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소녀 - 35

























그 뒤로 몇 일이 더 지났다.



한달이 다 되도록 연락도 없던 부모님.

도대체 아들 걱정은 하는거야 마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갑자기 집에 있는 물건이 급하게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집에 들리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집에 가는 길이라서 그런지 설레인다.

이건 남녀가 첫눈에 반해서 설레이는 그런 감정과는 많이 다르다.

같은 설레임인데도 왜 이렇게 다른 걸까?....




비밀번호로 문을 여는 우리집이다.

혹시나 비밀번호를 바꾼게 아닐까 싶었지만 다행이 그런 일은 없었다.



문제는 내가 비밀번호를 기억하는데 5분이나 걸렸다는게 문제지만-_-;;



삐릭- 소리와 함께 잠겨 있던 문이 스르륵 열렸다.




현관문엔 엄마의 신발이 놓여져 있었다.

아버지는 외출하고 안계신 모양이다.




집안에 들어서자 마자 내방으로 발을 옴겼고 내 방에 들어온 나는

서둘러 그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그 물건이란 것은 내가 글을 쓰기 위해 모아두었던 자료를 담아둔 CD였다.

CD를 챙겨서는 파카 안주머니에 챙겨 넣을때였다.



"누구...?"


라는 말과 함께 나의 방문이 활짝 열렸다.



그 곳에는 대략 한달만에 보는 엄마가 우두커니 서 계셨다.




"어..엄마..."

"...인혁이니?"



한달이나 가출한 녀석이 이제 슬슬 기어 들어와서는...

엄마 얼굴도 보지 않고 바로 자기 방에서 뭔가를 찾고 있는 꼴이란...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좀 도둑으로 오해해도 뭐라 변명의 여지가 없을터였다.



엄마의 물음에 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

"그 동안 어디있었니?"



"...알꺼 없잖아요."

"......"




이게 아닌데....




당황하신 듯한 엄마의 표정이 내 눈에 들어왔다.

이게 아닌데...

내 앞에서는 한 없이 강한 어머니의 모습이셨는데...

못 본사이에 주름이 더 늘어난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내가 속섞여서 그런게 아닐까...




"왜 연락도 안했니?"

"...엄마도 연락 안한건 마찬가지잖아..."



사실....

요즘 시대가 어느때인가....

코 찔찔 흘리는 초등학생들도 하나씩은 다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

물론 나도 가지고 있었다.


근데 엄마도 나에게 전화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연락 오겠지 오겠지..... 기다리다보니 일주일이 지났고

그러다 보니 오기가 생겨서 서로 연락을 안하게 된거였었다.




"이제 집에 돌아 온거니?"

"...다시 나갈꺼야. 두고 간게 있어서 가지러 왔어."



"...."

"...."



더 이상 이 곳에 있기가 싫어졌다.

차라리 날 구박하는 인영이가 보고싶을 지경이다.




엄마도 더 이상 아무런 말이 없으셨다.

난 조심스럽긴 하지만 당당하게 집을 나섰다.




철컥.

문이 닫기는 소리가 내 귓가에 들리기도 전에 힘껏 뛰기 시작했다.




젠장.

이건 아닌데....

.........


.....

....








***





"다녀왔어? 엄마는 만났어?"

".....니가 알꺼 없잖아."



".....뭐야, 왜 나한테 성질이야!?

"...."




기분이 좋지 않은 나는 괜히 궁금해서 물어본 인영이에게까지

까칠하게 대답했다.



"....아.. 미치겠어..."

"...뭐가.. 엄마랑 싸웠어?"



"....그런거 같아..."

"바보야.. 왜 그랬어. 안되겠다. 너 집에 가라."



"나.. 갈데 없어."

"집도 있고 집엔 부모님도 있는데 왜 갈데가 없냐?"



"싫어.. 안갈래."

"인혁이 넌 가만히 보면 나보다 더 어린거 같아."



"..."





그녀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난.. 정말 지금도 철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했던 말이 엄마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지

나도 잘 알고 있다.



근데...

그런데..

난 왜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걸까..





***






그 후로 이틀이 지났다.

내가 좀 까칠해지자 인영이 또한 나를 건딜지 않았고

난 무표정한 표정으로 식사를 했고 티비를 봤으며 글을 썼다.


글 내용이 엉망이었다.

전혀 앞뒤가 맞지 않았다.


그건 내 상황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내가 내가 아닌거 같은 상황말이다.


무튼.. 집에 다녀온 후로는 컨디션이 제로였다.




띠리리리~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무심결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애미다."



갑자기 걸려온 엄마의 전화였다.



"어, 엄마..."

"밥은 먹고 다니냐?"



대뜸 전화해서 하신다는 말씀이.. 밥이라니...



"..어..."

