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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내 인생의 드라마 -12-





서희와의 마지막 데이트.




서희는 처음에 나와 놀이공원을 오자고 하더니

느닷없이 후룸라이드에서

사진한장을 훌렁 찍어버리고는

바로 나와서 비디오 방을 가자고 졸라댔다.







나 : 돈 아깝다.. 왜이러냐..

서희 : 에라이 쪼잔아, 비디오방값은 내가 낼께 그럼

나 : 응 그럼 가자가자^^






-_-;






서희는 나에게 비디오방 값을 계산하라며

자신의 핸드백을 넘겨주었다.





근데 애인놔두고

내가 다른여자랑 아무렇게나 이렇게

비디오방까지 가도 되는걸까?





놀이공원을 나와서

시계를 쳐다보니

시간은 어느덧 6시.




비디오 한편 보고나면

완전히 저녁시간이 된다.




나 : 비디오 보고나서는 뭐할건데?

서희 : 비디오 보고나면 한강가서 술이나 한잔씩 하자.

나 : 그리고 더 하고싶은건 없어?

서희 : 하고싶은건 너무너무 많은데 시간이 없잖아^^;

나 : 음... 그래..





일단 서희와 연정이가

서로 예전에 친하게 지낼 정도로 친분이 있는 사이라니

아무 일이 없을 것을 예상하고

서희와 같이 비디오 방에 들어갔다.






나 : 음.. 무슨 비디오를 볼까...

서희 : 아저씨 그냥 찐한 에로물 하나 주세요

나 : 켁!! 뭐하는 짓이야?

서희 : 나 오빠랑 비디오방에서 에로비디오 한번 보는게 소원이었어.

나 : 너 나랑 알게된지 얼마나됐다고 뭐가 이렇게 소원이 많은거냐-_-;

서희 : 오늘 그냥 나만 믿고 따라오기로 했잖아?

나 : 그.. 그래.. 대신 나 건드리면 안된다? 애인있는 몸이야.

서희 : 안건드려 이사람아.






난생 처음 와보는 비디오방.




비디오방이라고 하면 왠지 한국에서는

음란하고 퇴폐적인 이미지가 강하기에

처음부터 서희와 같이 들어간다는게 좀 껄끄러웠다.




하지만 연정이와의 친분이 있으니

날 건드리진 않겠지..





문을 열고 들어가니

둘이 누워있으면 공간이 꽉 찰정도로

좁아터진 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 : 뭐가 이렇게 좁아터졌냐-_-;

서희 : 원래 비디오방은 다 이렇게 작은거야.

나 : 넌 많이 와봤나보네?

서희 : 많이 와본게 아니고 기본 상식이야.

나 : 흐음..






그렇게 서희와 같이 소파에 앉아서

영화를 관람하는데

소파의 뒷부분이 너무 눕혀져있어서

자꾸 몸이 뒤쪽으로 쏠렸다.




나 : 아.. 이거 되게 불편하네.

서희 : 그렇게 억지로 앉아있으려하지말고 그냥 나처럼 누워

나 : 하하;; 그럼 좀 그렇잖아..

서희 : 괜찮아 그냥 누워

나 : 그..그럴까?





서희 말대로 몸을 뒤쪽으로 뉘어보니

몸이 편안해지는게 느껴졌다.




나 : 야, 이거 은근히 편하구나!!

서희 : 어때 괜찮지?

나 : 응, 근데.. 자리가 너무 좁아서 자꾸 너랑 살이 닿는다;;

서희 : 그래서 싫어?

나 : 아니;; 난 애인도 있고.. 그게..

서희 : 오늘 하루만큼은 내 애인해주는거잖아

나 : 그렇다고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선 안되지..

서희 : 아니, 누가 넘지말아야할 선을 넘으래?

나 : 아..아닌가;

서희 : 이사람 아주 큰일날 사람이네.. 비디오방 오면 다 음란행위만 하는줄알아?

나 : 난 그런건줄 알았는데-_-;;

서희 : 나 그냥 비디오만 보려고 왔거든? 걱정 끄셔도 돼

나 : 그럼 다행이고...

서희 : 대신 나 그냥 팔배게나 해줘..






서희는 허락도 없이 내 왼팔을 끌어당겨서

내 팔에 자신의 머리를 배고 누웠다.




이렇게 팔배게를 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더욱더 거리가 밀착되게 되었다.




그리고 하필이면 고른 비디오가 에로비디오다보니

브라운관 화면에선 상당히 민망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고

그 장면을 보고있는 우리들도 덩달아서

숨이 거칠어져갔다.



이러다가 진짜 일내는거 아닐까?

-_-;







'쿵쾅 쿵쾅'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팔배게를 해주는척했지만

내 심장은 쉴새없이 뛰고 있었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희는 조용히 귀를 내 가슴쪽에 대더니





서희 : 오빠 심장... 빠르게 뛰고 있네..

나 : 아하하;; 절대로 내가 흥분되서 뛰는게 아니고 날이 더워서!! 하핫!!

서희 : 사람 심장소리는 참 편한거같아..

나 : 그..그러냐;;

서희 : 특히 이렇게 날 상대로 두근거려하는 심장소리는 더더욱 아름다워..

나 : 내가 언제 널 상대로 두근거려했단거야!!

서희 : 오빠 눈빛을 보면 난 알 수 있어^^;

나 : 아, 영화 재미없다;; 빨리 다음 코스로 가자.






괜히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듯한 느낌에

난 서둘러 서희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남은 마지막 코스는

한강에서 술을 한잔 하는 것.





택시를 타고 서희와 함께

한강으로 달려가면서

이제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서희와의 만남은 없을 거라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울적해졌다.



이유도 없이 만나서

왜 날 쫓아다니는지 이유도 모르고

알고 지내게 된지 며칠 되지도 않는 이 여자애가

그래도 그 짧은 순간에 정이 들어버린건지

헤어져야된다는 그 생각에

기분이 상당히 센치해져버렸다.





나 : 너 소주 병나발은 불줄 알아?

서희 : 당연하지 내 나이가 몇인데..

나 : 그래 그럼 오늘은 마지막이니만큼 늦게까지 마셔보자.



어차피 둘다 집이 한강 근처라

차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시고 싶을대까지 마시다가

그냥 집으로 걸어가도 될 거리였기에

시계따위는 그냥 주머니에 던져 넣어버리고

서희와 대화를 준비하였다.





나 : 근데 갑자기 왠 한강에서의 술타령이야?

서희 : 분위기 좋잖아..

나 : 뭐 그렇긴하지만 좀 뜬금없다 ㅋㅋ

서희 : 어차피 이제 못보게 될 사이인데 내가 재밌는 얘기 해줄까?

나 : 응?

서희 : 내가 어떤 여자애 얘기 하나 해줄께.

나 : 뭐? 여자얘기? 하악하악...*-_-*

서희 : -_-;

나 : 한강에 이러고 있으니까 심심하다 빨리 얘기해줘..

서희 : 응.. 내가 아는 여자애 얘긴데 말이야.. 잘들어봐..




서희는 한차례 숨을 가다듬고

말을 이어나갔다.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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