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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내 인생의 드라마 -5-






수업이 끝나고

난 강의실을 벗어나

아무도 없는 구석에 숨어들어가

채서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희 : 여보세요? 꺄아~ 오빠다!

나 : 얘가 왜이래-_-; 너 수업시간에 문자보내면 어떡해

서희 : 나 고등학생땐 수업시간에 수백통씩 보냈었는데?

나 : 그건 니 얘기고, 난 모범생이란말이다.

서희 : 요즘 모범생들은 헌팅도 즐겨하나보지?

나 : 아놔.. 기억이 안나니까 뭐라고 할수도 없고 -_-

서희 : 오빠, 나 심심해. 영화나 보러가자.

나 : 후우.. 그래그래.. 내가 헌팅한 여자니 영화는 보여줘야지.

서희 : 꺄!! 오빠 최고!!





이때 갑자기 뒤에서

거친 숨소리와 함께





연정 : '꺄! 오빠 최고'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누구야 이년?

나 : -_-; 이년이라니.. 말 조심해 이년아..

연정 : 아니 이 새끼가;;

나 : 내 개인적인 용무니까 넌 신경 끄는게 좋을거다

연정 : 저번에 헌팅했다던 그 여자야?

나 : 어 그래, 나 지금 통화중이니까 이따가 얘기하자.

연정 : 췌..






연정이는 입술을 빼죽 내밀고

강의실로 돌아갔다.


빼죽 내민 입술도

참 탐스럽구나.

-_-;







서희 : 오빠오빠, 무슨일이야?

나 : 어, 친구가 갑자기 말을 걸어서..

서희 : 우리 오늘 무슨영화볼까?

나 : 글쎄.. 무슨 영.. 뭐? 오늘?

서희 : 오늘 보여줘. 지금 심심하단 말이야

나 : 그럼 날도 더운데 공포영화나 보러갈까?

서희 : 나 겁 많은데..

나 : 그래도 원래 남녀는 공포영화를 봐야 제맛인거야

서희 : 아... 그런거야? 핫핫..






결국 서희와는 오늘

부츠홍련전이라는 공포영화를 보기로

약속을 잡았다.




음..

근데 사실 나도 겁이 조금 많은 편이라

공포영화는 그다지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여자쪽에서 겁이 많다면

이를 옆에서 감싸주는 맛이

또 데이트의 기가막힌 맛이기에

공포영화를 보기로 결정한 것.





어쨌건 여자와의 데이트를 따낸 것이므로

기분이 좋아져서

싱글벙글 웃으며

강의실로 돌아갔다.



강의실에 들어가니

연정이가 혼자 토라져서

씩씩 거리고 있었다.






나 : 저, 연정아~

연정 : .....

나 : 연정아!!

연정 : .......




얘가 아마 삐져도

단단히 삐진거 같은데..

갑자기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근데..

도대체 내가 뭘 어쨌다고 삐져?

이거 이상한 년이네.

-_-









나 : 야, 너 요즘 이상하다? 왜자꾸 별거아닌걸로 트집잡고 삐지냐?

연정 : 내가 언제 그랬다고

나 : 지금만해도 그렇잖아. 왜 삐지는건데

연정 : 안삐졌거든요?

나 : 어이쿠, 네.. 그러세요?

연정 : 네 안삐졌으니 신경 끄시죠?

나 : 밥사줄께 기분 풀자. 응?

연정 : 됐습니다.

나 : 영화보여줄께 기분 풀자. 응?

연정 : 됐다구요

나 : 진짜로? 그러지말고 영화보여줄테니까 좀 웃어봐

연정 : 싫어

나 : 싫음 말어

연정 : ....








연정 : 야!!

나 : 왜!!!

연정 : 남자새끼가 삼세번은 물어봐야지 여자가 튕길 기회를 안주냐

나 : 미친... 니가 스프링이냐 튕기게?






이렇게 하여

결국 이유도 모른채

난 연정이의 기분을 풀어주기위해

애꿎은 영화값만 날리게 생겼다.



근데 왜 내가 연정이 기분을

풀어줘야 하는거지?

-_-



뭐 일단

지금은 그런거 생각하면

머리만 복잡하므로

일단 영화를 언제볼건지

계획이나 잡아보기로 하였다.








연정 : 나 부츠홍련전 보고싶어. 내일 시간 되는데.

나 : 컥;; 하필 말을 해도 왜;; 그건 안돼.

연정 : 왜?




여기서 괜히 또 내가

서희랑 영화를 미리 보기로 했다고 말하면

연정이가 삐질거같은 안좋은

예감이 강하게 솟구쳐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 : 아.. 그냥 재미없을거같아.

연정 : 야, 너 지금 내 기분 맞춰주려고 영화보여주는거 아니야?

나 : 응;;

연정 : 그럼 내가 보고싶어하는 영화를 보여줘야지 짜샤.

나 : 그래그래 니 맘대로 쳐 해라 이년아;;

연정 : 이 새끼가 자꾸 말끝마다 이년저년거리네

나 : 컥;; 들..들렸어? 작게 말했는데






재수가 없으려니까

같은 영화를 두번씩이나..

그것도 둘다 내 돈주고,

그것도 하루간격으로 보게 되는구나.






근데 역시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연정이도 여자다.. 이건가?

아무튼 여자와의 데이트를 또 따낸거니

처절한 외로움에 겨드랑이 털까지 말라버린 나에겐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저녁이 되고,

서희와의 데이트를 위해

깔끔한 반팔티를 입고

집안에 있는 정체모를 향수를

온몸에 사정없이 뿌렸다.



