.. 내가 본의아니게 서희에게 죄를 진 셈이네.

나 : 나도 마음이 참 안타깝지만 뭐 어쩌겠어.. 이미 지난일인데 뭐





연정이의 고의가 아닌 행동에 의해

서희는 오빠에 대한 배신감에 상처를 받고

그렇게 잘못된 오해를 지금까지 마음에 담고서

살아왔던 것이다.




사실 집앞에서 키스를 강행한건

아무것도 모르는 연정이의 철없는 행동이었지

그 남자의 잘못이 아니었는데...




혹시라도 지금까지 이러한 오해에

가슴안에 상처를 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희에게 그동안 기억하고 있던 그 남자에 대한

배신감이 잘못된 오해였음을 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걸 설명하려면

그 여자가 연정이었다는걸 말해줘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_-;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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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남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