"엄마가 졌다. 니가 하고싶은거 해라."




순간 난 내 귀를 의심했다.




"....어..엄마...."

"....니 꿈이 작가라면.. 어디 한번 니 꿈을 펼쳐봐.
이 엄마가 적극적인 호응까진 못 해줘도...방해는 안할테니까."


"엄마..."




갑자기 엄마 생각이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금까지 내가 왜 그랬을까...

충분히 엄마를 설득 시킬 수 있었을텐데

욱하는 마음에 집을 나와서는... 이렇게 엄마 걱정을 시키다니....

이제 집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인영이가 문제였다.




전화를 끊은 뒤,

티비를 보고 있는 인영이가 눈에 들어왔다.



조그마한 체구에 무릎을 껴앉은 채로 동그란 눈을 말똥말똥 뜨고서는

티브이를 보고 있는 인영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다지 기쁜 미소는 아니었다.





"인영아."

"어? 왜?"


"엄마한테 전화왔어."

"응? 뭐라셔?"


"나더러.. 하고 싶은거 하래. 방해하지 않겠다고..."

"와, 그럼 글 쓰는거 허락 맡은거네?"


"그런셈이지.."

"축하해~!!"


"그런데.."

"그런데 뭐?....."



난 천천히 입을 때었다.



"...나 이제 집에가게되면..."

".....아......"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된 듯...

뭔가 굉장히 벙진 표정으로 다시 티브이로 시선을 돌리는 인영이.






그 동안 꽤나 많은 일이있었다.

그리고 그녀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처음 집을 나와 인영이네 찾아왔을때

바로 허락해주었던 인영이.



술 먹고 들어온 인영이가 날 껴앉고 잠이 들었을때

여자랑 단 둘이 잠이 들수도 있다는거..



자기가 빨래해보겠다며 세제를 엄청나게 때려부어서

온 집안이 거품으로 가득찼을때.

미안한듯한 그런 모습의 인영이..




떡볶이 안사오면 죽이겠다고 협박도 하고..

놀이터에서 중학생들한테 맞을뻔한거랑..

그거 가지고 계속 비웃던 모습이랑..







그리고...


내가 인영이를..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침묵을 깬건 인영이었다.









"뭐... 갈때가 됐으면... 가야지..."

"....."





왠지 괜시리 슬프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나 가도 괜찮겠어?"

"....응.. 어짜피.. 혼자였는걸..."


"....인영아..."

"어짜피 갈꺼면서 그렇게 다정하게 내 이름 부르지마."



"....."

"제길.... 이래서 받아주는게 아니었는데..."



갑자기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소매로 눈가를 훔쳤다.




"인영이 너 우는거야?"

"닥쳐.....울긴 누가 울어....바보탱아."



그녀의 갑자기 목이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누가 들어도 그녀가 눈물을 참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분명 울먹이는 목소리였으니까 말이다.



"울기 왜울어... 내가 영영 떠나는 것도 아니고..."

"....안운다니까!!!..."



"...."

"....."



"인영아."

".....왜."



"나 이제 알 것 같아.."

"...뭘...."





"나.. 너 좋아하나보다..."

"......!!??"






눈가를 소매로 가리고 있던 인영이가 손을 내리며

동그란 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난 그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다시 한번 더 말했다.








"인영아. 나 너 좋아한다."





















그렇게 그녀와의 짧은 동거 생활이 끝이났다.














by 도도한병아리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 그랬지?"

"응."



"그럼 너도 믿으면 안돼?..."

"글쎄...그건 나도 모르지.
내 마음이 항상 그대로일꺼라고는 나도 장담하지 못하니까...
나도 모르게 널 상처 줄 지도 몰라."



"....음... 나 상처 받아도 좋아. 그래도 너 믿을래."

"왜?.."



"그게 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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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회도 꽤 짧네요.
이야기 흐름상 어쩔 수 없으니 이해해 주세요.

전 정말이지 왜 이렇게 쓰고 싶은이야기가 많을까요.
오늘도 문득 떠오른 '소재' 때문에 빨리 연재 중인 것들을
마무리 지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단숨에 써내려가긴 했는데....
문체라든가, 어법이나 오타던가.. 뭔가 이상한게 있으면
어김없이 지적해주시구요!

늘 관심가져주시고 더불어 추천과 리플까지 날려주시는 분에게
특별히 더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금방 또 뵐 수 있을꺼에요.
아마도..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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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죠 저 소설 게시판은?
전 지금까지 웃유에다 글 올렸는데
연재 도중에 갑자기 소설 게시판으로 옮겨야 되는건가요?
애매모호하네요....

운영자분 쪽지 한통 날려주세요~~
어디로 연재해야하는지,


제 글의 장르를 꼽으라면
유머소설쯤 되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