음..

냄새가 좀 시큼하면서 이상하긴한데

괜찮겠지..







헤어스타일 단장까지 깨끗히 하고난 뒤

서희와 영화보기로 약속한 장소로

시간에 맞춰 나갔다.






서희 : 오빠! 여기야!

나 : 어, 미리 와있었구나?

서희 : 와 오늘 복장 좀 쌔끈하네?

나 : 하핫;; 신경좀 썼지

서희 : 우리 오빠 오랜만에 한번 안아볼까?

나 : 얘가 낯뜨겁게 왜이래;;



라고 말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팔을 벌려주는

이 똘추같은 변태새끼

-_-





서희 : 음.. 역시 오빠 품은 따뜻해..

나 : 하하.. 별말씀을..

서희 : 그나저나 이게 뭔냄새야? 식초? 왜이렇게 시큼해?

나 : 아, 이거 향수;;




그러면서 서희는 내 겨드랑이를 한번 쳐다보고

다시 내 눈을 한번 쳐다보았다.




서희 : 오빠 혹시...

나 : 야 진짜 향수냄새라고 이거-_-

서희 : 아냐.. 이거 겨드랑이쪽에서만 계속 심하게 나는데?

나 : 아놔... 향수 괜히 뿌렸네 니미랄

서희 : 뭐? 니미랄?

나 : 아니 미네랄

서희 : -_-;







그냥 자연스럽게 나왔으면 괜찮았을걸

괜히 잘보이겠답시고

식초비슷한 향나는 향수를 뿌려서

말도 안되는 오해만 사게 되었다.




음..

근데 내가 맡아봐도

*겨냄과 좀 비슷하긴 하다-_-

（* 주 : 겨냄 - 겨드랑이 냄새）





아무튼 영화표를 구입하러

매표소를 갔는데

어딘가 낯설지 않은 녀석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나 : 너.. 재석이 아니냐?

재석 : 어라? 니가 여긴 왠일이냐

나 : 나 영화보러왔지.

재석 : 누구랑?

나 : 저번에 헌팅했다던 애랑

재석 : 오오.. 누군지 얼굴구경좀 해보자





재석이는 침을 질질 흘리며

서희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고

게걸스러운 눈빛을 날리면서

인사를 나누었다.




아니,

내 헌팅녀인데 지가 왜 침을 흘려?

-_-





재석 : 안녕하세요 하악하악... 미인이시네요

서희 : 네 안녕하세요^^ 근데 누구..?

나 : 아, 얜 재석이라고 내 친구놈이야.

서희 : 아아, 반갑습니다!!

나 : 그나저나 재석이 니가 여긴 왠일이냐?

재석 : 내일 친구놈이랑 영화볼건데 미리 표좀 사놓으려고.

나 : 오오.. 그래? 친구 누구?

재석 : 이..있어 니가 모르는 친구..

나 : 너 또 혼자보려고 그러지? 솔직히 말해봐

재석 : 아...아..아니야!!





아무래도 재석이 녀석은

늘 그래왔던 대로

혼자서 영화를 볼 예정인것 같다.

-_-




아무리 친구녀석이라지만

왜저렇게 인생이 불쌍해 보이는지..




하긴 얼마전까지만해도

나도 저런식으로 혼자 영화를 보는 일이 많았지만

옆에 같이 영화볼 여자가 생기다보니

참으로 저런 행위가 불쌍해보였다.




옛말에 올챙이 개구리적 생각못한다는 말도 있잖은가.




.......



분위기좀 바꾸려고 개그한거니 리플에다가

'개구리 올챙이적입니다 빙시야..' 라고 달지 말자.

-_-





재석 : 여튼 영화 잘 보고 들어가라

나 : 오냐.. 내일 혼자서 영화 잘보시게

재석 : 시끄럽다. 재수씨도 좋은 데이트 되세요^^

서희 : 어머, 재수씨라뇻!! 호호!!




서희는 화를 내면서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고 있었다.


도대체 저게 뭔 표정이야

-_-






서희 : 오빠, 영화시작하겠어, 빨리 들어가자

나 : 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서희와 나는 상영관으로 들어가

공포스럽기로 유명한

부츠홍련전이라는 영화를 보았고

서희는 보는 시간 내내

부들부들 떨면서

내 팔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허허..

서희야..

이 오빠는 참 뿌듯하구나.

-_-





영화를 다 보고나서

서희를 쳐다봤는데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면서

무서웠다고 앵겼다.

그러면서 하는말.



서희 : 오빠, 나오늘 무섭게 했으니까 술마시러 가자.

나 : 무서운거랑 술이랑 무슨 연관이 있는지 알려주겠니?

서희 : 후우.. 오빠 무서우면 소변마렵지?

나 : 응

서희 : 술을 많이 마셔도 소변마렵지?

나 : 그렇지

서희 : 그걸 아는사람이 왜 연관관계를 몰라!!

나 : 너 혹시 정신을 상영관에 놔두고 왔냐?

서희 : -_-;;






나 : 근데 지금은 시간이 너무 늦었고.. 술은 건강에 해롭잖아..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서희가 한마디 곁들였다.







서희 : 영화는 오빠가 쐈으니까 술은 내가 쏠께

나 : 오케이



-_-



그렇게 서희와 나는

2차 데이트를 향해 출발하였다.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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