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곽춘삼....

나는 오늘 하늘에 서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 틈새로 새어나오는 햇빛을 바라본다.

누워있던 침대의 이불을 개고, 침실 밖으로 나와 햇빛이 스며드는 거실을 지나 부엌으로 향한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보이는 잼과 바나나... 익다못해썩어문드러질것만 같은 녀석을 잠시 쉬게 두고 잼을 꺼내든다.

토스트기에 두 장 남은 식빵중 한장을 집어 넣으며 조촐한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구워지는 빵을 기다리며 나는 다시한번 다짐한다.

'오늘... 내가 하늘에 서겠어....'

가벼운 아침을 먹고 욕실로 향한다.

아직도 거실에는 따스한 햇살이 비추고 았다.

욕실에서 씻고 깔끔하게 머리를 정리한 뒤, 어제 미리 준비해둔 옷을 꺼내 입었다.

서서히 다가오는 시간....

현관문 앞에 서서 신발장 위에 놓인 거울을 바라본다.
이것에는 햇빛이 비추지 않아 거울에 비친 얼굴에는 약간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눈을 돌려 신발을 신는다.

이제 시간이 다 되어간다.

문 손잡이 위에 손을 올려 놓으며... 다시 한번 속으로 다짐을 한다.

나는 어쩌면....

짧은 시간이 지나고 손잡이에 힘을줘 문을 열고 나아간다.

"나는 오늘 하늘에 서겠다."

- 1392번 환자 곽춘삼의 일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