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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내 인생의 드라마 -11-







서희가 서있는 곳을 향해

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나 : 서희야 왔구나

서희 : 응, 오빠 왔어?





자리가 자리이니만큼

조금은 차분해진 목소리로

서희가 대답을 해주었다.




그리고 내 옆에 서있는 연정이.





서희와 연정이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해야겠다는 듯이

유심히 상대방을 쳐다만 보았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중간의 입장에 있는 내가

이 분위기를 중용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두사람을 인사시키기로 했다.






나 : 서로 인사들해^^ 뭐 비록 만난 자리는 좀 그렇지만;; 인사정도는..

연정 : 저... 혹시 서초동에 살던 서희?

서희 : 호..혹시.. 우리 주인집 언니?




아니 이게 뭔 상황인가

-_-




연정 : 어머어머어머, 니가 여기 왠일이니?

서희 : 왠일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어떤 년이랑 사귀고 있다길래 면상좀 보려고~

연정 : 어머어머 그래? 나도 내 애인 쫓아다니는 어떤 년 면상좀 보려 왔는데^^







저기... 신기하게도

지금 둘다 아는 사이인거 같은데..



뭐 그런건 둘째치고

지금 니들이 말하고 있는 그년들이 바로 니 앞에있는 그년이라우.

-_-






연정 : 뭐야, 니가 그럼 그 헌팅녀란 말이야?

서희 : 그럼 언니가 바로 내 허니를 갈취한 그 애인이란 사람이라구?

나 : 허허.. 이거 뭐 어떻게 된건지 모르지만 대단한 우연인거같네.

연정 : 뭔일인진 모르겠지만 언니는 양보못한다^^

서희 : 언니, 언지도 알잖아요 제성격^^; 포기 못해요

나 : 저..저기;; 내 얘기는 듣고 있는거야?

연정 : 넌 시끄러우니까 좀 조용히 해봐

나 : 네-_-;






일단 연정이와 서희가 서로 구면이라는

엄청난 사실에 놀랄틈도 잠시.

여자들이라 그런지

서로 수다를 털어놓느라 정신이 없어서

일단 앉아서 얘기할 수 있는

근처 작은 커피샾으로 갔다.





나 : 자, 자리도 옮겼으니 이제 어떻게 된건지 아주 차근차근히 말해들 봐요.

연정 : 그럼 내가 일단 니 애인이니까 나부터 말을 하지.





연정이가 먼저

연정이와 서희와의 관계에 대해서 나에게 설명하였고,

서희에게는 나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였다.










서희는 연정이가 고등학생이었을 적에

연정이네 집에 세들어살던 어린 중학생었다.



서희네 가정형편이 좀 여의치 않았던 편이라

꽤 오랫동안 연정이네 집에서

월세를 내며 같이 살았다고 하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밝게 웃고 다니는 서희의 모습이

너무나도 이뻐서 연정이는 이러한 서희에게

깊은 호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늘 옆에 있으면 잘해주려고 애쓰고

또한 서희 역시 이러한 연정이 언니에게

좋은 동생이 되기 위해 잘 따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주인집과 셋방집의 사이로 지낸지

약 10년정도가 지났을 때,



연정이가 어김없이 서희와 나가 놀려고

서희집에 들어가자

언제 사라져 버린것인지

이사를 가버리고 없었다고 한다.





연정이는 서희에 대해 저렇게 설명하였다.





나 : 음.. 그런 일이 있었군. 주인집딸과 셋집딸 사이면 그닥 친한 사이도 아니네..

연정 : 아니야, 그래도 나름 친하게 지냈었어 그땐.

나 : 지금은?

연정 : 지금은 너무 오랜만에 봐서 반갑긴한데 지금 상황이 좀-_-;;

나 : 흠..





연정이가 지난 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

서희는 그때의 대학생 오빠가 생각나는지

갑자기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서희 : 저, 일단 두분관계는 잘 알았습니다. 그럼 먼저 집에 가볼께요..

나 : 엥? 벌써가려고?

연정 : 서희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라도 좀 하다가지~

나 : 그래, 일단 만나게 된 경위가 좀 그렇긴하지만.. 예전에 알던 언니라며

서희 : 갑자기 머리가 아파서요^^

나 : 음.. 그래..그럼 할수없지.. 다음에 보자.

연정 : 다음에 보긴 뭘 다음에 봐 -_-;

나 : 아참, 지금 서희 정리하려고 모인자리였지-_-;

서희 : 안녕히계세요^^





갑자기 예전 그 특유의 발랄함이 사라진

죽은 시체같이 어눌해져버린 말투에

서희에게 뭔가 안좋은 일이 있음이

본능적으로 뇌리에 꽂혔다.




난 연정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오늘만큼은 어쨌든 서희의 기분을

풀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 연정아, 서희는 널 잘 따르던 동생이었지?

연정 : 응, 참 착하고 좋은 애였지..

나 : 그럼 서희를 믿겠네?

연정 : 믿지. 근데 갑자기 그건 왜?

나 : 오늘 딱 하루만은 내가 서희와 있어주면 안될까?

연정 : 벌써 바람피냐? 맘대로 해. 흥!

나 : 하하;; 미안해. 근데 어깨가 축 쳐진게 너무 보기 안타까워서^^;

연정 : ...내가 특별히 이번 한번은 봐줄께. 대신 오늘만이야?

나 : 응 고마워~






가까스로 연정이에게

서희와의 데이트 허락을 받았다.



오늘 하루 데이트만으로

축쳐져있던 서희의 어깨를 다시

이쁘게 세워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정이와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나는 곧장 커피샾문을 열고 나가

기운없이 길을 걷고 있는

서희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걸었다.





나 : 서희야, 오늘 딱 하루는 내가 너랑 있어줄께.

서희 : ........

나 : 어때? 너무 좋아서 흥분되지? 껄껄

서희 : ........

나 : 니가 원하던대로 널 마구 농락도 해줄께!!

서희 : ........





-_-






서희가 이정도로 반응이 없다니.

결국 나도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우물쭈물 대고 있는데

그제서야 서희가 입을 열었다.






서희 : 그럼 오늘은 내가 하고 싶은거 하는거다?

나 : 그래!! 대신 너도 기운 차리는거야 알았지?

서희 : 오빠가 하는거 봐서^^

나 : 오늘은 내가 책임지고 재밌게 해줄께. 어디부터갈까?

서희 : 일단 놀이공원부터 가자.

나 : 엥? 갑자기 거긴 왜?

서희 : 오빠랑 꼭 한번 가보고 싶었어.

나 : 그래뭐.. 마지막이니까..






지금 시각 오후 4시.




솔직히 이시간에 놀이공원에 간다는게

말이 안되는 짓이지만

그래도 서희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하기에

오늘은 그냥 아무말없이 서희의 말대로

따라가 주기로 하였다.







예상대로

이 시간에 놀이공원에 가니

점점 폐장 분위기가 되어가는 시간대라서

별로 놀이기구를 탈 수 있을 것같지도 않았다.





서희 : 오빠, 우리 후룸라이드 타러가자!!

나 : 으응;; 그럴까?

서희 : 나 저거타면서 사진 꼭 한번 찍어보고 싶었어

나 : 하하;;





놀이공원에 오면서부터

서서히 서희가 기운을 차려나가는 것같아서

나 역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약 40분간의 대기를 타고,

겨우 우리 순서가 와서 기구를 하게 되었고

서희와 나는 보트가 떠내려가는

그 짜릿한 순간에 찍힌 사진을 바라보며

서로 낄낄대며 웃었다.





서희 : 오빠, 나 이사진 사줘.

나 : 이런 그지같이 나온사진은 뭐하게;

서희 : 나 오빠랑 이런사진하나 찍어서 갖고싶었어

나 : -_-; 니가 날 안지 얼마나 됐다고 뭐 그렇게 하고 싶었던게 많아..

서희 : 아 그냥 쫌 해줘!!






서희의 앙탈이 심해질 것같아서

그냥 잘나오지도 않은 그 사진을

오천원이라는 돈을 들여서 사주었다.





피같은 내돈

-_-








나 : 자, 그럼 우리 뭘탈까?

서희 : 우리 이제 비디오방가자

나 : 켁;; 야, 여기와서 지금 기구 한개탔는데 벌써 나가자고?

서희 : 나한텐 시간이 오늘밖에 없는거잖아

나 : 돈 더럽게 아깝다;;

서희 : 아쫌 그냥 오늘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니깐!!

나 : 그..그으래..






서희의 데이트 방식이

점점 거칠어져갔다

-_-;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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